일본 금융당국이 모네로, 대시 등 거래 내역을 추적하기 힘든 '다크코인'의 거래를 막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자금세탁, 탈세 등 악용의 우려 때문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가상통화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일본 금융청(FSA)이 업계 전문가들을 불러들여 이 같은 '다크코인'의 거래 금지를 논의했다. 익명의 한 정통한 관계자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날 회의에선 다크코인 거래 금지에 대해 심각하고 진지하게 논의됐다"고 밝혔다.
'다크코인'은 네트워크 익명화처리를 통해 거래 기록을 추적하기 어렵고, 송금처를 알 수 없다. 때문에 자금세탁이나 탈세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모네로, 대시, 제트캐시 등이 있다. 특히 이 중 모네로는 북한의 자금 마련에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받았다. 실제로 올해 초 미국의 보안업체 에어리언볼트는 모네로를 채굴한 뒤 북한 김일성대학 서버로 보내도록 하는 악성코드를 발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의는 일본 가상통화 거래소 코인체크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해킹사고가 되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코인체크는 지난 1월 26일 해킹으로 580억엔(약 5700억원) 상당의 가상통화 '뉴이코노미무브먼트(NEM)'를 도난당했다. 거래소 대상 해킹사고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NEM을 발행한 싱가포르의 NEM재단은 사건 직후 유출된 코인에 '장물' 표시를 붙이고 실시간 추적 시스템을 가동했다. 사건 발생 이틀 뒤 제프 맥도널드 NEM 재단 부사장은 "도난 당한 가상통화의 소재를 모두 파악했다"라며 "훔친 가상통화는 달러는 물론 다른 가상통화와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두 달 남짓 이어진 추격전 끝에 NEM 재단은 코인의 추적을 포기했다. 해커들의 '무한 단타' 전략에 두 손 든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지 약 10일 후 해커들은 익명성이 매우 높은 '다크웹'에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훔친 NEM을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통화와 교환한다고 공지했다. 이들은 거래 후 장물 표식이 다시 붙을 때까지 3분가량 걸리는 점을 이용, 빠르게 다수의 소액 거래를 반복하며 추적을 피해갔다. 알고보니 장물로 분류된 NEM일 경우가 있는 선의의 피해자도 생길 정도였다. 일본 경찰 측도 100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리고 추적을 돌입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단서조차 구하지 못했다.
한편 일본 가상통화 거래소들은 FSA의 논의와 별개로 업계 차원의 자체적인 규제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FSA에 등록된 16개 가상통화 거래소들은 지난달 26일 '일본가상통화거래소협회'를 출범시키고 올 여름을 거래 및 정보 공개 등 자율 규제 규칙을 공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