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9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5
1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가로질러 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먹었다.
2 바리사이 몇 사람이 말하였다.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4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아무도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집어서 먹고 자기 일행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5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아무 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5)
원통 폐교, 재래식 화장실 낡은 숙소 교실, 김치 된장 감자밥, 혹한 폭설 폭우 속에서도, 우리 사랑하는 식구들, 손오공 저팔게 사오정과 함께 홀몸 어르신들 아이들 장애우들 만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
폐교 한가운데 매일 미사를 드리며 기도하는 아담한 교실 경당이 있었기 때문이다.
환난도 역경도 박해도 굶주림도 헐벗음도 위험도 칼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없다.(로마 8,31-39 참조)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Rooted in Christ 그리스도 안에 뿌리 내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예수님께서 당신은, 주님의 영을 받아 이 세상 가난한 이들에게 주님의 은혜로운 해,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도록 파견되신,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 구세주 그리스도이심을 보여주신다.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루카 4,18)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는 매일 새벽 우리의 소박한 안식처 교실 경당에서 미사와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다.
평일에는 감자 옥수수 고추 들깨 농사를 짓고, 토종닭 토끼 염소를 키우고, 둘씩 인제 원통 그 깊은 산속으로 가난하고 외로운 어르신들과 이웃들을 찾아 다녔다. 주말에는 인제 원통 공소들, 미시령과 한계령 넘어 고성 요양원과 양양 부소치리 관상수도원에서 미사를 드리며 행복했다. 성령의 역사였다. 그때가 그립다. 아무것도 가진것 없고 준비된것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때그때 다 마련해주시고 인도해 주셨다.
세월호 침몰 사건이 터지면서 폐교에서 쫓겨나 졸지에 오갈데 없는 노숙자 신세가 되었지만, 믿는 이들에게 시련은 오히려 기회였다. 현재 밥집이 그당시 우리에게 새로운 야전병원이 되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놀라운 성령의 은총 선물이었다.
주님의 성령이 우리 위에 내려 가난한 이들에게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고,(Audacious in Mission 담대하게 선교)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도록 우리는 파견되었기 때문이다.(루카 4,16-30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