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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이 풍화가인 (37) ]
(가인괘 대의)
* 괘명과 괘서
가인은 안으로 불 (: 리)이 있고 밖으로 바람(: 손)이 불어 바람을 타고 불이 일어나는 상이며, 밖에서 들어와 안을 밝히니 '풍화가인'이다. 아래의 리()는 밝은 생명력을 뜻하니 '인'이요, 위의 손()은 안을 가지런히 정돈함을 이르니 제가 (제호손)의 '가'에 해당한다.
또한 아래의 불은 오르고 밖의 바람은 아래로 내리고자 하므로 서로 만나 합하는 뜻이 있고, 장녀 (손)가 위에 처하여 가사를 이끌고 중녀 (리)는 아래에서 밝게 응하니 가인이다. 동인괘와 비교하면, 동인은 아래의 불이 위의 하늘을 좇아 밖으로 나아가 크게 세상과 더부는 것이요, 가인은 밖으로부터 안으로 들어와 집안에서 등불을 밝히고 더부는 것이니, 도가 행해지는 장소가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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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갓머리 + 시
외괘 손은 장녀로서 (성인의식인 관례를 치른 상태) 집안 살림을 맡는 맏며느리에 해당하니 '갓머리'이며, 내호괘 감은 북방수로서 음물인 돼지에 해당하니 '시'이다. 이를 합하면 가 (갓머리 + 시)이며, 또 천화동인과 마찬가지로 하괘 리는 밝은 생명을 나타내니 '인'이 되어 가인의 괘명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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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서로는 밖에서 상하다 보면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기 마련이므로, 명이괘 다음에 가인괘를 놓았다.
* 괘덕과 괘상
가인은 안으로는 환히 밝히고 밖으로는 가지런히 하는 괘덕이 있으니 제가의 법도가 있고, 구오와 육이가 각기 중정을 얻어 부부의 도를 행하며, 초구, 육이, 구삼, 육사, 구오도 제 위에 처하여 바른 상태이다. 상구 또한 비록 제 위는 아니나 가장 높은 위에 처하여 강건히 위엄을 보이니, 모든 효가 한 식구가 되어 각자의 직분을 바로 지키는 상태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화택규 ()
가도가 무너지면 서로 뜻이 어긋나게 된다. 가인은 한식구로서 안으로 합하는 것이요, 규는 서로 멀리하여 밖으로 어긋나는 것이다.
2) 배합괘: 뇌수해 ()
가인은 안으로 들어와 합하는 것이고, 해는 밖으로 풀려 나아가는 것이다.
3) 호괘: 화수미제 ()
가인은 가정의 도이니 가정을 다스린후, 이를 바탕으로 국가사회의 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미제 대상에 물건을 삼가 분별하여 방소를 정하여 거처한다고 하였고 (신변물, 거방), 가인괘 또한 남녀가 내외의 위를 정함으로써 제가뿐만 아니라 천하도 다스릴 수 있다고 하였으니 (여정위호내, 남정위호외, 정가이천하정의) 살펴볼 내용이다.
4) 착종괘: 화풍정 ()
가인은 집안에 불을 밝히는 상으로, 저녁때에 식구가 한 등불아래 모이듯이 합하는 과정이요, 정은 아래의 손목으로 불을 지핌으로써 음식물을 익혀 먹는 것이다. 또한 가인은 위로부터 바람이 불어와 아래로 불이 성히 일어나는 것인데 대해, 정은 솥발사이로 바람이 들어와 불을 피움으로써 솥안의 음식물이 익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본문강해)
가인은 이여정하니라.
1) 가인은 여자가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라.
2) 뜻풀이
가인은 집안을 바르게 하는 괘이다. 집안을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먼저 제몸을 닦아야 한다는 뜻에서, 여자가 바르게 함이 이롭다고 하였다. 즉 안을 바르게 하면 자연히 밖도 바르게 되니, 안에서 규범내칙을 바르게 지키므로 가정이 잘 더스려진다. 이것이 '이여정'이다.
#1 이여정: 하괘 이허중 ()으로 안을 밝게 하고, 상괘 손하절 ()로 밖으로 공손한 상이 이여정이다.
단왈가인은 여 정위호내하고 남이 정위호외하니 남녀정이 천지지대의야라.
가인이 유엄군인하니 부모지위야라.
부부자자형형제제부부부부이가도정하리니 정가이천하 정의리라.
1) 단에 가로되 가인은 여자는 안에서 위를 바르게 하고, 남자는 밖에서 위를 바르게 하니, 남녀가 바르게 함이 천지의 큰 의리라. 가인이 엄한 인군이 있으니 부모를 말함이라. 아비는 아비 노릇을, 자식은 자식 노릇을, 형은 형 노릇을, 동생은 동생 노릇을, 지아비는 지아비 노릇을, 지어미는 지어미 노릇을 하여서 집안의 도가 바르게 되리니, 집안을 바르게 하여야 천하가 정해지리라.
엄: 엄할 엄 위: 말할 위, 이를 위
2) 뜻풀이
가인은 육이 음이 안에서 중정의 덕을 가지고 부인 노릇을 하고 (가인 여 정위호내) 구오 양역시 밖에서 중정의 덕을 얻어 지아비로 있으니 (남정위호외), 음과 양의 (존비 및 내외의 도를 바르게 함이 천지 음양의 도와 합치된다 (남여정 천지지대의야).
가인에는 반드시 존엄한 어른이 있어야 질서가 잡혀 바르게 되는 것이니, 아비와 어미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인 유엄군언 부모지위야). 집안에서 각자 맡은바 역할을 다할때 집안의 도가 바르게 되니 (부부자자형형제제부부부부이가도정), 집안이 다스려지면 자연 천하가 다스려지는 것이다 (정가이천하 정의).
#1 가인괘를 집안으로 보면 조는 상구, 부는 구오, 형과 자는 육사, 제와 매는 구삼, 모는 육이, 손은 초구가 된다. 이를 오륜에 맞추면 구오는 부부와 부부하는 것이고, 육사는 형형하고, 구삼은 제제하며, 육이는 부부하고, 초구는 자자하여야 집이 바르게 되는 것이다.
상왈풍자화출이 가인이니 군자 이하야 언유물이행유항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바람이 불로부터 나는 것이 가인이니, 군자가 이로써 말에는 물건이 있고 행동에는 항상함이 있게 하니라.
항: 항상할 항
2) 뜻풀이
불이 치열하게 타오르면 바람이 생겨나고, 그 바람이 행하여 만물에 불의 기운이 미치는 것이 가인의 상이다. 군자가 이러한 상을 보고 세상의 풍속이 집안으로부터 나오고, 집안의 풍속은 자신의 몸으로 부터 나오는 것을 깨달아 수신을 하되, 말을 하면 반드시 지키고 행동을 함에는 항상한 법도를 두니, 건문언 구이의 '용언지신' '용행지근'함을 말한 것이다.
#1 하괘인 리 ()로 변물하여 상괘인 손()으로 행하는 것이다.
#2 예기 치의편에 "자왈 언유물이행유격야 시이생즉불가탁지 망즉불가탁명 고군자다문질이수지 다지질이친지 청지략이행지...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말에는 실질이 있고 행동은 격식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살아나가면 뜻을 뺏을 수 없고, 죽어도 이름을 빼앗지 못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많이 듣고 물어 바르게 함으로써 지키고, 많이 보고 배워 바르게 함으로써 친한다. 정치하게 알고 간략히 해서 행해야 한다...')"
* (대학 경1장): "물유본말하고 사유종시하니 치소선후면 즉근도의리라... 자천자지어서인히 대시개이수신위본이니라. 기본이 난이말치자 부의며 기소후자에 박이요 이기소박자에 후하리 미지유야니라 (물건에는 본과 말이 있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으니, 먼저 하고 뒤에 할 것을 알면 도에 가까우리라... 천자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신을 근본으로 삼느니라. 그 근본이 어지럽고서 끝이 다스려지는 자는 없으며 두텁게 할 것에 박하게 하고서 박하게 할 것에 두터이 하는자는 있지 아니하니라)"
초구는 한유가면 회 망하리라.
상왈한유가는 지미변야라.
1) 초구는 집에 있어서 막으면 (익히면) 후회가 없어지리라.
상에 가로되 '한유가'는 뜻이 변하지 않음이라.
한: 막을 한, 익힐 한 변: 변할 변
2) 뜻풀이
#1 초구는 양이 양자리에 있어 바름을 얻은 자이다. 집안의 도를 세우는 초기에 있으니, 마땅히 법도로써 가도를 익히고 실천하여 흐트러지지 않도록 예방하면 어지럽고 문란함에 이르지 않는 것이다.
#2 초구는 어린 상태이므로 이때부터 악한 것을 막고, 선한 것 (규수가 규절내칙을 배우는것)을 익혀야 한다.
#3 하괘 이허중 ()은 익힌다는 뜻이 있고, 초구가 동하면 간상련 (: 지)이고 내호괘가 감중련 (: 험)이니, 험한 밖으로 나아가지 말고 안에서 익히고 그치라는 '한'이 나온다.
#4 가인괘를 집안과 집밖으로 나누면 하괘는 집안이 되므로, 초구는 시집안간 딸, 육이는 며느리, 구삼은 시어머니로 나눌 수 있다.
육이는 무유수오 재중궤면 정길하리라.
상왈육이지길은 순이손야일새라.
1) 육이는 이루는 바가 없고, 중궤에 있으면 바르게 해서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육이지길'은 순하고 공손함으로 써라.
무: 없을 무 수: 이룰 수 궤: 먹일 궤
2) 뜻풀이
육이는 중정한 덕을 갖춘 며느리의 상이다. 구오 지아비와 구삼 시어머니 (내괘의 어른이라는 뜻)의 뜻을 공손하고 순하게 따르면서 (무유수), '봉제사 접빈객'의 일에 충실하면 부덕이 바르게 되어 길한 것이다 (재중궤 정길).
#1 내호괘 감중련 () 주식을 육이가 동한 태상절 (: 구)로 '궤'하는 것이다.
#2 중궤: 여자가 안에서 음식을 만들어 가족을 봉양하고, 나아가 '봉제사 접빈객'하는 것을 말한다.
#3 육이가 음이기 때문에, 양을 따르라는 뜻으로 '무유수'라고 했다 (곤괘 육삼의 '무성유종').
#4 가인은 집안의 일을 말한 것이므로 유순한 육이, 육사가 본체가 된다.
구삼은 가인이 학학하니 회려나 길하니 부자 희희면 종린하리라.
상왈가인학학은 미실야오 부자희희는 실가절야라.
1) 구삼은 가인이 엄숙하게 하니 위태하여 뉘우치나 길하니, 부자가 희희덕거리면 마침내 인색 하리라.
상에 가로되 '가인학학'은 잃지 않음이요, '부자희희'는 집의 절도를 잃음이라.
학: 엄할 학 희: 화락할 희 종: 마침내 종 린: 인색할 린
2) 뜻풀이
구삼은 양이 양자리에 있고 하괘의 위에 있으니 안을 다스리는 자이다 (시어머니상). 엄하게 다스리면 뉘우침과 위태함이 있으나 가도는 바로서게 되어 길한 것이고 (가인 학학 회려길), 반대로 너무 느슨하게 하여 며느리가 희희덕거릴 정도면, 관유한 것 같아 좋아 보이나 끝내는 절도를 잃게 되어 인색하게 된다 (부자희희종린, 실가절야).
#1 구삼이 동하면 하괘가 진하련 (: 명동)이고, 동하기 전에는 내호괘가 감중련 (: 가우, 험, 정고)이어서 근심스런 소리가 나고 위태한 것 같지만, 바름 (정고)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동한 후에는 내호괘가 곤삼절 (: 인색)이니, 감 (율)의 절도가 없어지면서 인색하게 되는 것이다.
육사는 부가니 대길하니라.
상왈부가대길은 순재위야일새라.
1) 육사는 집을 부하게 하니 크게 길하니라.
상에 가로되 '부가대길'은 순한 것이 위에 있음이라.
2) 뜻풀이
육사는 외괘 하위에 있으니 장남격이다. 구오 부명에 순종하여 가사에 힘쓰니 집을 부유롭게 하는 것이고 (부가대길), 손체에 득위하니 그 위에 순한 것이다 (순재위야).
#1 상괘가 손 (: 근리시삼배)이니 집을 부유하게 하는 것이고, 육사가 동하면 건 (: 원)이니 크게 길한 것이다.
#2 초구, 육이, 구삼, 육사, 구오가 모두 정위를 얻어서 제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부가의 뜻이 되고, 단에서 말한 천하정의의 뜻이 된다.
구오는 왕격유가니 물휼하야 길하리라.
상왈왕격유가는 교상애야라.
1) 구오는 왕이 집을 지극히 하니 근심치 말라서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왕격유가'는 사귀어 서로 사랑함이라.
격: 지극할 격, 이를 격 휼: 근심 휼, 구휼할 휼
2) 뜻풀이
구오는 중정의 덕을 얻고 아래로 역시 중정한 육이와 서로 응하니 단전에서 말한 '정위호외'한 자이다. 양강한 재질로 손순한 체에 있으면서 아래로 현명한 체에 있는 육이 신하와 응하는 것이 '왕격유가'의 상이다 (왕격유가). 중정한 덕으로 서로 믿고 사랑하니 근심할 것이 없는 것이고 길한 것이다 (교상애야, 물휼길).
#1 구오가 동하면 비()이다. 구오 인군이 육이 정비를 맞음에 리 ()의 믿음으로 하고, 육이는 감()의 바름으로 하니 그 맞아들이는 예가 비괘의 '속백전전'이 된다. 내호괘 감의 '휼'이 있으나, 동하면 위에도 리(, -> ) 아래도 리 ()의 밝음이 되므로 근심이 변하여 길함이 되는 것이다.
#2 왕격유가: 왕이 한 집안을 지극히 다스리니 온나라가 다 다스려짐을 말함. 즉 왕이 수신하니 그 왕화가 각 집안에 까지 미치게 되었다는 뜻으로 "일가인 일국흥인 일가양 일국흥양... (한 집안이 인하면 한 나라가 인을 흥성히 하고, 한 집안이 사양하면 한 나라가 사양함을 흥성히 하고...: 대학 전9장)"과도 통한다.
#3 교상애야: 구오와 육이가 중정한 덕으로 서로 믿고 사랑하는 것을 뜻한다.
상구는 유부코 위여면 종길하리라.
상왈위여지길은 반신지위야라.
1) 상구는 믿음을 두고 위엄있게 하면 마침내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위여지길'은 몸을 반성함을 이름이다.
부: 믿음 부 위: 위엄 위
2) 뜻풀이
상구는 양강한 군자가 가인괘의 위에 있으니 한 집안의 엄군이 되는 상이다. 구삼이 '학학'하게 하여 길하듯이, 상구도 스스로를 닦아 '불악이엄'하는 모범을 보이면 가도가 바르게 되어 끝내는 길한 것이다.
#1 상구가 동하면 기제이다. 상괘의 구오는 감 (:실부)이고 하괘의 육이는 리 (: 허부)이니, 구오와 육이를 믿는 것이 '유부'이다. 상괘 손명을 상구가 동한 감()의 율로써 하니 '위여'이고, 이제 가인의 도를 바르게 해서 기제가 되니 '종길'이다.
#2 반신지위야: '용언지신하고 용행지근'하여 '언유물이행유항' 하는 것을 말한다. 스스로를 닦음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저절로 공경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