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동맥류 파열 증상과 조치……┗
"평소 고혈압이 없던 사람인데 어떻게 뇌출혈로 쓰러지지."50대 초반의 대기업 임원 K씨가 뇌출혈로 쓰러지자 주변에서는 혈압도 정상이고 2년전부터 담배도 끊은 K씨의 돌연한 병세에 의아해 했다. 뇌출혈이 고혈압환자들에게만 나타나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혈압이 높은 사람들에게서 뇌출혈이 많이 발생한다. 그렇지만 혈압이 정상인 사람도 뇌혈관중 약한 부위
가 점점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어느 순간 터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뇌동맥류(瘤) 파열이다. 지난 80년부터 이달 초까지 한 병원에서만 뇌동맥류 수술 2천건을 기록, 국내 최고의 수술회수를 갖고 있는 부산백병원 신경외과 심재홍박사의 도움말로 뇌동맥류 파열에 대해 알아본다.
[뇌동맥류]
란혈관과 혈관이 나눠지는 혈관벽이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약해져 고무풍선처럼 서서히 부풀어 오른 것을 말한다. 고혈압 환자에게서도 나타난다. 그러나 수년간의 시간을 두고 부풀어 올랐다가 어느 순간 터진다는 점에서 순간적으로 혈압이 올라가 혈관이 터지는 고혈압성 뇌출혈과는 다르다. 또 노폐물이나 혈액덩어리(혈전)가 뇌혈관을 막아 뇌조직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허혈성 뇌졸증과도 구별된다. 흔히 말하는 복상사나 화장실에서 쓰러졌을 때도 뇌동맥류 파열인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절반 정도가 병원에 오기 전에 사망한다. 발생빈도는 인구 10만명당 10∼20명꼴로 뇌종양 등 다른 뇌질환보다 높다. 50∼60대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40대와 고령층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약해진 뇌혈관벽이 장기간동안 서서히 부풀어 풍선처럼 된 상태에서 파열하기에 의료계에서는 뇌속의 시한폭탄이라고 한다.
[증상]
뇌동맥류 파열환자의 75% 정도는 파열 수일전부터 두통이 일어났다가 수시간 또는 하루만에 괜찮아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뇌속에서 동맥류가 파열되면 두통과 함께 목이 뻐근하고 속이 거북하며 구토도 한다. 심한 경우 손발마비 또는 의식을 잃게 된다. 사망률이 높은 것은 뇌혈관이 터졌는데도 고혈압증세가 없던 환자들은 과로로 인한 두통 등으로 쉽게 생각하고 병원이 아니라 안방에 누워쉬던중 그대로 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뇌동맥류 파열은 한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이 지나면 같은 부위가 또 파열한다. 임상적으로 첫 출혈후 2개월만에 33%가 재출혈을 일으키고 수술을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6년안에 55%가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조치]
40대 이상에게서 이같은 증상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으로 옮겨 자기공명혈관촬영(MRA)으로 뇌동 맥류 파열을 확인하고 수술하면 90% 이상이 호전된다. 다른 뇌출혈과 달리 현미경을 이용한 미세수술로 부풀어 오른 부위를 절단하고 약물요법 등으로 뇌혈관의 연축을 방지하면 완치도 가능하다. 그러나 첫 출혈이 경미할 경우 수일후 두통이나 메스끄움이 사라져 스트레스 또는 과로성 두통으로 생각하고 방치해 재출혈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50대에 들어섰다면 건강진단때 MRA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필요하다. 검사비는 방법 등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30만∼50만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