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종각·홍대 인근 상권 임대료가 서울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 이전으로 인한 상권 확장과 신선한 콘셉트 점포들이 늘어나면서 유동인구를 끌어들인 게 주요하게 작용했다. 2분기 현재 서울 상권임대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살펴봤다.
2분기 서울 상권 평균 임대료는 3.3㎡당 2만6100원으로 전 분기 대비 2.84% 올랐다. 이는 봄 성수기와 더불어 기업이전·상권확장 요인 덕이 컸다.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와 인천 상권 역시 소폭 상승했다. 경기지역 상권 월 평균 임대료는 3.3㎡당 2만1200원으로 전 분기 대비 0.75% 뛰었으며, 인천지역은 월 1만8700원으로 1.32% 올랐다.
다만, 전 분기 오름세를 보였던 지방은 대구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임대료 조정에 들어가며 하락세를 보였다.
◆선릉역 상권 임대료↓…"오피스 공실 탓"
서울 핵심 상권 중 하나인 강남권역 임대료는 대체적으로 조금씩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하철역별로 살펴보면 △압구정 11.7% △신사역 9.3% △삼성역 6.5% △강남역 0.6% 등이 소폭 상승한 가운데 선릉역만 -11.3%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압구정 상권이 살아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갤러리아 리뉴얼과 편집숍 입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러한 요인으로 상권회복이 기대되면서 임대료 또한 올랐다는 얘기다. 그러나 강남과 신사로 수요가 이탈하면서 매물이 누적돼 압구정 상권 임대료 상승폭은 전 분기(20.3%) 보다 감소했다.
이와 관련 김민영 부동산114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압구정이라는 명성과 압구정로데오역 개통으로 인한 시장가격은 높지만 정작 임차수요는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반면 신사역 임대료는 2분기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사역은 헬스앤뷰티숍 '롭스'와 생활용품브랜드 'JAJU 플래그십스토어' 등 특화 매장이 들어서면서 일대 임대료를 끌어올렸으며, 세로수길은 소프트리·핫삐돌체 등 유명 디저트가게을 속속 유입하면서 여성고객을 사로잡았다.
청담동으로 이어지는 도산대로 일대 역시 각광받고 있다. 한섬·신세계 등 주요 패션기업의 사옥매입과 편집숍들이 들어선 가운데 성형외과·연예기획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일대 매장용 빌딩수요가 부쩍 증가했다.
한편, 삼성역 상권은 전 분기 대비 임대료가 6.5%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오피스 주변에 위치한 일부 점포가 임대료 조정에 나선 탓이 컸다.
이 밖에 강남역 상권은 유명 음식점들이 밀집한 역삼동 일대(대로변 기준)에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임대료 또한 소폭 상승한 반면, 선릉역은 오피스 공실로 인해 주간 상권이 크게 위축되면서 전 분기 대비 11.3% 하락했다.
◆이대 앞 패션상권 "오, 옛날이여~"
도심 상권 중에서는 종각역 상권 임대료가 전 분기 대비 11.5% 올랐다. 경쟁력 있는 MD구성과 아이디어가 반영된 청진상점가 'GS그랑서울'이 인기를 끌면서 일대 상권 임대료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유명 만화를 따라 40여개 음식점으로 구성된 청진상점가는 일대 직장인 수요와 유동인구를 흡수하고 있다.
여기에 '종각역-광화문역 지하보도 연결사업'이 내년 말 완료예정으로 문화보행거리를 중심으로 일대 상권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그 외 상권별 임대료는 명동이 3.3㎡당 10만8400원으로 전 분기와 동일하며 △종로5가 -4.9% △종로3가 -4.5% △광화문 -1.5% 일대는 일시적 임대료 조정으로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신촌권역에서는 홍대 상권이 지난해 2분기부터 오름세를 보이며 전 분기 대비 9.7% 상승했다. 꾸준한 수요를 기반으로 한 홍대 상권은 점포 대부분이 임대료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연희동·연남동 일대 유동인구 또한 증가하면서 임대료 상승을 부채질했다.
연희동·연남동 일대는 게스트하우스나 임대업을 목적으로 한 투자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신촌 상권은 전 분기 대비 월 임대료가 6.2% 하락했다. 다만, 학기 초 개강효과와 연세로 대중교통거리 안정화 덕에 하락폭은 전 분기 -19.3% 보다 감소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서울시가 신촌 상권 부흥을 위해 신촌 도시환경정비구역 일대에 최고 100m 초고층빌딩 건립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이대 앞 상권 역시 주춤거리고 있다. 이대 앞 상권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약 16.2% 떨어졌다. 패션상권 흡입력이 감소하자 보세거리 내 소규모 옷가게들이 공실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브랜드샵 밀집지역이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패션상권 위축으로 인해 20~30대 여성수요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영등포권역은 △여의도역 4.8% △영등포역 3.1% △영등포시장역 1.4%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IFC몰의 인기가 꾸준한 가운데 안정적인 오피스 상권을 유지하고 있는 여의도역은 대로변 1층 점포가 매물로 출시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또한 영등포역과 영등포시장역은 직장인 수요와 배후주거지를 대상으로 한 먹자골목이 안정적인 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기타상권 중에서는 노량진이 전 분기 대비 9.1% 오르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 직장인과 학원수강생 등을 대상으로 한 학원길 인근 상권이 활기를 띄며 임대료를 끌어올렸다.
반면, 미아역은 이면도로 일부 점포들이 임대료 조정에 나서면서 전 분기 대비 9.8% 하락했다.
◆원마운트몰 탓에 라페스타·웨스턴돔 '울상'
분당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정자역(-6.4%)만이 하락세를 보였다. 인근에 위치한 백현동 카페거리가 인기를 얻자 점포 권리금이 하락하고 매물이 증가한 탓이 컸다.
대규모 오피스텔 입주 후 신규점포 증가로 임대료 상승세를 보였던 미금역은 2분기에도 그 추이를 이어가며 전 분기 대비 5.3% 상승했다. 심지어 KFC와 설빙 등 프랜차이즈 점포가 늘어나 상권기반은 더욱 탄탄해 진 느낌이다.
한편, 전 분기 대비 2.5% 오른 서현역 상권은 멀티플렉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더욱이 오는 8월 CGV가 입점하면 야탑역과 오리역 수요를 더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리뉴얼 중인 인근 메가박스까지 오픈할 경우 일대 점포 활성화는 물론 유동인구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산은 전반적으로 잠잠한 모습인 가운데 원마운트몰 내 수족관과 워터파크가 큰 인기를 끌면서 라페스타·웨스턴돔 상권에 타격을 줬다. 이에 따라 정발산역과 마두역 일대 임대료는 각각 -8.3%·-15.4% 하락했다.
한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대화역(-1.9%) 상권 역시 주택가에 위치한 소액 임차매물이 출시되면서 임대료가 소폭 하락했다. 다만 백석역(8.7%)은 오피스텔 밀집지역에 브런치카페, 스몰비어 등 소자본 창업점포들이 증가하며 일대 점포 임대료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