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이불을 터는 그녀
만일 그녀가 아침마다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매일 아침 그녀가 살고 있는
아파트 5층 베란다 위를 올려다 볼일이다
활짝 열려진 창문 사이로 네모난 세상
두 귀퉁일 힘껏 부여잡고 힘차게 흔들어 대는
그녀의 당찬 손아귀의 힘을 어렵잖게 볼 수 있을 터
하루라도 이불을 털지 않으면 손 안에 가시가
돋힌다는 그녀의 우수꽝스런 이 말은
이미 오래전에 동네의 명언이 되었다
문명이 데려다 놓은 고질병 아토피,기관지염,천식
알러지,비염과의 처절한 전쟁을 그리고 돌아서면
쌓이는 먼지와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날마다
힘겹게 치르는 그녀의 아침은 늘 어지럽다
앙상하게 야윈 두 손목이 아무리 아프고 시리다고
치근거려도 힘들게 몸을 지탱하는 두 다리가
때로는 휘청거려도 언제나 아침이면 베란다 창가에
위태롭게 서서 바람을 휘저으며 이불과의 댄스를
거부할 수 없는 절대절명의 그녀 단 하루도 멈출 수 없는
무서운 열병과도 같은 습관으로 그녀는 아침이 두렵다
힘든 세상을 그렇게 두 손아귀에 힘 가득히 모아쥔 채
힘껏 털고 나면 좀 더 나은 세상이 올까
밤새 숱하게 이불에 고였을 색색의 먼지들이
아침 바람에 우수수 낙엽처럼 떨어져 땅에 고였다
흩어지고 또다시 슬그머니 창가로 날아올라
온갖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이 방 저 방을 기웃거리고
스멀거리고,,,,,
그녀의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삶에 지친 고된 사내들처럼 그녀의 아침 또한
그렇게 고되고 슬프다
-그녀 먼지 없는 세상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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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살아가면서먼지없는마음과먼지없는깨끗함이면얼마나좋을까요 ,,,,,
좋은일이긴 하지만 너무 결벽하면 자신이 더 피곤할수 있으리라 생각해봅니다..스트레스를 그렇게 풀고 계시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좋은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