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역대급 폭등... 3.75그램당 40만 원 돌파 |
- 중국, 폴란드, 인도 등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사재기가 주요 원인 - |
금값이 역대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 국제 금시세는 온스당 2,250달러를 기록, 역사상 금시세 기록이 시작된 이래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금 도매시세도 3.75그램당 41만 원(부가세 포함)을 뛰어 넘었다. 재활용(음성) 금시세 또한 한때 40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의 금값 폭등은 지정학적인 위험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각국 중앙은행들은 연간 천 톤이 넘는 금을 사들였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국 중앙은행들이 사들인 금의 총량은 약 7,800톤에 달한다. 현재의 금값 폭등에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달러를 버리고 금을 사들이는 상황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달러에 대한 신뢰의 손상이 가장 큰 이유이다. 더군다나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야기된 지정학적 위기는 최근의 금값 폭등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사주는 국가였으나, 무역 전쟁이 본격화 되면서 중국은 달러를 버리고 금을 사는 쪽을 선택했다. 이 모두 미국과의 상황이 더 악화되었을 때를 가정한 포석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지난해 225톤에 달하는 금을 사들인 반면, 지난해 미국 국채는 11%를 팔아치웠다. 한때 중국은 미국의 최대 국채 보유국이었지만,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10년 동안 40.9%나 급감했다. 이는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는데다가 수출이 감소하면서 달러가 줄어들자 미국 국채를 매도해 달러를 득하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수출 통제에 대항하여 국채 매도 카드로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맞서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한편,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 또한 지난해 중국 다음으로 금을 많이 사들였다. 더불어 전세계에서 금 소비가 가장 많은 인도도 최근 꾸준히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특히 인도는 러시아와 원자재 무역이 가장 많은 국가이며,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미국은 올해 3월부터 G7국가들과 함께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원석에 대해 수입 금수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산 다이아몬드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인도이다.
그러나 아무리 금 가격을 받쳐주는 펀더멘털이 아주 강하다고 해도 한없이 금값이 오를 수는 없는 일이다. 금을 지속적으로 매수하는 국가가 있는 반면, 금값이 높았을 때 매도를 선택하는 국가도 있기 때문이다.
역대로 금값이 폭등했던 미국 금융위기 때와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폭등했던 그래프는 이내 폭락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금가격의 지지가 얼마나 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 김태수 편집장
diamond@diamodns.co.kr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