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자 : 2009년 10월 17일(토) ~ 18일(일) - 1박 2일
2. 산행코스 : 옥녀탕휴게소 - 성골 - 한계고성 - 안산안부(비박) - 안산 - 안산안부 -
1257봉 - 1161봉 - 모란골 초입
3, 산행날씨 : 1일차 아주흐리고 2일차는 맑음
4. 산행인원 : 7명
토요일 08:00에 출발해 춘천으로 가는 길에 비가 쏟아집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전 중으로 비가 그친다고 하니 비가 와도 설악을 향하는 길은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청평을 지나서부터 북한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산줄기에는 완연한 가을색으로 치장을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단풍의 절정기라 여겨집니다.
춘천에서 대원과 합류하여 다시 내설악 광장으로 향합니다.
도로에는 단풍을 즐기러 가는 차량들로 많이 붐비고 있습니다.
내설악광장에서 대원들과 합류하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차량 1대는 광장에 주차하고
다른 차량으로 모두 옮겨타고 옥녀탕 휴게소 건너편 아갈바위 아래 주차장으로 이동합니다.
애초에는 장수대에서 오르려고 계획을 세웠으나 워낙 많은 인파에 단풍을 즐기기보다는
오히려 사람구경하는 꼴이 될 듯하여 인적이 없는 성골로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눈치를 봐가며 13:00에 성골입구로 들어섰습니다.
단풍은 벌써 초입부까지 내려와 계곡과 양 옆의 능선에는 온통 울긋불긋 치장을 하였습니다.
어제 밤에 비가 내렸다고 하지만 계곡은 가뭄이 심했던지 수량이 상당히 줄어있었고
계곡의 바위를 타넘으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성골의 초입부. 단풍이 한창입니다.
도로가 시야에 보이지 않는 곳에 도착하여 복장을 재검검하고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갑니다.
가끔은 계곡 옆으로 난 등로를 따라 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 계곡 바위를 타고 오릅니다.
동계 대비 비박 장비까지 챙긴 배낭이라 하중이 만만치 않았지만 단풍에 취해 그냥 오릅니다.
온통 단풍으로 물들었습니다. 그야말고 단풍 터널입니다.
가끔은 계곡 옆의 등로를 이용하지만 주로 계곡의 바위를 타넘는 산행이됩니다.
설악은 가을 정취에 흠뻑 젖어있었습니다.
출발한지 30분 정도되자 한계고성이 등장해 올라가 구경해봅니다.
보수를 하였는지 아주 깔끔하고 아담하게 꾸며졌지만
고색창연한 맛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단풍의 밀집도나 상태가 지난주 백운동계곡보다는 한 수 위로 보였습니다.
멀리 고양이바위가 보입니다. 오늘 중으로 저기까지 갈 수 있을라나 걱정입니다.
비온 뒤에도 계속 짙은 구름이 남아있고 가끔씩 한두방울 빗방울까지 떨어지는 가운데
어쩌다가 한번씩 햇빛이 살짝 비춰서 아쉽기가 그지 없었습니다.
고도를 점차 높여가자 계곡물이 현저히 줄어들어 결국 물이 보이지 않습니다.
느낌상으로는 겨우 절반정도만 이동했는데 물이 없으니 난감합니다.
안산 북쪽에 샘터가 있다는 정보는 있지만 갈수기에는 물아 말랐을 가능성이 높아
각자 배낭에 3리터씩 정도씩 물을 채워서 넣으니 배낭은 더욱 압박을 가합니다.
이제 대원들의 발걸음 조금씩 무거워 지면서 이동 속도가 줄어듭니다.
그래도 온통 주변을 둘러싼 단풍에 취해서 표정은 즐겁습니다.
그냥 구경만 하세요. 뭔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고양이바위는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습니다.
서서히 경사가 심해지기 시작합니다.
배낭은 하중을 견디느라 찍찍 소리들을 내고 있습니다.
협곡의 형태를 지닌 계곡이라 양옆은 설악 특유의 기암괴석이 등장합니다.
오르다 되돌아보니 멀리 가리봉과 주걱봉이 등장합니다.
가리봉과 안산의 고도가 10 미터 정도 차이가 나니
고도를 한참이나 더 올려야 하겠습니다.
이게 어쩐일입니까? 무거운 물을 지고 한시간 정도를 올라온 것 같았는데
좌측으로 폭포형태가 등장하고 가느다란 물줄기가 흐르고있습니다.
오늘 모두가 하중훈련 단단히 한다고 웃고 맙니다. 다 단풍 덕입니다.
되돌아본 가리봉과 주걱봉.
느아우골의 사태지역이 흰줄로 보입니다.
어느덧 치마바위 자락에 도착되었습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단풍은 사라지고 키작은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골바람이 어찌나 강한지 귀가 시려울 정도가 되어 겉옷을 꺼내 입고 모자를 덮어씁니다.
안부에 도착해 내려다본 성골. 경사가 만만치 않습니다.
저 계곡을 다시 타고 올라 올 수 있을까 생각하니 고개가 절래절래 흔들립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 되니 구름이 조금씩 걷히고 햇빛이 비춰집니다.
안부에서 숙영지를 찾아보았으나 마땅한 곳이 없어 경사가 조금 있지만
그래도 넓은 곳을 찾아 배낭을 풉니다.
먼저 모두 옷 갈아입고 우모복으로 껴입고 보온에 만전을 기합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소주 잔이 몇번 돌고 하지만 능선 상이라 바람이 많이 불어대니
오래 버티지를 못합니다. 서둘러 정리하고 각자의 침구로 들어가니 겨우 21:00입니다.
실컷 자고 일어나 눈을 떠 시계를 보니 자정입니다..ㅎㅎ
하늘에는 별이 총총합니다. 내일 날씨는 아주 맑을 것이라 여겨 기분이 좋습니다.
침낭 밖으로 고개를 내미니 스쳐가는 바람에 한기를 느낍니다.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하는데 얼음이 살짝 얼어 있습니다.
이제 야영산행은 완전히 동계로 준비를 해야되겠습니다.
따끈한 찌게 곁들여 아침을 먹고 배낭을 한쪽에 모아두고 안산으로 올라갑니다.
안산에서 본 풍경. 치마바위 고양이바위 구분을 잘 못하겠습니다.
멀리 원통시내까지 보입니다.
가리봉과 주걱봉을 보면서 저기도 꼭 가보자고 합니다. 갈겁니다. 걱정마셔요.
가리봉 - 주걱봉 - 삼형제봉 설명을 몇번이나 해줘도 까먹습니다.
역시 한번이리도 발길을 들여 놓은 곳은 기억이 오래 남게 마련입니다.
대승령 방향으로 보니 귀청과 대청 그리고 공룡능선에 마등령까지 실루엣이 확연합니다.
멀리 황철봉과 미시령 고개, 그리고 이어지는 대간길의 상봉 신선봉, 마산까지도 구분이 되니
안산의 조망권도 가히 일품이다라는 생각이듭니다.
안산에서 본 오늘 걸아가야 할 능선길.
대청에서 안산까지를 서북능선에서 계속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입니다.
흔히들 설악 태극 종주길로 불리기도합니다.
안산에서 내려와 배낭을 지고 능선산행을 시작합니다.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 등로를 버리고 날등으로 올라섭니다.
치마바위골도 가을에 흠뻑 젖었습니다. 저곳은 내년 봄에나 올라봐야겠습니다.
이어가는 능선길에서 보이는 조망에 발걸음이 자꾸만 지체됩니다.
단풍과 어어러지는 다양한 첨봉의 모습으로 보니 이래서 설악을 다시 찾을 수 밖에요.
이어가는 등로는 거의 날등 수준입니다. 암릉지역도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지나온 능선길
가끔은 부드러운 능선길을 만나기도 합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키작은 잡초들이 드러누워 몸을 흔들어대니 나도 가을에 젖어듭니다.
능선에서 길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날등으로 이어지는 데다 능선에는 벌써 나뭇잎들이 많이 떨어져 시야가 확보가 되었고,
또 종종 표지기가 등장합니다.
주로 태극 종주하는 산꾼들이 부착해 둔 것입니다.
배병만님이 운영하는 J3클럽, 그리고 홀대모의 늘빈자리님, 또 대산사의 비파님....
산행의 난이도를 비교하기는 각자의 상대성이 있어서 정답이라 하기는 그렇지만
단순히 주관적인 느낌으로 보자면
오늘 걷는 능선길이 요즘의 공룡능선 - 포장을 잘 마친 - 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어쩌면 더 벅차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햇빛 잘 드는 아늑한 곳에 골라 점심을 먹고 갑니다.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쿨러에 담긴 산오징어 회가 아직도 싱싱해서 초고추장에 버물렀습니다.
점심을 먹고 하산을 하면서 고도가 900 정도가 되자
단풍이 다시 등장합니다.
이제 설악에서 단풍 볼 날짜가 며칠 남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이런걸 단풍 터널이라 하면 되겠지요?
느낌이 지리산 주능을 걷는 듯한 곳도 있습니다.
주로 잡목 속에서 조망이 좋지 않다가
소나무가 있는 암릉지대에서 시야가 확보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본 주걱봉이 어찌해서 투구봉으로도 불리게 되었는지
의심할 여지없이 깨달았습니다.
모란골 초입의 포장도로에 발을 대 딛으며 산행이 끝납니다.
내설악광장까지 걸어가 주차해 둔 차량으로 다시 아갈바위 주차장에 차량 회수하고
시원한 음료. 커피로 뒤풀이를 대신하고 각자의 삶터로 돌아갑니다.
...동촌...
첫댓글 단풍터널 구경 잘했습니다.. ^^ 즐산하세요..
고맙습니다...즐산하세요~
주걱봉이 투구봉으로도 불리고 있군요. 투구처럼 생겼네요. 산행하신 분들만이 알 수 있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한계리의 멋진 가을 풍광 즐감하고 갑니다.
주걱봉 정상에 올라서면 서북능선을 아주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덕분에 저는 이곳 광주에서 날로먹습니다(아름다운설악을)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별 말씀을요..저도 이곳에서 다양한 정보를 편안하게 앉아서 받아먹고 있는데..ㅎㅎ..즐산하십시오
멋집니다. 제가 하고싶던 그런산행을 하고 계시네요 설악에 대해서 아주 많이 아시는것 같아 부럽기도 하구요 저는 대구에서 가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에 엄두가 안나지만.... 안산이후로 등로는 아직때가 묻지 않아서 좋고 날등의 날카로움은 공룡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정도고 참나무 단풍 터널속은 지금 가시면 가장 좋을듯합니다. 소중한 그림들 잘보고갑니다.
설악에 대해 이제 겨우 입문단계입니다...설악도 지리처럼 가도 가도 끝도 없이 등장하는 골짜기와 능선들...그것 다 둘러보려니까 세월이 많이 필요하네요....
가을 정취 취하고갑니다
허접한 사진 좋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저도 설악 부근에 사는데 동촌님이갔다온 길을 8월말에 갔었어요,,,단풍이 들었네요시간이 벌써 그렇게 지난나요?..즐감하고 가요,,,,
설악 가까이 사시니 얼마나 좋을까 부럽네요....이번 주말은 단풍이 끝물일듯 합니다
비박하시면 배낭이 무거울텐데... 가을 구경 잘하고 갑니다
당일 산행에 비하면 무겁기는 합니다만 자주 다니다 보면 이력이 붙어서 다닐만합니다..즐산하세요~
단풍에 물든 설악산 골산행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관심가져 주시어 감사합니다..즐산하세요~
멋진 사진 감사합니다. 이렇게 앉아서 설악의 비경가 단풍을 볼 수 있군요.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좋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즐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