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이야기 - 이태원 앤틱가구거리 '낡고 오래된 것들'이 남아있는 곳… 이태원 앤틱가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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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3.09.13. 14:16조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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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야기
이태원 앤틱가구거리
'낡고 오래된 것들'이 남아있는 곳… 이태원 앤틱가구거리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앤틱가구거리는 1960년대 주한미군이 철수하며 남긴 가구들을 상인들이 매입하여 판매한 것을 시초로 한다. 고가의 장식품뿐만 아니라 생활에 밀접하고 실용성 있는 물건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성장을 거듭해 2015년 '서울특별시 미래 유산'으로 선정되었으며 단순히 장터가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낡고 오래된 것들'이 남아있는 곳… 이태원 앤틱가구거리
서울 도심 속 몽마르뜨 언덕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는 이태원역 3·4번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골목이다. 보광로 안쪽으로 진입해 이차선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100여 개의 앤틱샵이 좌우로 즐비해 있다.
앤틱가구거리의 역사는 1960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복 이후 용산에 미군이 주둔하기 시작했고 6·25전쟁이 끝난 1957년 공식적으로 주한미군사령부가 용산에 창설되었다. 이후 본국으로 돌아가는 주한미군이 남긴 가구를 국내 상인이 매입해서 판매한 것을 시초로 본격적인 앤틱가구거리가 조성되었다.
이 무렵 각국의 대사관 또한 용산에 위치했다. 따라서 이태원동을 중심으로 미군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이 밀집되었고, 앤틱가구거리 상인들은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적의 가구와 소품을 취급하게 된다.
이후 앤틱가구거리의 성장은 이태원 전체와 맥을 같이한다. 1970년대 경제 성장과 더불어 외국 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수요도 증가했다. TV나 라디오 등 대중 매체가 발전하면서 이태원이 일반 국민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었고 앤틱가구거리 역시 주목 받게 된다. 이태원이 1997년 서울시 최초로 관광 특구로 지정되며 대한민국 유흥문화의 중심지가 되자 앤틱가구거리도 자연스럽게 호황을 누리게 된다.
'서울 도심 속 몽마르뜨'라는 별칭은 앤틱가구거리의 이색적인 모습을 비유한 표현이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 고가구 등 유럽의 향기가 짙게 밴 물건들이 거리를 수놓는다. 상인들은 아침에 매장을 열기 전 눈길을 끌 만한 물건을 가게 밖으로 꺼내둔다. 이차선 도로를 따라 앤틱가구거리를 걷다보면 독특한 외관의 물건들이 자아내는 이국적인 분위기에 압도된다. 서울 도심 속 유럽인 것이다.
낡고 오래된 것들
이태원 앤틱가구협회 회장 김한구 대표는 "앤틱을 통해 감성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바쁜 현대인이 도심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게 드물기에, (앤틱샵에 들려) 큰돈을 안들이고 과거의 스푼이나 포크 하나를 구매하더라도 감성적으로 충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라며 앤틱이 주는 가치를 이야기했다.
또한 20여 년 전부터 영국에서 직접 앤틱가구를 수집해온 크라운앤틱 김영란 대표는 "앤틱은 반드시 고가의 물건일 필요가 없다. 예전에는 장식의 목적이 있었다면 요즘 추세는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앤틱 가구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앤틱을 구매하는 연령이 낮아지는 것도 생활 속에 빈티지 무드를 접목하려는 경향이 강세이기 때문"이라며 앤틱 제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덧붙였다.
실제로 앤틱가구거리에서는 고가의 가구들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착용할 수 있는 빈티지 의류와 가방, 신발 등 생활에 밀접한 제품들도 판매되고 있으며, 관리가 잘 된 액세사리나 식기류도 상인들이 취급하는 주요 제품이었다.
트렌드로 자리 잡은 '레트로'와 '아날로그'를 가까운 곳에서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도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가끔 앤틱가구거리를 들리는 한 손님은 '낡고 오래된 것들을 찾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사용한 흔적이 주는 감성"이라고 답했다. 시간의 흐름에 낡아져만 가는 것들이 이제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동행
이태원 상권이 힘을 잃은 지 오래다. 당연하게도 앤틱가구거리 역시 위기를 맞고 있었다. 김영란 대표는 "상인들끼리 우스갯소리로 '버티기만 하자'고 얘기한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 버팀이란 게 앤틱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라며 낡고 오래된 것들에 대해 변하지 않는 애정을 드러냈다.
이곳에서 만난 상인들이 바라는 것은 앤틱가구거리가 단순히 물건을 사는 장소가 아니라 '체험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게 앞을 오래된 소품으로 장식하고 거리 전체를 예술 공간으로 꾸며 볼거리를 다양화했다. 앤틱가구거리는 2015년 '서울특별시 미래 유산'으로 선정되어 공식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태원 상권이 전성기를 지난 현재, 거리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매년 봄·가을 2회씩 진행되는 '앤틱페스티벌'이 그 일환이다. 2003년 작은 벼룩시장을 시작으로 6년 전부터 서울시의 지원과 함께 대규모의 축제로 발전했다. 5월과 10월 셋째 주가 되면 다양한 먹거리를 준비해두고 거리 전체를 앤틱 가구들로 가득 채워 앤틱가구거리를 찾은 사람들과 더욱 가까이 소통한다. 벼룩시장이나 가구 경매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는 과거의 물건이 지닌 아우라를 도심 속 현대인과 나누기 위해 변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 아침 이른 시간 골목 어귀를 다채롭게 꾸미기 위해 움직이며, 더 많은 사람이 거리를 찾도록 행사를 준비한다. 앤틱과 빈티지에 대한 애정으로 그들은 낡고 오래된 것들을 지키고 있다.
참고자료
앤틱가구협회
출연
빈티지앤모어 김한구 대표
크라운앤틱 김영란 대표
장소협조
이태원 앤틱가구거리
크라운앤틱
자료제공
올드라이트 박정언 대표 (앤틱페스티벌 영상자료)
행정자치부 (사진자료)
앤틱가구협회 (사진자료)
제작
기획/촬영/편집/글 김동은
내레이션 김동은
제작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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