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최강자 EV-1의 후손
오픈형이어폰이 이어폰시장의 주류로 인정받던 시절, 혜성처럼 나타난 익스틴의 EV-1은 등장과 함께 가격대비 높은 성능으로 주목을받았습니다. 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박스조차없는 비닐포장에 판매되는 제품이었지만 가격대비 믿을 수 없는 좋은 성능을 보여주며 유저들에게 인정받았었죠. 오픈형 특유의 개방감과 더불어 좋은 타격감에 시원한 중고음을 보여주던 이어폰입니다.
익스틴은 EV-1의 인기에 힘입어 EV-2의 등장을 예고했고 그렇게 5년이 지나 점차 사람들의 기억속에 잊혀져 갈때쯤, 드디어 익스틴은 긴 개발기간을 마치고 얼마전 EV-2를 출시하였습니다.
현재 오픈형이어폰은 거의 나오지 않는 추세이기때문에 EV-2의 등장은 반가울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긴 시간동안 개발한 15.5mm의 다이나믹 드라이버, 새로워진 하우징 등 대충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라는점까지 생각하면 이어폰 마니아로써 기쁜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익스틴에서 체험단 모집등의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있는데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저도 좋은 기회를 얻어 제품을 리뷰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심하게 신경쓴 디자인, 대충 만들지 않았다
EV-2는 일반버젼과 마이크버젼인 EV-2M 두가지모델로 출시되었습니다. 제가 리뷰한 제품은 EV-2M이며 이어폰과 함께 익스틴에서 개발한 독특한형태의 이어솜인 X솜도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보시다시피 박스형태가 매우 독특한데, 저가형 제품이라 패키징에 한계가 있다는점을 독특한 디자인으로 차별화하였습니다.
속이 훤히 비치는 매력있는 하우징
EV-2는 15.5mm의 다이나믹유닛을 사용하며 0.006mm두께의 얇은 진동판, CCAW 보이스 코일과 네오디뮴 마그넷을 스펙으로 가지고있습니다. 진동판 개발에만 4년이 걸렸다고하니 익스틴에서 얼마나 신경쓴 제품인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디자인역시 저렴한 가격임에도 여러군데 세심하게 신경쓴 흔적이 보이는데요, 먼저 EV-2의 하우징을 보면 MX400과 거의 동일한 하우징을 사용했던 EV-1과는 달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속이 비치는 투명한 하우징에 유광플라스틱 소재를 덧대었는데 휘어진 디자인덕에 독특한 조형미를 보여주고있습니다. 값비싼 재질은 아닌대신 타 저가형제품과 차별화를 주고 최소한 저렴해 보이지 않도록 만들고있습니다.
양쪽유닛을 같이 두면 조형적재미가 배가됩니다. 전체적으로 심플하면서도 낮은 비용에 포인트를 잘 잡은 괜찮은 디자인으로 느껴집니다. 익스틴만의 아이덴티티로 잡고가도 괜찮겠더군요. 케이블역시 신경쓴 흔적이 보입니다. 케이블은 RoHS인증을 받은 인체에 무해한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탄성이 있어 잘 꼬이지않으며 추운데도 얼지않고 탄력을 유지합니다. 고가의 이어폰에도 케이블에 신경을 덜 쓰는회사가 많은데 EV-2는 저가형임에도 좋은 케이블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적으로 유닛에는 3개의 덕트가 뚫려있는데, 몸통 기둥안쪽에 하나, 다이나믹드라이버 양 옆으로 두개가 나있습니다. 특히 드라이버주위의 덕트는 X솜이용시 중요한 부분중 하나인데 이부분은 밑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마이크와 플러그역시 익스틴이 EV-2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는 요소입니다. 마이크컨트롤러는 마이크성능이 나쁘지않으며 버튼이 눌려지는 느낌도 괜찮습니다. 허술한 느낌없이 잘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며 하우징이 금속으로 되어있어 단단하게 느껴집니다. 플러그역시 금속소재를 사용한 1자형태인데 단선방지를 위한 고무캡은 오차없이 딱맞게 제작되어있어 단선의 염려를 줄입니다.
종합적으로, EV-2는 2만원대의 저가형임에도 군더더기없는 깔끔하고 좋은 마감과 나쁘지않은 소재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가형임에도 개성있는 나쁘지않은 디자인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픈형 특유의 사운드, 그리고 X솜
오픈형이어폰은 커널형에 비해 사람마다 느끼는 음질편차가 큰편입니다. 귀에 걸쳐지는 형태이다보니 귀의 형태에따라 아예 착용이 안되는 분들도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오픈형이어폰을 사용할때는 솜을 필수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EV-2는 기본적으로 구멍솜을 제공하고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솜을 사용하면 저음이 크게 증가하지만 고음이 답답하게 느껴지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분들이 가운데 구멍을 내고 사용했었습니다. 이는 다이나믹 유닛의 가운데 돔부분이 고음역을 담당하기 때문인데요, 익스틴의 EV-2는 이부분에 구멍이 아예 없기때문에 구멍솜의 효과가 조금 덜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익스틴이 자체 제작한 X솜입니다. 처음보면 굉장히 낯설게 느껴지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굉장히 영민한 아이디어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우징 양옆의 덕트위치에 맞도록 X솜을 장착해주면 위와같은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이때 두 덕트는 각각 귀구멍 방향과 귀 바깥으로 위치하게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착용감과 저음의 양감을 잡으면서 동시에 고음이 덜 죽게되고 오픈형이어폰 특유의 개방감도 살릴 수 있게 됩니다.
영디비에서 측정한 EV-2 FR그래프입니다. 오픈형의 한계로 저음이 빠지는 모습인데, 공진점이 200KHz부터 시작되는점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저음의 아쉬움과 2.5~3KHz의 딥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고른 밸런스를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오른쪽은 각 솜마다 바뀌는 그래프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역시 구멍솜이 가장 높은 저음을 보여주었고 X솜은 구멍솜과 솜을 사용하지않은 EV-2의 중간특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무런 솜을 사용하지않은 EV-2는 고음위주의 밝은 음색을 띄고있습니다. 오픈형 이어폰다운 개방감도 듣는이들에게 시원함을 안겨줍니다. 다만 위 그래프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저음이 조금 아쉬운 편인데요, 이를 솜을 이용해서 극복이 가능합니다. 익스틴이 EV-2를 위해 설계한것으로 보이는 X솜을 기준으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고음역은 X솜의 구조적 특징덕에 시원하게 나와줍니다. 아예 솜이 없을때의 느낌은 아니지만 여전히 시원하고 밝습니다. 치찰음은 잘 느껴지지않으며 끝이 부드럽게 다듬어져있습니다.
중음역은 2.5KHz대역이 조금 억제된탓에 보컬이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백킹이라 부를정도로 멀리있지는 않으며 섬세하고 부드럽게 표현됩니다. 오히려 고음보다 중음이 더 돋보입니다.
저음역은 극저음이 비어있는 오픈형이어폰의 특징탓에 조금 비어있는 느낌을 지울수는 없습니다. 다만 솜을 장착하면서 타격감은 좋은수준으로, 킥드럼의 비트감을 느끼기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이나믹드라이버는 클수록 저음표현에 강한데, 이때문인지 솜을 이용한 밀폐시 저음이 상당히 증가합니다. 구멍솜을 이용하면 타격감이 정말 강해서 오래 들으면 귀가 아플정도입니다.
공간감은 오픈형이어폰 특유의 시원한 느낌을 전달하지만 아무런 솜을 장착하지 않을때보다는 조금 좁게 느껴지는 감은 있습니다. 다만 역시 구멍솜을 장착했을때와는 크게 차이가 납니다. X솜과 덕트의 역할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해상력은 가격과 오픈형이어폰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괜찮은 수준으로 보여집니다. 오픈형 특성상 저음뿐만 아니라 초고음역역시 빠지는 편이기때문에 세부적인 디테일묘사는 아쉽게 느껴집니다. 대신 중음부의 표현과 정보량은 나쁘지 않게 느껴집니다.
저렴한 가격에 만듦새가 좋은 시원한 오픈형이어폰
EV-2는 군더더기없는 깔끔한 마감에 저렴한 가격에도 세심하게 신경쓴 디자인과 더불어 오픈형이어폰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한 이어폰입니다. X솜이 별매라는점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지만 EV-2를 구매하실 계획이고 솜이 필요하시다면 X솜과 함께 사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V-2는 오픈형이어폰 특유의 시원하고 개방된 음색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좋은 선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블로그 원문
http://wlstjr201.blog.me/22089403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