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을 향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후보자 등록이 시작됐습니다. 새누리당은 2월6일부터 민주통합당은 2월9일부터 각각 19대 국회의원선거 지역구 후보자 신청를 받습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4.11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12월 대선까지 정치계의 판도가 바뀌는만큼 양당 모두 사활을 걸고 후보자 등록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4.11 총선 후보자 등록 절차를 보면 몇 가지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특징을 통해 4.11 총선에서 어떤 변수가 이루어질지 예상을 한번 하고자 합니다.
■ 후보자 등록비 100만 원 VS 300만 원
각 정당의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각종 서류 양식이 필요합니다. 이력서, 재산보유 현황서 등 필수 서류 등은 물론이고 당비 납부확인서 등 정당인으로 갖추어야 할 서류도 요구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후보자 등록 신청비입니다. 흔히 접수비라고 하는데 이 접수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한번 양당의 접수비를 비교해봤습니다.
먼저 새누리당은 심사료라는 명목의 신청비가 백만 원입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후보자 등록 신청비가 300만 원입니다. 심사료나 후보자 등록 신청비나 모두 반환되지 않는 돈이기 때문에 공천에 떨어져도 이 돈은 돌려 받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은 창당 이후 공천 신청자만 1173명이 몰려 심사비 80만원씩 9억3천만원이 넘는 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심사료만 아니라 6개월 당비 180만원까지 받아 특별당비만 20억을 받은 전례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심사료를 보면 새누리당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서인지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렸지만, 민주통합당은 2010년 7.28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심사료 2백만원과 비교하면 백만원이나 오른 셈입니다.
갑자기 몰려드는 후보자를 정확하게 심사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드는 것은 이해합니다. 후보심사료는 사실 공천을 받기 위한 서류 전형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이 전형료를 수백만 원씩 받는다는 사실을 보면 처음부터 돈이 없는 사람은 아예 국회의원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백만 원과 비교하여 세 배나 많은 3백만 원 심사료 차이를 무어라 설명해줄지 참 궁금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 공천에 떨어진다면?
정당에 가입하여 국회의원 후보자로 나오는 것은 그만큼 유리합니다. 그것은 기존 조직을 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정당은 시와 구별로 정당 조직이 있어 선거에서 최소 10% 이상의 기존 득표율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지역에 따라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몰표를 받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래서 정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구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합니다. 문제는 공천심사에 탈락한 이후입니다. 경쟁력도 있고 정치 경력도 있는 정치인들이 공천에 탈락했다고 그냥 국회의원 선거를 포기할까요? 절대 아닙니다. 이들은 무소속으로 대부분 출마합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아예 새누리당은 공천에 떨어질 경우 무소속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이번에 받기로 했습니다.
새누리당 19대 총선 후보자 서약서 (새누리당이라고 써달라고 매번 보도자료에 넣으면서 왜 서류는 아직도 한나라당인지 ㅠㅠ) 출처: 새누리당
새누리당은 "당내경선 후보자로서 당해 선거의 후보자로 선출되지 아니한 경우 당해 선거의 같은 선거구에서는 후보자로 등록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을 서약서에 포함했고, 여기에 대한 자필 서명을 해야만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예 공천에 떨어지면 무소속 출마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어차피 정당 후보자로 신청하는 사람이 무소속으로 나온다면 그 사람이 기존 정당의 표를 나눠먹기식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서약을 받는다고 법적인 규제는 될 수 없지만)
민주통합당 19대 총선 후보자 서약서 출처:민주통합당
이에 반해 민주통합당의 서약서는 약합니다. "공천결과에 절대 승복한다. 기득권을 버리고 당의 결정에 따른다"는 공천에 관련된 이야기이지,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사람을 막을 어떤 조항도 없습니다.
사실 이런 조항은 새누리당보다 민주통합당이 더 절실히 필요합니다. 반한나라당 정서가 강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변경했어도 여전히 사람들은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이 높습니다. 그 상황에서 민주통합당이 국민의 기대와 지지를 받고 있어 공천 후보자가 대거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공천은 그만큼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률이 높은 민주통합당의 후보자들이 공천에서 탈락하면 무소속 출마가 뻔할 텐데, 그들을 막아 야권표의 분열을 막을 방법을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생각하지 않는 것은, 정치 전략에서 아주 무책임하거나 태만하다고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 단 2명 신청 새누리당과 여성 후보만 신난 민주통합당
새누리당은 2월6일부터 4.11총선 지역구 후보자 공천 신청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민주통합당보다 3일이나 빠른 접수 시작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2월6일 접수자는 단 2명에 불과했습니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자들이 막판에 대거 몰린 점과 비교해서 큰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새누리당은 계속된 인재난에 쩔쩔 매고 있습니다.
인재난에 허덕이는 새누리당은 접수 기간이 5일이지만 민주통합당은 3일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현재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위상을 조금은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민주통합당은 공천 심사를 하기 전부터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은 여성 후보를 지역구 245곳 중 15%에 할당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이에 따라 37곳이 여성 후보에게 공천을 줄 예정인데, 현재까지 여성 후보 신청자는 39명입니다. 대부분 공천 심사만 통과하면 거의 공천을 받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이라 민주통합당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19대 총선 후보자 제출 서류 목록 출처:새누리당
■ 정신 차려야 할 민주통합당
오늘 4.11 총선 후보자 등록절차를 보면 솔직히 새누리당이 더 효과적이고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가입 내역서는 새누리당만 요구하고 있으며, 국적변경 신고서와 같은 서류는 민주통합당에서는 제출 서류 목록에 아예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지금 상황이 어려워서 보여주기식 검증이라는 변명은 필요 없습니다. 국민의 기대를 받는 민주통합당이 오히려 이런 서류가 더 필요하고 철저하게 검증을 해야 합니다.
민주통합당은 공천 신청 서류에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가 던지는 세 가지 질문'이라는 양식을 첨부했습니다.
△우리의 미래인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찾아줄 실현 가능한 방안은 무엇인가요? △이 시대 99% 서민의 아픔을 정책적·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요? △경제의 가치와 사람의 가치가 충돌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요?
면접,심사하는데 참고 하겠다는 이런 양식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자신들에게 들어오는 사람은 모두가 깨끗하다는 착각에 빠져 있습니다. 지금 각 계파가 서로 몰려오는 민주통합당은 이런 자신이 마음껏 지어내는 논술 심사보다 철저하게 배경을 조사해서 도덕적으로 완벽한지 검증해야 합니다.
행여나 도덕적인 문제가 있거나 범죄 사실이 발각되면, 새누리당보다 더 공격을 받고 국민의 실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민주통합당이 지금 놓치고 있는 것은 야권연대입니다. 야권연대 어렵습니다. 그리고 야권 연대를 한다고 무조건 승리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야권연대는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문제는 이런 진행을 공천 심사와 함께 전략적으로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공식적인 루트가 아니라 통합진보당 지도부와 함께 논의하고, 만남의 자리를 갖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합니다.
정치는 도덕적으로는 깨끗해도 방법은 언제나 치밀하고 온갖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다양한 문제와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정치이고, 그래서 정치가 어렵습니다.
통합진보당과의 의견 차이가 있다고 무조건 민주통합당이 배제하는 모습이나 자신이 더 크다고 통합진보당과의 대화를 아예 단절하는 모습은 나중에라도 작은 구멍이 배를 침몰하게 만드는 일과 다를 바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요새 민주통합당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니,저보고 통합진보당 아니냐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저는 민주통합당도 아니고 통합진보당도 아닙니다. 국민의 기대를 받고 있는 정당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을 하고 그들이 국민의 지지를 온전히 유지하길 원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민주통합당은 아직 4.11총선을 대비한 그 어떤 놀라운 변화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신 차려야 합니다. 아직 총선은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새누리당을 무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못났으니 무조건 민주통합당이 이길 것이라는 착각은 버려야 합니다.
국민의 기대를 받는다면 그만큼 더 똑똑해지고 철저하게 정당을 운영하는 길만이 민주통합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첫댓글 서민들은 갈수없는곳이 바로 국회인가 봅니다.
참으로 알수 없는게 정치인듯 합니다.히 알리는게 중요 하겠지요
선거철만 되면 철새처럼 떠돌아 다니는 정치인들과
이 기회에 돈을 벌어 보자는 정당들,
국민들에게 저러한 부분을 정
격감지세를 느끼게 만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