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에는 발자국 이외에 아무것도 흔적을 남기지 마라는 리본의 구호를 보고.... 저는 산을 잘 타지는 못하지만 늘 산을 오르고 그 산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저 산에 내 마음을 묻고 내 인생 길의 갈길을 혼자 묻고 혼자 답을 합니다. 그 산에 오르는 길은 혼자 보다는 동행이 있으면 심심하지 않고 위험에 빠지지 않아서 동행과 함께 산에 자주 갑니다. 엇그제 6월 6일 연휴에 지인들과 함께 강촌에 있는 검봉산 을다녀왔습니다. 비교적 많은 시간인 4시간 정도를 걸었습니다. 산행 중에 짙푸른 산하가 보는 눈을 즐겁게 해주었고 맑고 시원한 바람과 솔향기는 너무나 좋은 추억이고 구곡폭포의 장관 과 맑고 고운 자연의 합창을 들었지요. 특히 검봉산 정상에서 보는 경치는 환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보다는 낮은 봉우리를 여러개를 오르고 내렸지만 그 나름대로 흉내낼수없는 모습에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긴 산행 중에 등산 길목에 있는 나뭇가지에 주렁 주렁 매달린 오색의 각종 리본을 보았읍니다. 나는 그 리본을 하나 둘 나뭇가지에서 풀어주고자했으나 그것도 여의치를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나보다 몇살 나이를 더 먹었다고 생각되는 50대후반(60대초반)추정되는 분이 자기부인과 함께 와서 눈을 부라리는 것이었습니다. 남이 메어놓은 리본을 풀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충분히 말할수는 있는 상대였지만 참는 것이 복이라고.... 참고 말았지만 그 권위적이고 아집으로 뭉친 눈을 용서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그말대로 참았습니다. 그 리본 때문인지는 알수없지만 많은 나뭇가지...신성한 산천초목이 몰썽 사납게 어지러웠습니다. 참 안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청주서원대학교 평생교육원 등산반 리본도 있었고 경북대학교 병원 리본도 있었고 어떤 부부의 애정어린 등산기념리본도 있었고 우유회사 리본도 대전시청의 리본도 이름을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의 단체나 개인의 이름이 무수히 적혀있었습니다. 다른 사람 모르게 등산길 나뭇가지 리본을 풀어온 것이 적어도 50개는 넘는 많은 분량이었습니다. 그 풀어온 리본의 임자나 이름을 적고 싶었지만 개인의 이름을 열거하면 도리도 아니고 명예훼손의 우려도 있어서 그냥 생략합니다. 그 리본의 백미는 이랬습니다. 자연에는 발자국 이외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마라....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발자국 이외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마라는 그 개인명의 의 리본은 코팅까지 한 정말 대단한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요?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자청하는 사람들이..... 리본을 남기는 것이 어느 부부의 리본처럼 부부애정 확인의 징표랄까? 자기가 다녀갔다는 역사적인 의미를 남기려는 것일까? 하여간 영웅적이지도 주술적인 의미도 없을바에는 쓸데없이 자연을 훼손하고 불쾌감만 주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즐겁고 안전한 등산길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