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9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수출 인큐베이터(이병하 소장) 가 개소하고 34개월이 흘렀다.
지난 7일 알마티 수출 인큐베이터 이병하 소장을 만나 개소 후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 보았다.
인터뷰 내용은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 중진공 수출 인큐베이터의 역할은 무엇이며, 올해 어떤 활동을 했나?
– 한국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국내에 본사를 두고 해외 시장 개척을 희망하는 업체의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입주여부가 결정되며, 이후 입주한 업체를 대상으로 법인설립과 법률, 세무신고 등 입주기업 조기정착 지원과 입주업체의 품목별 시장조사와 바이어 발굴, 상담 지원 등 판로개척을 위한 서비스 지원을 하고 있다.
– 또한, 입주업체에 도움이 될 여러 가지 지원 방안을 찾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올해 2월부터 시작한 입주기업 제품 홍보 브로슈어 제작, 배포나 4월에 진행한 CIS 지역 통관/물류 세미나, 5월에 시작한 입주기업 제품 온라인(SNS) 홍보 추진 등이 될 수 있다.
– 입주기업 지원 외에 특성화 사업으로 현지에 정책 전수를 추진하기도 한다. 올해 카자흐스탄 중소기업공사 DAMU와 체결한 ‘혁신형 기업 육성을 위한 진단기법’ 수출 성과는 시스템 수출 첫 사례로 2년간의 끊임없는 노력이 만들어 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혁신형 기업 육성을 위한 진단기법’이란 업체의 문제점을 경영기술 전문가가 진단해 중진공이 보유한 자원(자금, 연수 시스템, 마케팅, 컨설팅)을 활용해 종합지원함으로써 성장을 유도하는 시스템이다.
– 상반기에는 앞서 이야기한 브로슈어 제작과 배포, 통관 물류 세미나, 온라인 홍보 활동 이외에도 3월 우즈벡 타슈켄트에 입주기업 6개사가 참가한 시장개척단을 파견해 시장조사와 바이어 상담을 통해 6만4천 불의 계약체결과 2천 불의 계약추진 성과를 이뤘다.
– 그리고 시장개척단 지원과 방문단 지원, 경제 동향 및 현지 지원제도 보고서 발간과 배포 등의 활동을 지속해서 하고 있으며, 특히 아스타나 엑스포와 연계해 진행한 KOREA PREMIUM 팝업 스토어에 중진공 부스를 운영 PPL 18개사 제품 전시를 통한 바이어 연계사업을 추진해 20개 바이어를 발굴하고 현재 지속적인 상담 지원을 하고 있다.
– 수출 인큐베이터의 중요한 역할을 또 하나 언급해 보면, 바이어에게 수출 인큐베이터에 입주한 업체는 한국 정부에서 지원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하게 해 업체에 대한 신용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계약 기간도 1/3 정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2015년에 6개 업체가 입주했고, 2016년에 1개 업체가 입주해 현재 7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 입주업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산화철안료를 제조하는 ‘중부케미칼’, 지게차 등을 유통하는 ‘로드인터내셔널’, 색채선별기 등을 제조하는 ‘대원GSI’, 인조대리석과 보일러 등을 유통하는 ‘제이에프에스인터스트리’, 철도신호체계를 제조하는 ‘혁신전공사’, 농업용 필름을 제조하는 ‘태광뉴텍’, 자동차 조향과 현가제품을 제조하는 ‘네오씨티알’이 카자흐스탄을 포함해 중앙아시아 시장 활로 개척에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 중진공 알마티 수출 인큐베이터가 개소한 지 34개월이 흘렀는데, 그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나?
– 최근 자료가 보여주는 성과로 본다면 괄목할 만한 결실을 이뤘다고 볼 수 있지만, 이것은 34개월간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2015년 6개 업체와 함께 이뤄낸 성과는 113만 불 이었다. 그리고 2016년 1개 업체가 추가 입주해 7개 업체에서 324만 불, 올해 7월 기준 2,781만 불로 2015년 대비 24.6배가 늘어난 수치이다.
• 한국에 카자흐스탄은 어떤 의미가 있고, 앞으로 카자흐스탄 경제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 한국 기업 중 자본 규모로 보면 99%, 종사자 기준으로 보면 88%가 중소기업에 해당한다. 한국은 필연적으로 수출을 해야 하는 경제구조로 되어 있고 남미와 중앙아시아가 미개척시장으로 기업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미개척 시장에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뛰어들지만, 물류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대부분의 바이어가 한국제품의 품질은 좋지만, 가격이 비싸다고 말하는데, 70%를 수입에 의존하는 카자흐스탄은 아직은 품질보다 가격에 따라 구매력이 결정된다. 따라서 물류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중국제품과 가격 면에서 경쟁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유라시아경제연합 출범 후 러시아 제품이 시장에 확산하는 추세를 보이고, 카자흐스탄에서 생산된 제품은 유라시아경제연합국으로 수출 가능하다는 것과 카자흐 정부의 자국 제품 우선 구매 정책, 저렴한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아이템에 따라 다르겠지만, 카자흐스탄에서 제조업에 대한 가능성은 있다고 보인다.
- 기업 하기 어려운 것은 개발도상국에 나타나는 공통 현상으로 보이며, 앞으로 나아지고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따라서 미리 현실을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카자흐스탄이 사업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에 동의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그만큼의 결실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단 많은 준비와 꾸준하고 지속적인 관계 유지, 신뢰 구축을 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러시아 경제 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카자흐스탄 경기가 6월을 기점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고, 여러 통계자료를 봐도 보고서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또한,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수출 동향을 살펴봐도 한국의 대카자흐스탄 수출이 2015년에는 전년 대비 50%가 줄었고, 2016년에도 전년 대비 20%가 줄었지만, 2017년 6월 말 기준 자료를 보면 93.8%가 증가했다. 카자흐스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러시아의 경제도 2016년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2017년에는 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 그리고 알마티 수출 인큐베이터에 입주해 있는 업체들은 카자흐스탄을 교두보 삼아 중앙아시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발표한 외환 자유화 정책은 우리 중소기업의 우즈벡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 같다.
• 알마티 수출 인큐베이터 2017년 하반기 계획은 어떤 것이 있는가?
- 9월에 입주기업별 서카자흐스탄 주 상담회 개최, 10월 창업사관학교 입교생 대상으로 해외 연수프로그램과 바이어 초청 상담회가 계획되어 있다. 그리고 올해 체결한 DAMU와의 기업진단시스템 전수사업 지속 일환으로 9~10월경에 중진공 전문가를 파견해 컨설팅 과정을 진행하며 기업진단보고서 작성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과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11월에는 CIS 국가별 진출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계획하고 있으며, 12월은 입주기업별 동카자흐스탄 주 상담회 개최가 예정되어 있다. 입주기업 제품 시장조사와 바이어 상담 지원, 매월 경제 동향 보고서 배포는 상시 계획되어 있는 내용이다.
다음은 알마티 수출 인큐베이터 지원성과 우수사례 기업인 ‘대원GSI’(영업소장 김주연 대리)를 만나 사례를 들어 보았다.
대원GSI는 곡물 가공 플랜트 및 곡물 관련 기계를 제조하는 종합미곡처리 사업을 하는 업체로 1970년 경북 칠곡에서 도정기로 시작해 농협 현대화 사업에 참여 색채 선별기를 최초로 개발 현재 태국, 인도, 중국, 러시아, 중남미 등에 지사와 사무소 형태로 진출해 있으며, 알마티 수출 인큐베이터에는 2015년 9월 입주했다고 한다.
러시아 진출은 11년 정도 되었고 곡물 처리의 80~90% 정도의 설비를 대원GSI에서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에는 2개 기업 플랜트 설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은 아직 단품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플랜트 설비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되고 있어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의 곡물 처리시설은 구소련 시절의 노후제품을 사용하며 필요에 따라 단품만 교체하거나 터키, 러시아에서 설비하는 상황으로 대원GSI의 성능은 유럽 설비와 비슷하고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에 시장 진출에 유리하다고 한다. 규모의 곡물을 처리하는 플랜트 설비 비용은 최대 100~120만 불 정도라고 한다.
시장개척에 어려운 점에 대해 지자체에서 개별적으로 시장개척단을 구성해서 올 때 현지에 있는 중진공이나 코트라와 상호 협력해서 기존에 진출해 있는 동종 업체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한국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응원해야 하지만, 간혹 동종업계에서 시장개척단으로 참가해 기존에 진출한 업체가 현지 바이어와 진행하고 있는 계약에 장애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중앙아시아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조언으로 ‘위기가 기회다’라는 생각으로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서 더 발전시키고 투자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대원GSI는 알마티 수출 인큐베이터에 입주한 2015년에 1.1백 만 불, 2016년에 3.2백 만 불, 2017년 6월 말 기준 22.2백 만 불을 달성하는 수출실적을 이뤄냈다.
/한인신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