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개발도 재건축 호재도 금리 앞에 장사 없다.
비즈니스워치, 나원식 기자, 2022.08.27.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든 걸까요. 전국 집값이 1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초고층 개발로 들떠 있던 용산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이던 강남도 예외 없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금리 공포'가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이다. 수요가 크게 위축하면서 이른바 '급급매'만 간간이 팔리는 역대급 거래절벽이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1. 1기 신도시 등 수도권 낙폭도 확대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 주(2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4% 하락했다. 전주(-0.09)보다 하락 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지난 2012년 8월(-0.14%) 이후 10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수도권 아파트값도 전주 -0.12%에서 -0.18%로 낙폭이 급격하게 확대했다. 수도권 역시 2013년 1월(-0.19%) 이후 9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1% 떨어졌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25개 자치구 아파트값이 모두 떨어졌다. 대통령실 이전에 이어 용산정비창 초고층 개발 등 호재가 겹겹이 이어졌던 용산구도 예외 없이 하락 폭이 커졌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버티던 서초구 역시 -0.01%에서 -0.02%로 낙폭이 확대했다.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노원구(-0.23%)와 도봉구(-0.22%) 등의 하락세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1기 신도시의 경우 정부가 대대적인 재정비를 공약했다가 정책 추진을 미루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실망감이 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고양시(-0.12%)와 성남 분당(-0.13%) 등 주요 지역의 집값도 떨어졌다.
부동산원은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로 매수 문의가 한산한 가운데 매물 가격 하향 조정이 지속하며 하락 폭이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2. 금리 계속 오르고, 집값 고점 인식 확산된다.
집값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입니다. 우선 금리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또 한 차례 올렸다. 연내 3%까지 올리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말쯤이면 연 7%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시장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위축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보유자는 물론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수요층들도 달라진 대출 금리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후에도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수요 위축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앞으로 집값이 떨어질 거란 전망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2년 8월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주택 가격 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76으로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 지수가 100 이하면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답변이 많다는 의미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아지거나, 거래량이 과거 평균 수준으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지금의 약세 국면이 더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기사 내용을 보완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