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기포교사 고시에서 1차로 합격한 예비포교사들의 오리엔테이션이 열리던 3월
10일 일요일.
심함 감기몸살로 몸은 천근만근 이었지만 며칠 전부터 들떠 있던 기분에 마음만은
가볍게 집을 나섰다.
명덕노타리 대구경북포교사단 앞에서 두 대의 버스가 통도사로 출발을 했다.
1300여 년 전 자장율사께서 창건을 하셨다는 통도사.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어 불보종찰로 더 잘 알려진 통도사.
우리나라 여덟 개 총림가운데 하나인 영축총림 통도사.
하지만 그렇게 알려진 것보다 통도사가 우리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은 회주
큰스님께서 수순중생원의 대원을 품으시고 출가를 하신 곳이기 때문이다.
큰스님께서는 이곳 통도사에서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다 외워갈 때쯤에 꿈을 꾸셨다
고 한다.
머리엔 보관을 쓰시고 구슬달린 아름다운 옷 입으시고 자비하신 미소를 머금으신
어머니 관세음보살님의 손을 잡고 별이 가득한 하늘에 뭉개구름을 타고 나르는 꿈을.
봄빛이 내리는 영축산 기슭은 예비포교사들의 방문을 축복해 주듯 바람한 점 없고
파란 하늘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이었다.
큰스님께서 깨진 얼음장 아래 흐르는 물로 세수를 하셨다는 계곡.
해빙을 맞은 영축산 계곡은 맑은 물이 졸졸졸 흐르고 관음전 영산전 앞의 홍매화는
벌써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한가하게 꽃구경이나 할 봄나들이가 아니었기에 관광객들 사이로 걸음을 재촉했다.
먼저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을 참배하고 설법전으로 향했다.
설법전 앞 뜨락에서는 선배포교사님들께서 따뜻한 연잎차를 준비해 놓으시고 반갑게
맞아주시는 덕분에 긴장된 몸과 마음을 잠시 녹일 수 있었다.
포교사단 창립13주년이라는 현수막이 커다랗게 걸려있는 넓은 설법전 법당 안은 전국
에서 모여든 선배 포교사님들과 18기 1차 시험에 합격한 예비포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빈틈의 여지가 없었고 우리는 일행들과 여기저기 흩어져 앉아야 했다.
오리엔테이션에 앞서 포교사단 창립 13주년 기념 법회가 열렸다.
식전행사로 포교사단 13년의 발자취를 영상물로 관람하고 개회선언에 이어서 전국포교
사단 10개 지역단의 단가와 단장님들이 입장을 하고 삼귀의, 반야심경, 포교사의 노래
제창, 내빈소개 등의 순서로 기념법회가 진행이 되었다.
통도사 주지스님께서 축사를 해 주시고 청법가를 올려 포교원장스님의 귀한 법문을 청해
들었다.
포교사단 합창단의 축가와 사홍서원을 끝으로 기념법회는 끝이 났다.
통도사 공양간에서의 점심공양.
몇 번을 참배한 사찰이지만 이곳에서의 공양은 처음이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인지 시장이 반찬이라더니 비빔밥과 함께 나온 시락국 맛이 꿀맛이
었다.
도반님들과의 달콤한 휴식시간이 지나고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다.
첫번째 시간에는 포교원 포교팀장님의 대한불교조계종단의 이해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포교사 고시를 준비하면서 수없이 훑어본 내용들, 불자라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정
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하는 우리불교사의 중요한 내용들을 다시 한 번 숙지하고 익히
는 시간이었다.
무사히 하루 일정이 끝나고 우리절의 창건 이념처럼 온 세상의 정토구현을 위해서 기꺼이
헌신하리라는 생각을 하며 돌아서 오는 길에 통도사 일주문은 점점 멀어져 갔다.
이곳 통도사로 출가를 하셨던 큰스님께서 누가 일주문에서 기다린다는 전갈을 받고 소나기
가 와도 뛰면 안 된다는 행자의 신분으로 걸어 나와 보니 부모님께서 그 기둥에 기대어 슬피
우시더라는 통도사 일주문.
그 일주문의 아련한 기억을 뒤로 하고 차에 올랐다.
지난해 4월부터 11개월간 동고동락 해 오던 18기 대비반들이 공부를 하는 동안 많은 선배포교
사님들의 정성어린 손길이 이어졌다.
자체 구성된 교수진들에 의한 체계적인 수업. 매달 간식비를 후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선배님들의 정성, 이 모두가 우리절의 저력이라고 생각하며 감사했다.
높은 합격률과 포교사 최다 배출사찰 등 우리 절이 이어온 전통과 대내외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선배님들의 노력과 명성을 생각하면서 시험은 그 만큼 부담으로 자리 잡고 있었지만 그래도
대구큰절과 각 도량을 포함하여 48명 지원자 중 45명이 합격을 할 수가 있었다.
올 해는 300명의 대비반을 구성할 계획이라 한다.
꼭 포교사기 되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스승님으로부터 귀한 가르침을 받고도 익히지
못하여 불교지식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누구라도 한 번 쯤은 꼭 복습해야 할
과정이라 생각이 된다.
2014년 19기 대비반에도 많은 동문님들이 신청을 하여 정진 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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