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서울행 고속버스에서 조만희 장로님을 만났다.
시온성교회 원로장로이신 그분은 41년생이신데 한양대학교를 졸업하신 보기 드문 지식인이시다.
지금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시는 조장로님은 나를 잡고 간단히라도 점심을 하자고 하셨다. 마침 퓨젼 중국집이 있었다.
10년만에 고속터미널에 오셨다는 장로님은 추억의 자장면을 드시겠다고 하셨고, 난 쌀쌀한 날씨를 이기려 짬뽕을 주문했다.
20분 남짓 지나는 동안에도 장로남께서는 유튜브이야기, 동영상 편집...요즈음의 새로운 학습과 도전에 대해 설명하셨다.
그랬다. 제천시에 처음으로 청소면문화의집을 개관하고 운영을 함께 할 때에도 장로님은 늘 학생들과 눈높이가 같았다.
주말이면 학생들을 인솔해 제천지역 역사문화탐방을 다니며 많은 공부를 함께 하셨다. 의병의 역사, 의림지와 구석기문화...나는 장로님을 제천학 교수라 명명하고 싶을 정도였다.
짬뽕을 빨리 해치운 나를 보시며, 천천히 들라며 '건강하고 열정적인 이근규'가 보기 좋다고 격려하신다. 기실 여의도에서 긴급회의가 있어 점심시간이라야 20분 정도만 있었다.
물마시는 동안 휴대폰을 꺼내드신 장로님께서는 카메라를 켜시고는 '인물'로 설정하신 후 나를 실물보다 낫게 촬영해주셨다. 서비스라고 하시며...
고터를 나서서 바람부는 거리를 아주 천천히 함께 걸었다. 예전보다 걸음걸이가 느려지신 장로님을 택시정류장까지 모셔 드리고 서둘러 지하철 고속터미널역으로 향했다.
마침 9호선 급행열차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