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먼지 공화국'이라는 오명이 털기 어려운 묵은 때로 자리잡을 모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최악이라는 서울의 대기오염이 지난해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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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28일 펴낸 '2003년 환경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서울.부산.대구 등 다섯 곳의 미세먼지 오염 수준이 2001년보다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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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경우 ㎥당 미세먼지 오염도가 2001년 연평균 71㎍(마이크로그램, 1천분의 1㎎)에서 76㎍으로, 부산은 60㎍에서 69㎍, 대구는 67㎍에서 71㎍으로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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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프랑스 파리 24㎍이나 미국 뉴욕 28㎍, 일본 도쿄(東京) 40㎍은 물론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로마(60㎍)나 멕시코 멕시코시티(5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또 인천은 52㎍에서 57㎍, 대전은 48㎍에서 53㎍으로 미세먼지가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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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광주는 57㎍에서 52㎍으로, 울산은 55㎍에서 54㎍으로 오염도가 줄었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미세먼지 측정이 시작된 1995년 78㎍에서 98년에는 59㎍까지 줄었으나 다시 증가해 지난해에는 95년과 비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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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환경백서는 "자동차의 지속적인 증가로 미세먼지가 많아졌고 봄철에 집중된 황사의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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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에서는 모두 16일간 황사가 관찰돼 2001년의 27일보다는 적었으나 예년에 비해서는 많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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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황사가 많은 봄철(3~5월)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서울이 1백17㎍, 부산.대구가 93㎍에 이르렀으나 여름철(6~8월)에는 서울 51㎍, 부산 59㎍, 대구 30㎍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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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많아지면 천식.기관지염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고 심하면 진폐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심장질환.뇌졸중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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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는 황사뿐 아니라 자동차, 특히 트럭.버스 등 대형 경유차의 배기가스가 주요 발생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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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환경부는 경유차 오염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수도권 대기질 개선 특별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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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주요 도시의 아황산가스.산성비.질소산화물.오존.일산화탄소 등 다른 대기오염 항목은 연료의 개선 등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약간씩 개선됐다고 환경백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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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강 팔당.낙동강 물금.영산강 나주.금강 부여 지점 등에서 측정한 전국 4대 강 수질의 경우도 팔당의 생물화학적 산소 요구량(BOD)이 2001년 1.3ppm에서 지난해 1.4ppm으로 약간 악화됐을 뿐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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