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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리절 불암사 원문보기 글쓴이: 素雲
說話 |
"사라(婆羅)'는 이곳 말로 번역하면 고원(高遠:높고 멂)이라 하며,
또 견고(堅固)라고도 란다.
"쌍수(雙樹)"라 함은 네 쌍에 여덟 포기[八雙]인데,
사방이 모두 하나는 마르고 하나는 무성했다 하였다.
여기서 "무성했다" 함은 항상함 등에 비유한 것이고,
"말랐다" 함은 무상함 등에 비유한 것이다.
여래께서 그 복판에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누우셔서 열반에 드실 때
모두가 학(鶴) 빛으로 변했다 함은
참 항상함[眞常]. 참 즐거움[眞樂]. 참 나[眞我]. 참 맑음[眞淨]에
비유한 것이다.
"가섭이 늦게 도착했다[迦葉後至]"함은
『열반경』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가섭과 여러 제자들이 기사굴간(耆闍崛山)에서 선정[正定]에 들었는데,
선정 중에 보니 천지(天地)가 어둡고 일월(日月)이 광채를 잃고
새와 짐승이 슬피 울었다.
분명 세존께서 입적(入寂)하셨음을 알았으나
부처님을 공경하는 까닭에 감히 날아서 가지 못하고
길을 따라 빨리 가서 7일 만에 구시나성(拘尸奈城)에 이르니,
세존께서 입적하신지 이미 7일이 지난 뒤였다.
가섭이 이렇게 읊어 슬퍼했다.
'세존의 열반이 어찌 그리 빠르신고/
대비(大悲)하시니 나를 기다리지 못할리 없으실터/
내 이제 여래의 정수리에 정례(頂禮)하고/
다시 여래의 가슴에 정례하고/
다시 대성(大聖)의 손에 정례합니다./
다시 여래의 허리에 정례하고 다시 여래의 배꼽에 정례하고/
다시 정성으로 여래의 발에 정례하오니/
무엇 때문에 부처님의 열반을 보지 못하옵니까?/
바라건대 저에게 경례할 곳을 보여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 관으로부터 두 발꿈치를 보이시고,
천 폭의 바퀴 모습[千輻輪相]으로부터 관명을 놓고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시고는 다시 관으로 들어가
전과 같이 닫히고 봉해졌다."
"관 속에서 두 발꿈치를 내어 보이셨다[槨示雙趺]" 함은
자명(慈明)이 이부마(李駙馬)에게 보낸 편지에
두 발을 그려보냈으니 오가매 서로 만난다는 뜻인가?
사람마다 발꿈치 밑에 혼침하지도 않고 들뜨지도 않는
한 가닥의 살 길[活路]가 있다는 뜻인가?
신령한 근원이 맑고 고요하여 예도 이제도 없고
묘한 본체가 신령하고 맑거니
무엇이 태어남이고 무엇이 죽음이겠는가?
그러므로 니련하(泥連河) 가에서 관으로부터 두 발꿈치를 내보이셨고,
웅이산(熊耳山) 앞에 외짝 신을 남기셨다 하였으니,
이것이 세 곳의 전심[傳心]이다.
삼처전심(三處傳心)에 대하여 헤아리는 이가 매우 많다.
어떤이는 오수증(悟修證) 세 단락[程節]으로 배대하기도 했는데,
"오수증'이란 닦아 나아가는 이가 습기를 연마해 다스리는 일이지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일은 아니다.
우선 교문(敎門)에서도 끝내 인과(因果)를 잊는 것으로 극치를 삼는데,
종문(宗門)의 비조(鼻祖)라고 일컫는 이들이 도리어
교문의 근기에도 미치지 못하고서 오수증으로써 능사를 삼는다면,
석가노자께서 어찌 그들을 교외별전의 표준이라 하시겠는가?
이미 스스로가 그 종지를 파괴했고,
또 불조(佛祖)를 비방하는 것이 된다.
또 어떤 이는 체용증(體用證)3구(句)로써 배대하기도 했는데,
나는 또 불가하다 하노라.
"3구"란 격식[矩模]일 뿐인데, 만일 진정 교외별전이라면
3구가 없어졌다 해도 불가하거늘
하물며 격식을 여의지 못한 처지이겠는가?
또 어떤 이는 최초구(最初句)와 말후구(末後句)와 중간구(中間句)
로써 배대하기도 하였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말후구를 알고자 한다면
태어나기전[未生時:최초구]을 눈치채라[看取]"하였으니,
특히 최초구와 말후구가 같지는 않지만 실은 하나라는 뜻이다.
이미 최초구를 전해 받은 이가 다시 말후구를 밝힌다는 것은 옳지 못하고
또 덧붙은[贅][음(音)은 취(觜)이며 풍(風)이 맺혀서 병이 된 것을 말한다.
남자가 여자 집에 붙어 사는 것을 췌[贅)라한다.]
중간구라는 것은 어떤 구인가?
또 어떤이는 현전(現傳)과 밀전(密傳)으로 배대하기도 하는데,
어떤 근거에서 그렇게 말하는지 모르겠다.
단지 현교(現敎)와 밀교(密敎)라는 말은 들었어도
현전과 밀전이란 말은 듣지 못했으니,
이 삼처전심을 현전했다면 어떤 소식을 전했으며,
밀전했다면 어떤 소식을 전했겠는가?
또 어떤 이들은 말하기를
"세존과 가섭은 처처(處處)에서 만났으니 어찌 삼처일 뿐이겠는가?"
라고 하는데, 이는 근거없는 말이며 심히 황당한 말이다.
삼처전심이란 천하의 공론이요, 어느 한 사람이 지어낸 말이 아니다.
원오(圓悟)가 승 수좌(勝首座)에게 보인 법어에서
"석가모니께서 다자탑(多子塔) 앞에서 자리를 나누실 때
이미 이 법인(法印)응 비밀히 전하셨고,
그 뒤에 염화(拈花)하시니 이것이 제2중(第二重)의 공안이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분명한 증거이다.
근(勤:圓悟克勤)은 바른 법맥을 친히 전해받아
임제(臨濟)의 적손(嫡孫)이 되었거늘,
어찌 허망하고 실없는 헛소리를 즐겼는가?
그런즉 앞에 말한 것들이 이미 옳지 않으니, 이것 말고는 어떠한가?
이제 남의 흉을 무릎쓰고 주각(注脚)을 붙이리라.
세존께서 다자탑(多子塔) 앞에서 인천(人天)을 위하여 설법하신 것은
한 사람이 거짓을 전하매 만인이 실(實)을 전하는 것이요,
가섭이 나중에 도착한 것[惺惺着]이며,
세존께서 자리를 나누어 앉게 하신 것은 착(錯)이요,
사람을 죽이려면 살인검[殺人刀]이라야 한다고 했으니,
허물이 적지 않도다.
그러나 그러한 소굴[窠窟]에서 뛰쳐나와야
바야흐로 따로 전하는 정맥은 분(分)을 넘는 밖의 일임을 알 것이다.
"대중들이 어리둥절했다[大衆罔措]" 함은
인천의 백만억 대중뿐만 아니라 삼세(三世)의 부처님들이나
역대의 조사들도 역시 어리둥절해야 한다.
삼세의 부처님들이나 역대의 조사를 말하지 말라.
석가나 가섭이라도 역시 어리둥절해야 한다.
세존께서 영산(靈山)에 계시는데,
하늘에서 네 가지 꽃이 한 조각, 두 조각,
내지 천 조각, 만 조각이 어지러히 내렸다.
이때 세존께서 꽃을 들어 대중들에게 보이시니 착(錯)이요,
사람을 살리려면 모름지기 사람을 살리는 검이라야 한다고 했으니
어지러움[狼藉]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말 잔치[葛藤]을 물어뜯고 나와야만
바야흐로 정법안장(正法眼藏)을 전해 줄 곳이 있음을 알게 되리라.
"가섭이 미소하였다" 함은
소리를 알았다면[知音] 늦은[後] 줄 알지니
다시 뉘라서 정법안장이 그 눈먼 나귀에 의해 멸할 줄 알리요.
"나에게 정법안장이 있는데..."라 함은
4. 5백 가닥의 꽃버들 거리요, 2. 3천 처소의 관현루(管絃樓)인데,
일합상(一合相)을 얻을 수 없다고 한 수보리(須菩提)에게
30방망이를 먹임이 좋을 것이다.
"세존께서 사라쌍수 사이에서[世尊在沙羅雙樹]..."라 한 것은
아이고, 아이고[蒼天蒼天] 할 일이요,
"가섭이 늦게 도착하여 관을 세 바퀴 돌았다[迦葉後至遶槨三匝]" 함은
도장 자국[印文]이 생겼으니 조상 때에 똑똑치 못하여
재앙이 자손에게 미쳤다 하리라.
세존께서 관 속에 두 발꿈치를 내어 보이셨다[世尊槨示雙趺]" 하니,
착착(錯錯)이요, 물소가 달구경을 하니 문채가 뿔에 생겼고,
코끼리가 번개 빛을 맞아 꽃이 어금니에 드니 허물 됨이 적지 않다.
그러나 비록 그 함정에서 뛰쳐나와야
다비후품(茶毗後品)이 유통될 수 있음을 알리라.
가섭이 절을 했으니, 왕파(王婆)는 끝내 찜떡 찌기에 능했는가?
원수는 맺은대로, 빚은 진 대로로다.
대중들이 어리둥절해 했으니, 남북동서로 오가는 나그네여.
밤이 깊어지자 다 같이 천 길 바위의 눈[雪]을 본다 하리라.
해인(海印)의 송은
관을 세번 돌고 관에서 두 발꿈치를 보인 것이 허물인 것 같기 때문이다.
설봉(雪峯)의 염에서
"이일을 알았으면 그만두라[知是般事便休]" 한 것은
큰 열반에 들었다는 것이 이 일을 아는 것이라
별달리 두드러진 것이 없다는 뜻이니, 설명할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않았더라면[不是]"에서부터
"더욱 심하게 속을 뻔했다[熱謾]"까지는
관을 세 번 돌고 절을 한 것이 정신을 차린 것이라는 뜻이다.
"선상을 치면서[拍禪床]"에서부터 "산산조각이 났구나[百雜碎]"까지는
만일 가섭이 세 번 돈 경지를 알면
어디에 다시 황면노자가 있으리요 한 뜻이다.
*착(錯) : 틀렸다는 뜻의 할의 일종이다.
*일합상(一合相) : 하나로 합친 모습이다.
*착착(錯錯) : 잘못되고도 잘못되다라는 뜻이다.
*코끼리가 번개 빛을 맞아 꽃 :
번개의 광채가 상아에 반사된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선문염송. 염송설화((禪門拈頌 拈頌說話) 중
제2권 대각세존 석가문불(大覺世尊 釋迦文佛)
37. 쌍부(雙趺) p225~p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