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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동안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통통해진 얼굴이 한가위 보름달처럼 빛나려합니다.ㅎ~
파란 하늘에 살짝 스치는 바람이 참 좋습니다.
집에서 찌부뚱한 기분으로 가만히 보내기에는 아까운 아름다운 날씨에 낚이여(?)
전날 저녁 한강변 걷기 번개도보를 급히 훅~ 올렸습니다.
점심이 지난 오후 2시에 늦으막하니 여유있게 만나 14분이 함께 즐겁게 걸었습니다.
'구름낀 맑음' 예보가 '한때 비온 후 맑음'으로 바뀌어 보슬비가 오락가락하며 습도가 높아
시원한 한강변 바람을 자랑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무거운 구름 덕분에 햇빛 걱정 없는 길,
모기 걱정, 날파리 걱정없는, 멜랑꼬레 분위기 있는 길을 걸으셨네요 하는 긍정 시각의
자랑질(^^)을 잊지 않았답니다.ㅎㅎ~
개화산역에서 만나 2번 출구로 나와 강서둘레길이 시작되는 개화산을 오릅니다.
사실 '오른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쫌 과장된 128m의 낮은 야산이랍니다.
그래도 비록 높이는 낮지만 일단 숲으로 들면 제법 깊은 숲속을 걷는 듯한 밀도와 꼭찬 느낌이 참 좋습니다.
급하게 올린 번개 공지였는데도 멀리서, 가까이서 오셔서 함께 걷기를 즐기셨습니다.
토요일로 올릴까 일요일로 할까 고민하다 맑음으로 예보된 토요일로 올렸더니 막상 임박해서 보슬비가 살짝 내립니다.
한숨 꼴딱오르니 등에서 땀이 촉촉히 배어납니다.
여기는 해발 101m 지점이네요. 지금부터는 개화산 허리를 두르는 무장애숲길을 따라 편한 길을 걷습니다.
오늘은 산책처럼 힘들지 않은 숲길, 마을길, 습지길, 강변길 등의 10km 정도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작은 산이지만 일단 산에 들면 주변 건물이나 소음과 차단되는 아늑함도 있어 좋습니다.
구석구석 작은 공간에 관상용 꽃들도 잘 자라고, 나무이름도 붙이고, 곳곳에 친절한 안내판들이 있어
이리저리 살피며 걷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궁금하던 참나무 종류 공부도 하구요~~
저도 아는 꽃이 나오길래 슬쩍 아는 척~ 좀 해 보았습니다.ㅎ~
이건 누리장나무인데 아직 꽃이 남아 있는 것도 있고, 이미 열매가 곱게 물들어 가는 것도 있습니다.
오늘은 중심부의 약사사를 거치지 않고 외곽으로 군부대 앞을 지나 헬기장으로 이동합니다.
개화산에도 봉화대가 있었다고 하는데,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봉화대 모형을 세워 놓았습니다.
전라도 순천에서 오는 봉화를 받아 남산 제5봉수에 전하였다합니다.
▶걸으면서 봉화대(烽火臺)와 봉수대(烽燧臺)의 차이가 뭘까 얘기했었지요?
봉화대는 고대 변방에서 연기와 불을 이용, 긴급 상황을 알리기 위해 토성(土城)으로 축조한 초소로
봉후(烽候)라고도 합니다. 대낮에 연기로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것을 ‘봉(봉화 봉烽)’이라 하고,
저녁에 불을 놓아 위급함을 알리는 것을 ‘수(부싯돌 수燧)’라고 했는데, 흔히 '봉화'라 통칭합니다.
정상부에는 너른 공터와 헬기장, 전망대도 있습니다.
개화산전망대에서 간식도 먹으며 쉬어 갑니다.
이곳은 서울의 전망 좋은 해맞이 장소로도 꼽히는데 오늘은 구름이 짙어 멀리 원경은 보이지 않네요.
봄이면 전망대 주변으로 백당나무, 팥배나무 등 흰꽃들이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겸재 정선이 양천현감을 지냈을 때 이곳 양천현 지역에서 한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며 그린
행호관어(행호에서 고기잡는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행호는 행주산성 앞 한강을 말함), 개화사와
낙건정 등 많은 그림이 전합니다.
한강 너머로 왼쪽이 덕양산이고 여기에 행주산성대첩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오른쪽 빨간다리는 방화
대교입니다. 날이 맑으면 북한산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오고 주변 고양시, 하늘공원 등 일대가 훤히 조망됩니다.
▶개화산에는 나름 전설도 전한답니다.
개화산(開化山)의 원래 이름은 주룡산이라 하였는데 신라 때에 主龍 선생이라는 한 도인이 이 산에
살면서 매년 9월 9일에는 동자 두 세 명과 더불어 높은 곳에 올라가 술을 마시며 구일용산음이라
하였으므로 주룡산이라고 하였다하고, 선생이 돌아간 후에 그 자리에는 이상한 꽃 한 송이가 피어나
이를 두고 사람들은 개화산이라 일컬었다하기도 하고, 산의 모양이 꽃피는 형상을 하고 있어 부른
이름이라고도 합니다.
보슬비가 아름다운 물방울 보석을 만들고 있네요.
길은 개화산을 벗어나 상사마을로 내려갑니다.
잡초들이 자연스럽게 자란 계단에서 이 산책로의 역사가 느껴집니다.
상사마을을 지납니다.
서울에 이런 마을이 있나 싶은 시골스럽고 한적한 서울 서쪽 끝자락 마을입니다.
저는 오래된 개인주택의 정감있는 마당을 슬쩍슬쩍 들여다보는 재미도 즐겨한답니다.^^
과꽃, 금송화가 한창인 이런 이쁜 텃밭도 반갑고,
튼실하고 소담스런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오는 봉선화는 시골스런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샛노란 돼지감자꽃은 비록 핸폰이지만 통크게 클로즈업을 해 봅니다~^^
상사마을에서 한강으로 나가는 토끼굴입니다.
어린왕자 벽화 디테일이 멋집니다.
한강공원 강서지구 습지로 나왔습니다.
이곳에는 지금 수크령(수크렁)이 한창 개화해서 습지를 덮고 있습니다.
싱싱하고 토실토실한 수크령이 가을바람에 살랑이는 모습이 장관인데, 오늘은 보슬비를 흠뻑 담은
물방울 솜사탕이 되었습니다. 바지가 스칠 때마다 전해지는 차가운 물방울 감촉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무도 없는 발도행 만의 수크렁 벌판을 한가하게 산책하듯 걷습니다.
요즘 막 개화해 햇빛을 받을 때마다 빛나는 탱탱한 모습이 일품인데 오늘은 빛이 적어 죽은 색이 아쉽네요.
며칠 전 맑은날 산책길에서는 이런 빛깔이였어요.^^
그래도 흐린 덕분에 모기한테 헌혈은 안하신듯 합니다.ㅎ~
아, 그리고 요즘 한창 성하던 송충이도 쏙 들어가구요~^^;;;
들판을 가로질러 방향을 한강 남단으로 잡습니다.
사진 오른쪽 상단에 개화산이 보이고, 우리가 아까 지나온 군부대 시설물도 확인되네요.
한강으로 나오니 그나마 잔잔한 강바람이 조금이라도 스쳐갑니다.
시원하고 상쾌한 강바람도 듬북 선물해 드리려했는데 예정만큼 충분히는 못드려 아쉽습니다.~
다음에 또 놀러오세요. 그때는 옷깃을 여미도록 실컷 드릴께요~ㅎ.
벌판 오른쪽으로는 아라뱃길 자전거 길이 있어 제법 길이 복잡한데 이곳은 우리 뿐이에요.^^
쉼터에서는 자주자주 쉬어 가구요~~
풍성한 수크령의 매력도 담아봅니다.
수크령은 두 가지 종류인데, 이건 붉은 수크령~
그리고 이건 청수크령이랍니다.
다시 수크령 따라~
들길 따라~~
여기는 강서~
멀리 강동지역에서 오신 들바람님도 오랜만에 반갑게 뵈었습니다.^^
보슬비도 완전히 그치고 하늘의 짙은 구름도 서서히 흩어질 준비를 하는가 봅니다.
느낌 좋지요?~~~^_^
어느 미술학파 버젼도 흉내내어 담아봅니다.ㅎ~
이런 습지 들길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아, 드뎌 두꺼운 구름을 뚫고 햇빛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네요.
조금 더 열렸다면 이렇게 시작되는 노을을 보셨을거에요.^^
오늘은 오늘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는 날~
그 아름다움에 감사하며 걷는 길이에요.^^
수크령 습지 벌판을 벗어나 한강천변 오솔길로 접어듭니다.
(제 핸폰은 조금만 당겨도 이렇게 뭉개짐을 ..^^;;)
자연스런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습지가 아름답습니다...
오늘 처음 걷기에 참가하신 삼보승차님 인증샷도 남겨드립니다.
앞으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오른쪽으로는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고,
나무숲으로 가려진 너머에는 이렇게 이쁘고 편한 오솔길이 숨어 있습니다.
이쁜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좀작살나무 열매가 화려하게 익어갑니다.
가까이 다가서면 더 화려합니다.^^
얼마전에는 맹꽁이 소리가 압도적으로 울리더니, 오늘은 새소리, 찌르레기 같은 벌레 소리가 합창을 합니다.
네잎 클로버 행운은 그냥 사진으로 통째 담아옵니다~
봄부터 피어나기 시작한 애기똥풀이 아직도 건재합니다
친구와 단 둘이 걸을 때는 좀 으쓱한 느낌이 들 정도로 한적하던 길이
여럿이 함께 걷는 오늘은 두려움이 사라진 그저 멋져만 보이는 길입니다.^^
빗물을 살짝 머금은 촉촉한 길이 참~ 좋습니다.^^
꼬리조팝 나무꽃...^^
연꽃류인거 같은데??....
==>'물옥잠'으로 타박이님께서 확인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강 남단으로 이동 중~, 방화대교 아래입니다.
멀리서 구름이 좀 벗어나기 시작하지만 아직 하늘은 무겁습니다.
바람이 좀 더 불어주면 구름 이동이 빠를텐데,,,그래야 멋진 노을도 감상할텐데,,,,
그들은 고기를 낚고,,,
우리는 그들을 보며 걷기를 즐기고,,,,
각자 즐기는 즐거운 시간~~~^^
오늘 한강의 만남은 이런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방화대교 옆 투금탄도 지납니다.
형제가 우의를 지키기 위해 황금을 던져 버렸다는 뜻의 투금탄 전설이 전해지는 여울이 바로 이 근처라 합니다.
황금 받을 준비를 하는 분은 어느 분??~~^^
자전거와 보행로가 함께 있는 도로를 벗어나 다시 으쓱한(?) 오솔길로 접어듭니다.
대낮에도 인적이 드물고 제법 숲이 깊어 두어 명이 걷기에도 좀 긴장되는 곳인데
오늘은 자신있게 한적한 아름다움을 즐기며 걷습니다.
숲길이 끝나고 자전거 길과 나란히 하는 도로로 나왔습니다.
한동안 송충이가 꼬이더니 태풍 링링이 지나가고 오늘 보슬비가 내려서인지 거의 보이지 않아 다행~
이제 제법 구름이 흩어지고 파란하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잘 하면 노을을 기대해도 되겠는데.........?
백일홍도 한창 피어 아름다움을 더하는 한강변입니다.
오늘 목적지인 마곡대교에 이릅니다. 공항철도가 오가는 대교입니다.
이곳 쉼터에서 서쪽의 한강으로 스러지는 멋진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연결육교를 통해 서울식물원을 통과한 후 마곡나루역에서 걸음이 마쳐집니다.
지금 시간이 17:40분....
방화대교 위는 구름이 벗어나 붉어지기 시작합니다.
해는 사진 왼쪽 기계탑이 보이는 곳에서 노을로 붉어지며 떨어질 시간인데,
아쉽게도 그쪽은 여전히 검은 구름이 덮고 있습니다.
북한산 쪽으로는 파란하늘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순간순간 구름을 벗어나는 하늘 모습이 달라집니다.
바람도 살짝 불기 시작하는데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은 정도...
여유있게 쉬면서 구름을 벗어나는 노을을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해가 숨겨진 곳은 여전히 구름이 걷히지 않네요.
기다리는 동안 시장기를 느끼시는 것 같아,,,
오늘은 이 정도 모습에서 만족해야 될거 같습니다.^^
서울식물원으로 이어지는 육교 전망대에서 다시 담아보고 한강과는 안녕~~
올해 마곡지구에 새로 개장한 서울식물원으로 들어섰습니다.
습지원에 투영된 반영이 제법 아름답게 물들어가고 있네요.
서울식물원을 지납니다.
봄 개장할 때는 썰렁하더니 여름을 지나며 풀도 돋고 나무도 자리를 잡아가며 제법 안정되었습니다.
식물원 인공호수가 석양을 담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노을의 채도가 깊어집니다.
그리고, 마곡나루역에서 오늘 걷기를 마칩니다.
오늘 총 10km 정도를 무려 4시간 30분에 걸쳐 여유를 부리며 걸었습니다.^^
와~ 어느 분의 탄성이 흘러나오는 곳은 건물 뒤로 스러지는 표현키 어려운 노을빛입니다.
저 건물이 가리고 있어 아쉽지만, 그래도 헤어지는 순간에 아름다운 노을과도 조우했습니다.^^
걷기를 마치고 희망자에 한해 11명이 저녁 식사를 위해 들린 곳은 꼬막요리점 '여수낭만식당'입니다.
예정했던 옆집의 칼국수 맛집이 연휴 중 휴무라 평소 점찍어 두었던 이 집으로 들어왔는데,
결론은 와우~~였습니다.^^
가지수가 많지 않은 밑반찬도 깔끔하니 하나하나 맛납니다.
백김치도 아삭하고 슴슴하니 맛나고, 새콤한 여수갓김치도 몇번이나 리필을 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큰 뚝배기에 먼저 나왔던 미역국을 한 숟가락 떠먹는 순간, 모두들 아, 이집 음식 맛나겠구나 하셨는데,,,,
ㅎㅎ,,,,정말 미안한 정도로 세번, 네번 리필을 해서 맛나게 먹었더랩니다~~~^_^
주문 메뉴는 꼬막 반반이.
3~4인 정도 분량인데 4명이면 좀 작을 듯해서 꼬막전도 하나 시켰어요.
비빔밥과 꼬막이 반반, 그리고 날치알과 깻잎과 김이 함께 나옵니다.
깻잎과 김 위에 꼬막반반이와 날치알을 올려서 싸 먹으면, 정말 맛나요.
어우러져 씹히는 맛도 좋고, 한참 배가 고팠던지라 포만감도 짱입니다.ㅎ~
그리고, 꼬막전도 나왔어요.
막걸리 딱 한잔 곁들어 먹는 맛이 그만입니다.ㅎㅎ~~
오늘 기대했던 만큼 화창한 날씨가 아니였지만, 흐리면 흐린대로 분위기 넘치는 하루였습니다.
깨끗하게 싹싹 비워진 그릇들처럼 오늘 걸음도 맛난 걸음이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처음 가본 개화산 아기자기 볼거리가 많고 아늑하고 험하지 않으면서 명절에 많이 먹고 둘레길을 길벗들과 걷으면서 하하 호호 웃으면서 즐겁게 걷고 왔습니다.
황금을 강물에 던져 버렸다는 전설을 믿고 받을려고 손을 핀 제 사진을 보니 웃음이 납니다 .토로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좋은길 잘 보고 갑니다,,,,,,,
개화산 둘레길 나중에 함 가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토로님 글을 읽으면서
언제 한번 걸어보고 싶은 미음이 드네요~
한창 피기 시작하는 수크렁,
살짝내린
이슬방울 보석을 매달고 있는 모습이
너무 이쁩니다.
꾸무리한 날씨엔 대부분
360도 전신엑스레이 찍으며 시긴죽이기
일쑤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걷기를 하셨으니
아주 탁월한 선택을 하셨어요
그 길을 열어주신 토로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연보라꽃은 연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옥잠" 으로 검색해 브세요~
꼬리조팝나무 맞아요
물음표 지워도 됨다^^
토로님의 번개는 묵직한 내몸을 한층 가볍게 해주시긴 했지만 마무리 식사가 다시 원상태로 보충해주었어요~~ㅎ
재미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신 토로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사진 감상과 더불어 글도 잘 읽었습니다.
살짝 비가 온 뒤의 흐린날이어서 더욱 멋진 길이였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번 걸어봐야겠다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가고 싶은길~
추석 담날은 딸식구가 오는 날이라 못 갔어요
물기 머금은 물옥잠, 꼬리조팝나무, 뚱딴지꽃이 예뻐요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오랜만에 보니 기억이 새롭네요
재미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신 토로님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사진들 즐감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