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EG-H 3D 오디오를 지원하는 음향 장비가 미비하다는 카페지기님의 글을 보고 이 글을 씁니다. 이번 5월에 출시하는 젠하이저의 AMBEO 사운드바가 유일하게 MPEG-H를 지원하고, 그나마도 미화 $2,500, 약 3백만 원 가까운 고가라는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런데 더욱 마음에 걸리는 것은, MPEG-H의 경쟁자인 돌비 AC-4 오디오를 지원하는 사운드바도 아직 없고, 언제 나올 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왜 굳이 사운드바 이야기인가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본격적인 서라운드 장비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금전이나 공간 등의 문제로 서라운드 장비를 구축하지 못하여 사운드바를 검토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괜찮은 가격과 성능의 사운드바 출시 역시 UHD 방송/영상에 알맞는 음향의 대중화에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돌비 홈페이지에서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사운드바 17종을 보고 일일이 사양표를 봤는데, 대개 돌비 애트모스와 더불어 돌비 디지털/돌비 디지털 플러스, 돌비 트루HD와 경쟁 포맷인 DTS, DTS:X 등을 지원하지만, AC-4는 아직 없었습니다 (물론 MPEG-H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AC-4로 2017년 5월 방송을 시작했더라도, 지상파 UHD는 이름 뿐인 차세대 오디오와 함께하는 것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나마 삼성과 소니, 화웨이 스마트폰/태블릿은 돌비 AC-4/애트모스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그 뿐입니다 (dolbyac4.com 참조).
미국은 ATSC 3.0/AC-4을 채택했지만 2019년 현재 아직 본방송이 시작되지 않았고, 그나마 우리나라처럼 MPEG-H 오디오를 채택한 중국도 작년 10월 1일에야 4K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에서 4K/8K 방송이 활성화되고 관련 음향 장비들이 속속 출시된다면 우리나라 UHD 방송의 오디오 문제도 해결되겠지만 그러기에는 아직 수 년의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아마 우리가 지상파 UHD 방송을 시작할 때,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시판 장비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로 너무 급하게 진행한 것이 화근일 것입니다. AC-4가 되었든 MPEG-H가 되었든 삼성이나 LG 등에 호환되는 음향 장비의 개발과 보급을 촉구했다면, 지금과 같이 이름 뿐인 7.1.4채널, 이름 뿐인 객체 오디오는 없었을지 모릅니다. 이렇게 되기보다는 차라리 MPEG-4 AAC를 채택한 일본이 그랬듯이, 기존에 널리 퍼진 코덱인 돌비 디지털 플러스를 사용하는 편이 어땠을까 싶습니다 (돌비 디지털 플러스는 트루HD, AC-4와 더불어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코덱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시청자가 들을 수 없다면, 아무리 좋은 오디오라도 없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방송 기술 개발이 단순히 신기술 개발을 자랑하거나 신제품의 판촉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시청자/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첫댓글 Dolby AC-4는 Dolby Atmos와 호환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같은 움향인데, Dolby Atmos를 방송의 특성이 맞게 Dolby AC-4로 가고, 블루레이 등은 Dolby Atmos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서 추후에 폼웨어 업데이트로 지원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참고로 미국 UHD(4K)벙송은 2020년 부터 일부 시행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ATSC 3.0 오디오 표준엔 AC-4도 들어가 있고, MPEG-H도 들어가 있습니다. 해서 선택은 미국 방송사들이 할 것으로 보입니다.
좋은 설명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첨언을 하나 드린다면, 국내 지상파 UHD(4K)방송의 MPEG-H 오디오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우선 방송사들이 7.1.4ch(MPEG-H)로 제작할 환경과 여건,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금 HD방송도 5.1ch(AC-3)도 겨우 1프로그램 정도만 할 정도로 지상파방송사들의 다채널 서라운드 오디오에 대한 관념이 없습니다. 설사 있다고 해도, 온전한 7.1.4ch로 만들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2017년부터 출시되고 있는 삼성-LG 4K TV가 7.1.4ch(MPEG-H)의 오디오를 HDMI(ARC)로 전송이 되는지도 의문이고, 설사 전송이 된다 해도, 새로이 출시되는 사운드 바랑 호환성 검증도 해보지 않아,
앞으로 풀어야할 난제들이 더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