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도 그 말의 깊은 뜻을 굳이 헤아려 보지 않았다.
사방에 꽃이 만발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들뜬 계절, 내게 4월은 언제나 따뜻하고 화사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금년에 이르러서야, 그 말이 왜 생겨났는지 비로소 가만히 되짚어 보게 된다.
나는 국립경주박물관대학 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왕경지역을 시작으로 명활산, 서남산에 이르기까지, 매주 이어지는 답사의 길은 단순한 여정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사색의 시간이기도 했다.
첫 회차는 선약으로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성실히 발걸음을 옮겼다.
돌아오는 길마다 서툰 글로나마 답사 후기를 남겼고, 여러 문우들이 따뜻한 답글과 공감으로 화답해 주었다.
그 속에서 나는 봄의 또 다른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금강산 지역 답사에서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백률사 뒤편 동록선각불상을 돌아보고 내려오던 길, 낙엽이 깔린 마사토 경사에서 그만 발을 헛디뎠다.
순간의 방심이었다.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지만 발목은 이미 상처를 입은 뒤였다.
병원에서는 발목뼈에 금이 갔다며 한 달 가까이 깁스를 해야 한다고 했다.
예정되어 있던 답사 일정은 그 자리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생각은 더욱 깊어졌다.
다치고 싶어 다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것은 나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일이니 누구를 탓할 마음도 없다.
애초에 답사 공지에서도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었기에, 그것 또한 자연스레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마음 한켠에는 지워지지 않는 아쉬움이 남는다.
길을 가다 스쳐 지나는 이가 넘어져도 사람들은 한마디 걱정의 말을 건네기 마련인데, 함께 걸었던 이들 사이에서는 그러한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서운함으로 남는 것은, 어쩌면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여전히 사람의 정을 기대하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꽃이 가장 화사하게 피어나는 이 계절이 오히려 더 쓸쓸하게 다가온다.
아름다움의 절정에서 문득 드러나는 덧없음, 그 속에 깃든 허전함이야말로 4월을 ‘잔인한 달’이라 부르게 한 이유가 아닐까.
이 글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같은 길을 걷는 모든 이들이 부디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 소박한 바람이야말로, 잔인한 4월을 건너는 가장 인간적인 기도가 될 것이다.
첫댓글 단석님의 발목뼈가 빨리 완쾌되길 바랍니다 .
집에 계셔야만 하는 날들이 지루하고 답답하시겠지만
잠시 쉬어가는 휴식기라고 여기시면 안 될까요?
4월이 며칠 안 남았네요.
5월은 더 좋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
단석님도 ...저도 .. 우리 모두도 ...
“정성 어린 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말씀처럼 이 시간을 잠시 쉬어가는 휴식기로 여기고 잘 회복해보겠습니다. 다가오는 5월에는 더 좋은 날들로 가득하길 함께 바라요.
조심조심 하다가도
순간적으로 실수가 생기니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부상이 정상적으로
완치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따뜻하게 마음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이 위로가 됩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잘 회복할 수 있도록 조심하면서 지내겠습니다.
조윤정님도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아이쿠 다치셨군요.. 나이먹어 발목뼈 금이가면 깁스하고 오래갑니다. 저도 2018년10월20일 청계산에서 소주한잔하고 뛰여 내려오다 낙엽에 찌익 미끄러져 복숭아뼈 골절로 8주깁스했습니다.
다음해인 1월2일 힘들게 풀었고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했고 그해 설악산. 한라산까지 올랐습니다.
지금도 많이 걸으면 발목이 가끔 불편합니다. 참고 잘 견디시기 바랍니다.
언덕저편1님, 아픈 기억을 .꺼내어 이렇게 마음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고생을 겪으시고도 다시 설악과 한라를 오르신 발걸음에 깊은 존경이 느껴집니다.
지금 제게는 조금 더디고 답답한 시간이지만,
말씀처럼 잘 견디며 제 걸음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려 보겠습니다.
남겨주신 따뜻한 경험과 격려, 오래 마음에 담겠습니다.
매주 이어지는
답사의 길이라고 했습니다.
4월이라 봄기운과 함께
형형색색 꽃들이 차례로 피어나기에,
경주의 답사 길이 얼마나 신 나는 일이었을까요.
단석님은 국립경주박물관대학 답사 팀의 일원으로써,
자부심을 가졌을텐데요.^^
다친 것도 다친 것이지만, 함께 다닌 회원들의
소원함에 마음이 약간 섭했나 봅니다.
늦은 나이에 함께 걷고 공부하고
경주의 고적 답사에 마음이 흥건하도록 즐거웠을
단석님을 생각했습니다.
조리 잘 하시고,
다시 나가신다는 이야기 기다리겠습니다.^^
꽁꽃님, 따뜻한 마음으로 걱정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덕분에 마음이 한결 놓입니다.
경주에서 나고 자라며 눈에 익었던 유적들이, 배움을 통해 새롭게 다가오는 기쁨이 참 컸습니다. 그래서 답사 후기를 쓰는 시간 또한 제게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지요. 함께하는 문우님들께서 좋게 봐주신 것도 큰 힘이 되었고요.
이번에 다치고 나니 몸도 마음도 잠시 멈추게 되었는데, 문우님들의 정겨운 위로는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다만, 관리처의 형식적인 공지를 보며 조금은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가는 과정이라 여기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답사길에 설 날을 기대해봅니다. 늘 고맙습니다.
그 답사 하시며 그렇게 좋아하시고
뿌듯해하셨는데... 그런 일이
생겼군요.
저도 단석님 따라다니며
참 행복했었습니다.
아마도 좋은 일 일수록 잠시
쉬며 숨 고르고 가라고 경주 천년의
얼이 그렇게 배려했나 봅니다.
얼른 회복되시길 기원드립니다.
마음 담아 남겨주신 글, 정말 큰 위로가 됩니다.
함께한 시간들을 행복하게 기억해주셔서 더없이 감사하고요.
말씀처럼 잠시 숨을 고르라는 뜻이라 생각하고, 잘 쉬어가겠습니다.
경주의 깊은 시간과 정취 속에서 다시 힘을 얻어,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게요.
따뜻한 마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사진이 참 좋으네요
어쩜 이리도 잘 표현되어지는 사진이 있다니...
사진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이렇게 따뜻한 말씀 남겨주셔서 큰 힘이 되네요.
부처님은 본존불 삼존불 오존불 약사여래불 경주남산의 골짜기마다 다른 부처님이 지천에 깔려있습니다.
이 나이 에는 등산이나 걷기에서 넘어지면 크게 다칩니다
뼈가 다치고 완치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나도 11 년 전에 탁구 치다가 무릎밑 뼈가 다쳐서 기부스를 6 주동안 하고 있었구
기부스를 풀고 나서도 완치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몇달 동안 활동을 못해서
하체 근육과 심페 기능이 나빠져서 걷기 모임에 낙오하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등산시 4 번 정도 미끄러져서 넘어진 적이 있는데 다행히 뼈는 안다쳤지만 이제는 겁이 납디다
이제는 걷기나 등산시에 조심 또 조심 합시당
빠른 완쾌를 빕니다
충성 우하하하하하
말씀 하나하나에 삶에서 우러난 진심이 느껴져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이번 일을 겪으며 ‘조심’이라는 말의 무게를 새삼 절감하고 있습니다.
말씀처럼 이 나이에는 작은 넘어짐도 큰 상처로 이어질 수 있음을 마음 깊이 새기고,
앞으로는 걷기와 산행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습니다.
오랜 회복의 시간과 그로 인한 어려움까지 솔직히 들려주셔서 큰 경계가 되었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염려해 주신 마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저 또한 건강 잘 살피며 천천히 회복해 나가겠습니다.
항상 강건하시고, 걸음마다 평안이 함께하시길 기원드립니다.
화사한 4월의 답사길에서 겪은 아픔과 서운함이 조용히 전해집니다.
같은 길을 걷는 이들의 무사를 바라는 마지막 마음이 오래 남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글을 헤아려 주시니 깊이 감사드립니다.
화사한 봄날의 길 위에서 겪은 작은 아픔까지도 이렇게 공감해 주시니 마음이 한결 놓입니다.
함께 걷는 이들의 안녕을 바라는 그 마음, 오래도록 잊지 않고 간직하겠습니다.
탁구시인님의 따뜻한 시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늘 평안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단석님. 한 달동안 깁스를 하였으니 얼마나 답답할까요?
저더 2015년 남이 여행 1달을 앞두고 복사뼈에 금이 가서
한달동안 깁스를 하였으니 그 힘듦이 짐작이 갑니다.
몸조리 잘하시고 깁스풀고 나면 재활운동도 열심히 하세요
먼저 겪으신 아픔 속에서도 이렇게 다정한 말씀을 건네주시니,
그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됩니다.
남겨주신 조언처럼 조급해하지 않고,
깁스를 푼 뒤에도 천천히, 그러나 성실하게
몸을 돌보며 다시 제 걸음을 찾아가겠습니다.
함께 건네주신 마음 오래 간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