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상대로 선발 등판하는 KIA 황인준 선수가
예전 빙그레 이글스 3루수로 뛰었던 황대연 선수의 아들이네요.
대전고 출신이고요.
'황대연'이라는 간만에 듣는 이름에 조건반사적으로 빙그레유니폼과 옛날 생각이 납니다.
제가 국민학교 몇학년 때 야구를 처음봤는지는 희미하지만,
본격적으로 프로야구의 재미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1991년이었습니다.
27년이 지나 이제 그때의 기억도 희미하지만, 몇가지 비교적 선명하게 기억하는 것이 있습니다.
1991년.
1) 장종훈 "등번호만큼 홈런치겠다"
장종훈은 1990년에 홈런왕을 차지하고 당시 뉴스인터뷰에서 "내년엔 등번호(35)만큼 홈런치겠다"고 했는데,
그는 1991년에 정말 홈런을 35개를 쳤고, 2년 연속 홈런왕이 되었고, MVP를 차지했습니다.
동심에 멋있는 선수로 아주 강렬하게 기억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송진우의 KS 퍼펙트 도전 경기
송진우는 1991년 해태와의 한국시리즈에서 8회 투아웃까지 단 한명의 선수도 출루시키지 않았습니다.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퍼펙트 도전 경기에 가슴이 콩당콩당했네요.
주말 낮경기였던 것 같은데, 집 안방에서 혼자 기도하며 제발제발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8회 2사 정회열의 파울타구를 우익수와 2루수가 멈칫하다가 못잡았고,
그다음 풀카운트에서 몸쪽 낮은공에 주심의 손이 올라갈랑말랑 볼넷.
스포츠뉴스에서 그 공은 확실히 볼이었다고 당시 주심 인터뷰도 나왔습니다.
이후 노히트노런이라도, 완봉이라도, 완투라도, 승리라도...결국 다 안됐죠.
3) 황대연, 공포의 8번타자
궁금해서 황대연의 기록을 보니 1991년이 커리어하이였네요.
하위타순에서 쏠쏠하게 홈런을 쳤습니다.
당시 집에서 TV에 연결해서 하는 팩 게임기를 열심히했는데,
야구게임을 하면 노트에다가 임의로 저희팀에 이글스 타순명단을 매겼고,
몇경기 통계를 내보니까 8번타자 황대연이 타율 1위를 해서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나네요.
4) 한일 슈퍼게임
한국과 일본의 올스타가 붙는다니, 정말 설레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일종의 친선게임인데, 당시는 비장하고 진지했었죠.
한국은 8개구단 유니폼 그대로 입고 나갔는데, 누구는 무슨 유니폼도 안맞추냐 그랬지만,
저는 형형색색의 그 유니폼들이 너무 강해보였습니다.
역시 송진우, 장종훈이 너무 멋있어 보였고요.
1991년 그렇게 저는 아무 연고도 없는 빙그레이글스를 열심히 응원하기 시작했고,
학창시절의 각종 야구와 관련된 추억을 생각하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립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 시간.
오늘 상대 선발로 인해 불현듯 떠오릅니다.
PS1) 얼마전 그때의 기억으로 레트로게임기를 샀는데, 그 야구게임은 없네요ㅠ
PS2) 그때 해태 아이스크림은 안먹고 빙그레 아이스크림만 먹었는데,
지금은 브랜드 구분없이 먹지만, 확실히 옛날 아이스크림이 여전히 맛있는것 같습니다.
첫댓글 오랜 추억을 꺼내셨네요. 퍼펙트는 아직도 못 잊을듯 합니다
저도 그 퍼펙트 도전했었던 경기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무산되었을때에 정말 안타까웠었죠.
송진우 퍼펙트 못한 그 경기, 제 기억으로는 파울플라이를 1루수 강정길이 못 잡았던 것 같은데요
아 그런거 같기도 하네요. 그걸 못잡은게 우익수 때문이냐, 내야수 때문이냐는 얘기도 있었던 것으로도 기억합니다.
저도 그시절 해태 제품은 불매(?)했었죠 ㅋㅋ
크...구구절절 추억돋네요 ㅎㅎ
빙그레 안타왕아라는 자두맛 쭈쭈바가 생각나네요
황대연 전선수에게는 미안하지만 선발을 일찌감치 무너트리고 오늘 승리는 한화가 가져가야죠 ㅎㅎ
황대연선수...저하고 친한 선배하고 엄청 친한 사이라 저도 어느정도 잘 압니다.
황대연선수는 원래 우리나라 계보를 잏는 유격수 출신이고 3루는 강석천이 보았습니다.
둘은 고교 동기동창이고 고3때 청룡기 4강을 갔었죠.
대학교까지는 황대연은 고대를 나와서 훨씬 더 총망답은 유격수였었고
강석천은 인하대를 나온 원석이었는데 프로에서는 강석천이 훨씬 잘했습니다.
황인준선수는 저도 직접 본적이 있는데 덩치가 장난 아니게 큽니다.
나이가 벌써 28살이 되었네요.
황인준선수는 일찍 결혼대서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그런 인연이 있으시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CMB구수한 해설이 황대연씨 아닌가요?
저는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CMB 해설한 경력은 있으시네요.
초창기 CMB 해설은 황대연이 도맡아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순간 이중화위원하고 나누어서 몇년간 했었습니다.
여기는 1년계약이 아니라서 제가 알기로는 해설 금액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중앙방송이야 1년 계약으로 알고 있는데 지방은...
둘이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그만 두신걸로 알고있어요..물론 다른 이유도 있을수 있지만.
저도 빙그레팬이 된건 87년도부터지만 야구 제대로 보기 시작한 건 91년도부터였습니다. 황대연 선수 홈런 잘치는 유격수로 기억하고 있고요. 줄무늬 빙그레 유니폼, 내야가 온통 모레밭이던 대전구장, 타자 등장송과 안타송, 빙그레에 관련된 건 다 좋아했던 초딩이었죠. 집은 서울이었는데 연고지 개념없이 우연히 티비를 켰다가 친구가 좋아하는 해태에게 지고있던 빙그레를 응원하기 시작한 이후로 어느새 30년 넘도록 응원하고 있네요.
유격수, 3루수 다 뛰었던거 같은데 주포지션은 유격수였군요. 위에 보송보송님이 언급하신 것처럼 3루는 강석천이 있었고, 장종훈은 유격수에서 1루수로 전향하는 시기였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