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찬 기자의 Oh!컷]
서울 관악구 난곡동에 있는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두고 떠난 엄마가 남긴 마지막 편지다. 이곳 사무실에는 아기에게 남긴 편지 1800여 통이 보관돼 있다. 편지에는 아기를 두고 떠나는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기를 남겨두고 갈 수밖에 없는 사연은 제각각이었지만 빠짐없이 적혀있던 말이 있었다. ‘미안하다’와 ‘사랑한다’였다. 베이비 박스에 담긴 아기는 입양 기관으로 바로 가거나 보호 시설로 보내져 입양을 기다린다. 좋은 부모 만나서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람. 정성스레 눌러쓴 편지에 가장 많이 적힌 글귀 중 하나였다.
양부모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생을 마감한 정인이 이야기는 한 주 내내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경기도 양평의 정인이 묘지에 끊이지 않는 추모 인파. 우리가 흘리는 눈물은 너무 늦어서 미안한 마음일 것이다. 베이비 박스 편지에 적힌 친부모의 마음도 한결같았다. 세상의 모든 정인이가 행복한 가정에서 사랑받기를.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출처 : 조선일보
원문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3&aid=0003588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