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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8회 >
1 사막
사막으로 관군들이 죄수들을 끌고 간다.
그 중에 궁복과 정년이 있는데..
쇠사슬에 묶인 채 힘겹게 끌려가는 죄수들의 모습.
2 초지
초췌한 몰골의 죄수들을 끌고 가는 군사들.
그 죄수들 사이에 궁복과 정년도 끌려가고 있다.
3 산맥
험준한 산세.
끌려가는 죄수들 모두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숨이 막혀 오는데..
궁복과 정년도 거친 숨을 몰아쉬며 험준한 산을 오르고 있다.
말에 오른 병사들이 그런 죄수들을 다그치는데..
뒤로 처지는 노예 한 명을 가차없이 때린다.
착잡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는 궁복의 시선
4 성 축조 현장
끌려온 궁복과 정년이..먼 시선으로..성곽 축조현장이..
보이는데...바라보는 궁복과 정년의 시선
5 막사 앞
군사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는 가운데
끌려 온 죄수들 함께 궁복과 정년도 도열해 있다.
모두 먼 길을 와서 지치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초췌한 몰골이고
군사들이 그런 죄수를 점검하는데 이때 한쪽에서
호위병을 거느리고 소장이 나타난다.
군사들 소장에게 예를 갖춘다.
소장이 끌려 온 죄수들을 둘러보고
앞에 마련된 단상위에 올라가서 선다.
소장:(중국말)먼길 오느라 고생들 많았다.
나는 성곽 축조 현장의 책임을 맡고 있는 소장 왕대평이다.
내일 동이 트는 순간부터 너희는 현장에 투입되어
성곽을 쌓는 일을 하게 된다.
각자에게 할당된 작업량을 채우지 못하면 굶게 될 것이다.
만에 하나..도주하다 잡히면 그 자리에서 죽게 된다.
너희들 모두는 참형에 처해 마땅한 중죄인들이다.
그런 너희에게 목숨을 연장할 기회를 주신
황제폐하께 감사를 드려고 성심을 다해 일을 하기 바란다.
소장이 단상에서 내려와서 한쪽으로 가면
군사들이 끌려 온 죄수들을 막사쪽으로 데려간다.
6 막사안
군사 두어명이 궁복과 정년 그리고 너댓명의 죄수들을
막사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면
막사안에 있던 십수명의 사내들의
시선이 궁복과 정년, 죄수들에게 향하는데..
군사:(중국말)앞으로 너희들과 함께 기거할 죄수들이다.
(궁복과 정년을 가리키며)이 두 놈은 당나라 말은
한 마디도 못하는 신라인이다.
너희들이 잘 알아서 별 탈없이 지내기 바란다.
군사들이 막사밖으로 나가면
궁복과 죄수들..막사안에 있는 사내들의 눈치를
보면서 긴장된 얼굴로 서있는데..
사내들 중 하나가..
사내:(중국말)저쪽 구석으로 가서 앉아.
죄수들..사내의 말을 듣고 한쪽으로 가는데..
궁복과 정년도 눈치를 살피면서 죄수들과
같이 한쪽 구석에 가서 앉는다.
불안하고 심란한 궁복과 정년의 표정
7 성곽 축조 현장 전경(밤)
곳곳에 횃불이 켜져 있고..군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현장 전경이 펼쳐지고..
8 막사안
막사안 한쪽 구석에 궁복과 정년이 잠들어 있다.
잠들어 있는 궁복의 얼굴위로
9 무진주 일각(꿈)
궁복이 어디론가 달려간다.
정화와 만나기로 했던 곳으로 달려가는 궁복
먼 시선으로 정화의 뒷모습이 보이고
정화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궁복..
정화 가까이 다가는 순간..
돌아서는 정화..정화가 아니라 자미부인이다.
궁복 경악을 하고 사병을 둘러보면..
능창과 자미부인의 사병들이 궁복을 에워싸고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태봉과 명천이 정화를 끌고 한쪽으로 간다.
정화.안타까운 얼굴로 궁복을 바라보면서 끌려가고
궁복이 정화쪽으로 갈려고 하면..
궁복의 목을 겨냥하는 능창의 칼...궁복이 절망적인
얼굴로 정화를 바라보는데..
10 막사안
궁복이 꿈에서 깨어나 눈을 뜨면
너댓명의 사내들이 누워 있는 궁복을 바라보고 있다.
궁복..흠짓 놀라는데..
순간..사내들이 거적으로..궁복과 정년의 얼굴을
덮는다. 그리고는 사정없이 궁복을 두드려 패기 시작하는데..
(시간경과)..
막사 한쪽에 불이 켜져 있고..궁복과 정년이
사내들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사내들 중...우두머리인 듯 한 건장한 사내를 중심으로
서열대로 앉아있고.. 우두머리인 듯 한 사내가
옆에 있는 한 사내에게 무어라 말을 하면..
사내가..궁복과 정년을 보고..
백안:이름이 뭐야?
사내가 신라말을 하자..궁복과 정년이 놀란 얼굴로
사내를 보는데..
궁복:신라인이요?
백안: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궁복:..궁복이오.
백안:(정년을 보고)넌?
정년:정년이오.
백안: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명심해라.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이 막사의 수장인 류사다.
여기서는 수장의 말이 법이다.
수장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하고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한다.
이를 어기면 쥐도 새도 모르고 죽는다.
궁복:..(긴장된 얼굴로 류사를 바라보는데)..
류사..역시 궁복을 바라본다.
11 현장(낮)
경계를 서고 있는 병사들.
그런 병사들 사이로 힘겹게 일 하고 있는 죄수들의 모습.
한 쪽에서 무거운 돌을 나르고 있는 궁복과 정년.
이때 한쪽에서 돌을 나르던 죄수 하나가 쓰러지면
감독하던 군사들 사정없이 채찍을 내려친다.
착잡한 얼굴로 그 모습을 보는 정년과 궁복..
정년:(돌을 나르면서)..중달이 놈이 한 말이 뭔 뜻인지 이제 알겠어.
사는게 죽는거 보다 더 고통스러울 거라고 했잖아.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된다면 차라리 죽는게 낫겠어.
궁복:(암담한데)..
12 현장 일각(낮)
이글거리는 태양아래서 일을 하는.
궁복과 정년의 입술은 바짝 타들어가고..
순간 종소리가 울리고 죄수들이 허겁지겁 한 쪽으로 몰려간다.
무슨 일인지 의아해 하는 궁복과 정년.
궁복과 정년이 의아한 얼굴로 죄수들이 가는곳으로 따라간다.
13 현장 일각
죄수들이 길게 줄을 서 있고..
군사들이 죄수들에게 밥을 나눠주고 있다.
궁복과 정년도 줄 후미에 서 있다.
그런 궁복의 시선으로 보면 음식을 받은 죄수들이
아무곳게나 앉아서 걸신에 들린 듯 먹고 있는데..
한쪽 그늘에는 류사가 앉아있고..배식을 받은
사내들이 류사에게..음식은 갖다 바치고 있다.
류사 옆에는 백안이 있고..백안과 류사가 무언가
말을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이때 궁복과 정년 앞쪽에서 배식이 중단되는데..
궁복과 정년 사태를 파악하곤 맥이 쭉 빠진다.
정년:(흥분해서)이런 개자식들.
소새낄 부려먹어도 여물은 먹여가면서 부리는데..
이게 뭐하는 수작들이야..
정년이 배식을 하던 군사들 앞으로 나설려고 하면..
궁복이 정년을 잡는다.
궁복:나서지마.
정년:동틀때부터 쎄가 빠지게 일했는데 굶자는거요?
궁복:항의해봤자 돌아오는건 밥이 아니라 채찍일거다.
여기 사정을 빨리 간파 못한 우리 잘못이야.
궁복이 한쪽으로 가는데..정년이 착잡한 얼굴이고
궁복과 정년이 그늘로 가서..앉는다.
배식받은 밥을 허겁지겁 먹고 있는 죄수들을
바라보는 궁복과 정년..
정년..배가 고파 미칠지경인데..서러워서 눈물이 핑 돌지경이다.
이때 궁복과 정년 앞으로 백안이 온다.
백안:주는 배식도 못 받아 처먹으면
이 험한 바닥에서 뭔 수로 살거야?
정년:여기 사정이 그렇다고
사전에 말 한마디만 해줬어도 굶지는 않았을거 아니요?
같은 신라인이면서 어찌 이리 매정할 수 있소?
백안:(냉소를 띠고)언제 죽을지 모를 처지에 신라인이 뭔 소용이야?
정년:(흥분하고)뭐야?
정년이 백안에게 달려 들려고 하면..
궁복:연아.
궁복..정년을 만류하는데..
정년이..분을 삭히면서..뒤로 물러나면..
궁복:(침착하게)여기 온지는 얼마나 된거요?
백안:칠년됐다.
궁복:정말 평생을 성을 쌓다 죽어야 되는거요?
여기서 빠져 나갈 방도는 없소?
백안:(픽 냉소를 띠고)끌려 오면서 봤겠지만
사방 수백리에 걸쳐 사람이 사는 민가라고는 없는 곳이다.
너희들 말대로..같은 신라인이니까..내 한마디만 충고하지.
여기서 살아 갈려면 우선 머리를 비워.
빠져 나가겠다는 생각은 버리는게 좋아.
내일 일은 생각지도 말고...하루 하루를 어떻게 버틸지만
고민해.
재수가 좋아서 나처럼 막사 수장의 오른팔이라도 되면
여기도 그럭저럭 살만한데야.
백안이 한쪽으로 가면...궁복과 정년..막막한 얼굴로
백안을 보는데..
14 자미부인의 집 앞
귀족들이 말을 타고 속속 도착하고..
능창의 지시 아래 명천과 태봉 등 사병들이 귀족들을 맞는다.
사병들은 귀족들이 타고 온 말을 마방으로 옮기고..
귀족들을 안으로 안내하느라 분주히 움직이는데..
염장도 대치와 함께 도착한다.
염장도 예를 갖추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이때..창겸이 무주 도독과 도독의 아들을 수행하며
자미부인의 집에 도착 한다.
창겸:신임 무주도독 이시오.
능창:(무주도독에게 예를 갖추며)어서 오십시오. 안으로 드시지요.
15 자미부인의 처소
자미부인이 단장을 하고 있다.
자태가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인데..
그 곁에서 정화가 자미부인이 단장하는 것을 돕고 있다.
향이도 한쪽에 있는데..
이때..밖에서 들리는 능창의 소리.
능창:(소리)능창입니다.
자미부인:들어오시오.
능창이 들어와서..예를 갖추고..
능창:신임무주도독이 당도했습니다.
자미부인:알았소.
16 자미부인의 집 일각
자미부인과 능창이 연회장으로 오면..
향이가 자미부인 뒤를 따르는데..
정자 위에는..음식상이 준비되어 있고..귀족들이 있다.
염장과 대치도 말석에 참석해 있는데..
귀족들이 자미부인에게 예를 갖추면..
자미부인..귀족들과 눈을 마주치며..인사를 주고받는다.
귀족1:오랜만에 뵙습니다.
자미부인:그간 무고 하셨지요? (그 옆에 있는 귀족을 보고)
예부로 옮겼다고 들었습니다.
감축 드립니다.
귀족2:부인께서 힘써주신 덕분입니다.
귀족2가 뒤에 서 있는 하인에게 눈짓을 보내면
하인이 비단 꾸러미를 자미부인 앞에 내미는데..
귀족2:제 성?니다.(귀족이 비단 꾸러미를 펼치면 산삼이다)..
자미부인:...
자미부인이 향이에게 눈짓을 하면 .향이가 꾸러미를 받는다.
자미부인이 무주 도독과 도독의 아들 앞으로 오면..
무주도독 옆에 있던 창겸이 무주도독을 자미부인에게 소개한다.
창겸:무주도독 이십니다. (무주도독을 보고)자미부인 이십니다.
무주도독:진작 찾아뵈었어야 하는데..인사가 늦었습니다.
자미부인:위화부령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무주도독:제 아들놈입니다.
부인께 인사 올리거라.
주영:(예를 갖추며)김주영 입니다.
자미부인:(귀족들을 휘둘러보고)귀한 분들을 오래 기다리게 했습니다.
자..다들 앉으세요.
자미부인이 착석하면..
무주도독과 귀족들도 자리에 앉는데...
악공들이 음악을 연주하고..무희들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17 자미부인의 집 일각
곱게 단장한 십수 명의 여자들이 있는데..
정화가 여자들의 단장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
화선:성님.
정화:(보면)
화선:오늘 연회에 신임 무주 도독이 온다는데 사실입니까?
정화:무주도독과 진골 귀족들이 오셨다.
계집들 사이에..작은 흥분이 감도는데..
화선:오늘 무주도독 시중은 제가 들겠습니다.
계집1:(떱떠름)그게 성님 맘대로 되는 거예요?
다른 계집들도 못마땅한 얼굴인데..
화선:이것들이.. 니들은 아직 젊고 팔팔하니..기회가 많지만..
난 올해 넘기면 스물 둘이야.
(정화를 보고)올해로..여기 온지 수년쨉니다.
언제까지 이리 살 순 순 없지 않습니까?
정화:(미소를 띠고)화선이가 도독어른을 모시거라.
화선..흥분한 얼굴이고..
계집들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인데..
정화:(계집들을 휘 둘러보고)됐다. 나오너라.
정화가 앞장서면..여자들이 정화의 뒤를 따른다.
18 연회장
연회가 계속되고 있는데..
자미부인:(귀족들을 보고)
우리 신라가 백제를 합하여
무진주를 다스린 세월이 백년이 넘었으나
아직도 무진주는 신라귀족에 대한 반감이 높은 곳입니다.
신라 귀족이 무진주 백성을 다스리고
편히 지내자면 서로 협력이 필요합니다.
도독께서 잘 살펴 주십시오.
무주도독:여부가 있겠습니까.
무주도독이 귀족들을 둘러보며..눈인사를 나누는데..
말석에 앉아 있는 염장에게 시선이 머문다.
자미부인..그런 무주도독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미부인:나와 거래하는 당나라 양주 거상 이도형의 아들입니다.
염장:(예를 갖추며)염문이라 합니다.
염장..긴장된 시선으로 무주도독 그의 아들을 보는데..
이때..정화가 여자들을 데리고 온다.
여자들이 한쪽에 서면..
정화가 무주 도독과 귀족들을 향해 예를 갖추고..
정화:정화라 합니다.
정화..말석에 앉아 있는 염장과 잠깐 시선이 마주치고..
정화가 여자들에게 눈짓을 하면..여자들이 귀족들 옆에 앉는다.
무주도독의 곁에는 화선이가 앉고..
김주영과 염장 옆에도 여자들이 앉아서 술을 따른다.
자미부인:(무주 도독을 보고)곁에 두고 싶은 아이가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 하세요.
무주도독:(흡족한)...
정화..악사들에게 눈짓을 보내면..
다시 음악이 연주되고..무희들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김주영..곁에 앉아 있는 여자에게는 눈길도 안주고..
정화에게 시선이 머문다.
그런 김주영의 시선을 보는 염장.
19 자미부인의 침소(밤)
자미부인과 정화가 있고..자미부인이 술을 마신다.
적당히 취기가 돌고..기분 좋게 취한 모습인데..
자미부인:한잔 하겠느냐?
정화:아닙니다.
자미부인이 손수 술을 따라서..정화에게 준다.
자미부인:마셔봐.
정화:(조시미스럽게...술을 마신다)...
자미부인:한 잔 더 하겠느냐?
정화:(자미부인이 주는 술을 받아 마시는데)...
자미부인:(그런 정화를 희미한 미소를 띠고 본다)
정화:밤이 깊었습니다. 그만 침수 드시지요.
자미부인:잠이 올 것 같지 않구나.
정화:...
자미부인:(술 한 모금을 마시고)...
너를 거두고..곁에 둔 지가...
정화:..칠년쨉니다.
자미부인:다른 아이들은..나와 눈길만 마주쳐도 피했는데..
너 처음부터 달랐어.
정화:...
자미부인:아이들이 나를 무서워한다지?
정도 없고 독하다고...
정화:철없어 하는 말입니다. 개념치 마세요.
자미부인:너는 나를 어찌 생각하느냐?
정화:...
자미부인:..말해봐.
정화:가여운 분이라 여겼습니다.
자미부인:(갑자기 웃음을 터트리고)...
가여워? 내가 가여워?
정화:...
자미부인:왜? 내가..왜 가여우냐?
정화:권세와 재물은 쥐고 계시나
어느 누구에게도 속내를 보이지 못하시는 모습이
제 눈엔 그리 보였습니다.
자미부인:(씁쓸한 미소를 띠는데)...
자미부인..말없이 술 한 모금을 마시고...
자미부인:..미안하구나..
정화:....?
자미부인:나는..너의 어미 노릇을 하고 싶었으나..
아무래도...너의 어미가...될 자격은 없는 듯싶다.
정화:...
자미부인:내가...진정 너를 내 여식으로 여겼다면
진작..너의 혼사를 걱정했어야 했다.
정화:그런 말씀 마십시오.
자미부인:(고개를 젓고)너를 더 잡고 있는 건..내 욕심이다.
좋은 혼처를 물색해 보내는 것이 내 도리지..
내 조만간...황도로 가서...진골 귀족의 자제들 중
너의 짝을 찾아볼 요량이다.
정화:저는.. 그럴 뜻이 없습니다.
자미부인:첩으로 보내려는 것이 아니다.
진골 귀족의 정실부인으로 혼인 시키려는 것이야.
나는 그리 살지 못했지만..
너는 지아비를 모시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정화:혼인할 마음이 없습니다.
자미부인:하면..어찌 살겠다는 것이냐?
정화:장사를 하고 싶습니다.
자미부인:장사는 남정네도 벅찬 일이야..니가 할 일이 아니다.
내 너의 혼처를 알아볼 것이니..그리 알거라.
정화:...
20 정화의 방(밤)
정화가 상념에 잠겨 있다.
21 무진주 시전(낮)
비단전과 잡화전 도자기전 그리고 어물전 등 갖가지 상전이 있고..
행인들로 북적이는데..
정화가 무진주 시전을 둘러본다.
정화..잡화전 앞으로 가서..이것저것 물건을 살피는데..
상인이 정화를 알아보고..아는 체를 한다.
상인:아가씨 나오셨습니까? 뭐..필요한 거라도 있습니까?
정화:이 동경(거울)은 얼마예요?
상인:은전 두 냥입니다.
정화:당에서 들여온 값은 얼마예요?
상인:은전 한 냥입니다.
정화:황도에서는 얼마에 거래됩니까?
상인:황도 사대 시전에서는..은전 석 냥 한다고 들었습니다.
정화:.....
정화가 다른 물건도 살피고 .다른 상전으로 가는데..
그런 정화를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는 상인.
22 막봉의 상전
상전 앞에..순종이 의자에 앉아서 꾸벅 꾸벅 졸고 있는데..
이때..어린 놈들 두어명이 그런 순종을 주시하다가
조심스럽게 상전앞으로 다가가서..
건어물 두어축을 재빠르게 훔쳐서..도망을 갈려는데..
이때..한쪽에서 오던 막봉과 다복이 그 모습을 보고
아이들을 잡는다.
막봉:(아이들의 뒷통수를 후려치면서)이런 망할 자식들!!
(시간경과)
막봉이 순종을 야단치고 있다.
막봉:이런 한심한 자식..
야 이놈아..애비는 쎄빠지게 고생하는데..
니놈은 허구헌날 술에 쩔어...낮잠이나 퍼자?
너 같은 놈한테 어찌 상전을 맡겨!!
당장 때려쳐 이놈아!!
순종:때려치면 될꺼 아니예요.
나도 장사 할 맘 없어요!!
순종이..열받은 얼굴로 한쪽으로 가면..
막봉:야..야 이놈아..저..저...
막봉이 기가 막혀 하는데..
이때..정화가 상전앞으로 오고..
막봉:..아가씨..오셨습니까?
다복도 정화에게 인사를 한다.
23 시전 일각
막봉과 정화가 시전 일각을 걸어가면서..
막봉:궁복이 연이..당으로 떠난 후로는..
순종이 저놈이 아주 맥을 놓고 있습니다.
일은 안하고 허구헌날..술에 취해서.. 어이구...요즘..
제 속이 썩어 문드러 집니다.
정화:...
막봉:...(정화의 눈치를 의식하고 얼른 말을 바꾸는데..)..
헌데..갑자기 웬 장삽니까?
정화:....
24 시전일각
막봉과 정화가 있고..
막봉이 시전 돌아가는 정황을 설명하는데..
막봉:아시다시피 무진주 시전은 자미부인이
운영하는 전포가 대부분인데...
근자에 당에서 온 상단이 전포를 개점했습니다.
헌데..거기가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정화: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까?
막봉:장사 잘 되는건 별거 없습니다.
싸고 물건 좋으면..잘되는거지요.
거기가 딱 그렇습니다.
정화:...
막봉:게다가..상전 주인인...염문이라는 자가..워낙에 수완이 좋아서..
자미부인의 상권까지..잠식하고 있습니다..
저깁니다..
막봉이 정화를 안내하며..염장의 전포 쪽으로 가는데..
염장의 전포는..갖가지 비단과 노리개..도자기 등..
당에서 들여온 모든 물목을 파는 상전이다.
막봉이를 따라 정화가 염장의 전포 앞으로 가는데..
25 염장의 전포
사환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손님들한테 물건을 안내하느라 분주하다.
한 눈에도..잘 정돈되어 있고..장사가 잘 되는 느낌인데..
한쪽에서..손님을 안내하던 여자 행수가 정화와 막봉을 보고..
다가와 예를 갖춘다.
행수:어서 오십시오.
정화와 막봉..갖가지 비단을 살펴보는데..
막봉:(작은 소리로)저 여자가 전포 행숩니다.
정화:(놀라고)...
정화..여자 행수를 주시하는데..
이때..염장이 판술과 함께 전포로 온다..
여자 행수와 사환들이 염장에게 예를 갖추는데..
염장..한쪽에서 비단을 보고 있는 정화를 본다.
염장과 정화의 시선이 마주치고..눈인사를 나누는 두 사람.
정화:잠시..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염장:(정화를 돌아보는데)...
26 상전 집무실
염장과 정화가 마주 앉아 있다.
염장:(미소를 띠고)수년 동안 아가씨를 ?지만.
먼저 말을 거신 것은 처음입니다.
정화:...
염장:하실 말이 뭡니까?
정화:살주님의 전포에서 장사를 배우고 싶습니다.
염장:(놀라는데)...
정화:...
염장:장사는 배워서 되는 게 아닙니다.
아가씨께서 하실 일이 아닙니다.
정화:살주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염장:....
27 염장의 전포 일각
염장과 판술..정화가 있는데..한쪽에서 여자 행수가 온다.
여자 행수..염장한테 예를 갖추고..
행수:찾으셨습니까..
염장:아가씨께 전포 장부를 보이고..
거래가 어찌되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도아주세요.
정화:(행수한테 예를 갖추는데)...
행수:사람을 쓰고..장사를 시키는 건..저의 재량입니다.
전포 운영에 대한 재량은 살주님께서 제게 주신 권한인데..
시험도 거치지 않은 사람을 쓸 수는 없습니다.
정화:(당혹스런 얼굴인데)...
판술:아가씬..우리 전포에서 장사를 할 사람도 아니고..
전포 돌아가는 정황만 파악하면 되네.
살주님 지시에 따르게.
행수:잠깐을 부려도 전포에 들이는 순간 우리 상단 사람입니다.
저는 상단의 원칙에 따를 뿐입니다.
판술:거 참..누가 그걸 모르는가...
정화:행수님 뜻대로..상단의 시험을 치르겠습니다.
행수:(정화를 바라보는데)...
염장:굳이 그러실 필요가 없습니다.
정화:하겠습니다.
제가 장사에 재주가 있는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염장:...
28 염장의 전포
염장과 판술..행수가 있는데..
행수가 정화 앞에 비단 다섯 필을 내밀고..
행수:오늘내로 비단 다섯 필을 팔아 오셔야 합니다.
팔지 못하면..쓰지 않습니다.
정화:...
정화..막막한 얼굴인데..
29 막봉의 어물전
비단 다섯 필을 앞에 놓고..
정화와 막봉..다복이 있는데..
막봉:정말 아가씨께서 이걸 파실 작정입니까?
정화:팔아야지요.
막봉:이건 못 팝니다. 수완 좋은 다복이도 못 팔아요.
순종:못 하겠다고 하세요.
괜히 고생만 하십니다.
정화:(미소를 띠는데)...
막봉:(답답한)아가씨...
나라에선..평민하고 귀족이 입는 속곳감까지 차별을 두고
국법으로 다스립니다.
우리 같은 양민은 명주로 짠 견포만 걸쳐야 되고
귀족들은 올이 고운 베를 입지요.
이런 비단은 진골 귀족들만 입는데..
시전에선 진골 귀족을 눈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정화:예서 만날 수 없다면...찾아가야지요.
막봉:찾아 간다고..만나 준답니까..
아가씰 돕고 싶어도..귀족하고는 연줄도 없습니다.
정화:...
다복:아저씨..
막봉:(보면)...
다복:(야무지게 비단 꾸러미를 들고 일어서며)
제가 어물을 받아 쓰는 진골 귀족댁 몇 군데 알아요.
아가씨..가세요.
30 무진주 일각
정화와 다복이가 가는데..
다복:무진주 성내엔..진골 귀족 금입택이 서너 군데 있는데..
이런 비단을 살 사람은 무주도독 부인 뿐이예요.
어물을 대면서 듣자니..그 집 하인들 말이..
부인이 비단 옷 해 입는 걸 좋아한답니다.
정화:...
31 무진주 치소 앞
치소 앞을 군사들이 지키고 있고..
정화와 다복이 있는데..
다복:(군사 하나를 붙들고)한두 번 드나든것도 아닌데...
부인께 말만 전하게 해주세요.
군사:거 참..안 된대도 그러네..
돌아가.
정화:부인께 비단을 보이려고 하니..잠시만 만나게 해주세요.
군사:거참..말 귀를 못 알아듣네.
돌아가시오.
정화 막막한 얼굴인데..
이때..무주도독의 아들 김주영이 무진주 치소로 돌아오며..
그런 정화를 본다.
김주영:무슨 일이냐?
군사:(얼른 예를 갖추는데)...
정화:(주영과 시선이 마주친다)...
32 무주도독 부인의 방
무주도독 부인 앞에 정화와 김주영이 있다.
한쪽엔 시중을 드는 시녀가 있고..
무주도독의 부인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눈에 온화함과 기품이 느껴지는데..
김주영..부인 앞에 비단 꾸러미를 내밀면..
부인이 비단 꾸러미를 열어보고..의아한 얼굴인데..
정화:당에서 들여온 오색 능챕니다.
부인:내게 비단을 팔려는 것이냐?
정화:...예..
부인:관심없으니..가져 가거라.
정화:..(당혹스런 )
김주영:비단이 곱습니다. 한번 보세요.
부인:니가 이 아이를 어찌 아는지 모르지만
이런 비단은 살 수가 없다.
(정화를 보고)오색 능채에는 수를 놓아 비단의 질을 정하는데.
강소의 소수..호남의 상수..관동의 월수..사천의 촉수를 명자수로 친다.
나는 그 중에 자수가 섬세하고 수려한 소수를 즐겨 입는다.
헌데 이 비단은 소수를 흉내만 냈을 뿐..
상품의 비단이 아니다.
이런 비단을 내게 사라는 것이냐?
정화:....송구합니다.
부인:보아하니..비단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은데..
그만 돌아가거라.
정화..난감한데...
그런 정화의 눈에..방안 한쪽에 걸려 있는
왕유의 그림 들이 보이고..
정화:이 비단은 옷감으로 팔려는 것이 아닙니다.
부인:비단으로 옷을 해 입지 않으면..무엇을 하란 말이냐?
정화:부인께선 왕유의 담채화를 좋아하시는 듯 합니다.
왕유의 담채화는 한지에 그리는 것보다
비단을 화폭 삼아 그리는 것이..더 운치가 있습니다.
부인:왕유를 아느냐?
정화:산수의 정취를 담아낸 그림이 많은 줄 압니다.
부인께서 허락하다면..직접 그려 보겠습니다.
부인:(호기심어린 얼굴로 시녀를 보고)이 아이에게 붓을 주거라.
정화..긴장된 얼굴로 붓을 받아드는데...
(시간 경과)
펼쳐진 비단위에..그림을 그리는 정화..
그림 솜씨가 뛰어나고 붓끝에 거침이 없는데..
그런 정화의 모습을 보고..놀라는 부인의 시선.
33 무진주 치소 일각
김주영이 정화를 안내하며 무진주 치소의 대문쪽으로 오는데..
정화..김주영에게 예를 갖추고..
정화:덕분에...비단을 팔 수 있었습니다..고맙습니다.
김주영:(미소를 띠며)아가씨께서 어머니의 마음을 움직이신 겁니다.
정화:...
김주영:헌데..아가씨께서 왜 장사를 하십니까?
정화:...
정화..말 없이 희미한 미소로 답하고..
예를 갖추고..대문을 나서는데..
그런 정화를 호감어린 시선으로 보는 김주영
34 무진주 치소 앞
다복이 초조한 얼굴로 정화를 기다리고 있는데..
정화가 나온다.
다복:.어찌 됐습니까?
정화:(활짝 웃으며)팔았다.
다복:(놀라는데)...아가씨..
35 몽타쥬
정화가 염장의 안내로 창고 안을 둘러보면서..
창고에 쌓여 있는 비단과 당나라 물건 등을 살피며..
재물 조사를 하는 모습.
염장이 전포를 안내하며..정화에게 이것저것 설명하는 모습.
36 염장의 집무실
염장과 정화가 있는데..
염장이 정화 앞에 전포의 장부 꾸러미를 내밀고..
염장:우리 전포의 거래 장붑니다.
장부는..우리 상단만이 알아볼 수 있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다른 장부 하나를 내밀고)아가씨께서 알아보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정화:...
37 정화의 방(밤)
정화가 밤새도록 십수권의 장부를 보는데..
따로 필요한 것들은 정리를 하는데..
38 염장의 상전
염장과 판술..정화를 보고 놀란 얼굴인데..
판술:그 많은 걸..그새 다보셨단 말입니까?
정화:누가 어떤 물건을 샀는지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고..
물건을 구입한 사람의 신상까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염장을 보고)오늘은 뭘 배워야 합니까?
염장:(정화를 바라보는데)...
39 덕진포
염장과 정화가 포구를 둘러보고 있다.
배 서너 척이 정박해 있고..
생선을 파는 상인들이 버적거리는데..
염장:당나라는 아가씨께서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땅이고..
당나라 양주에는 대식국과 파식국 상인까지 몰려와
장사를 합니다.
당나라의 장사가 번성한 이유를 아십니까?
정화:...
염장:육로와 수로가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정화:...
염장:신라는 황도가 동쪽에 치우쳐 있고 산이 험해
육로가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해로를 이용하면..
육로로 황도까지 가는데 달포가 넘는 시간을
열흘로 당길 수도 있습니다.
정화:...
염장:아가씨께서 장사에 뜻을 두고 계신다면..
바다를 눈여겨보셔야 됩니다.
정화:(염장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데)...
40 바닷가 일각
염장과 정화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정화..잠시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정화:당으론 언제 가십니까?
염장:황도에 전포를 개점하면 당으로 갈 겁니다.
정화:이 바다를 건너면 당으로 가는겁니까?
염장:바람과 물때를 잘만나면.. 닷새면 양주에 닿을 수 있습니다.
정화:무진주에서 데려간 노예들도..
이 바다를 지나 당으로 간 겁니까?
염장:...
두사람 모두..궁복을 떠올리는 듯 말이 없는데..
염장:바닷길을 따라 남으로 내려가면..
사흘 안에 청해도 갈 수 있습니다.
정화:청해를 아세요?
염장:어릴 때 상단을 따라 청해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아가씨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정화:(놀란 얼굴로 염장을 보는데)...
염장:(희미한 미소를 짓고)..제가 본 아가씨는
감히 바라보기 힘들 만큼 고우셨습니다.
정화:...
염장:그후에..자미부인댁에서..아가씨를 봤을땐..
황도 귀족의 첩으로 보내지는 교육을 받고 계셨습니다.
정화:..
염장:헌데 이번엔..장사를 하겠다 하십니다.
제겐..지금 모습이 제일 보기 좋습니다.
정화..말없이 바다를 바라보는데..
그런 정화를 보는 염장의 시선.
41 정화의 방
정화가 장부를 기록하고 있는데..
문득 고개를 들어 상념에 잠긴다.
이때 밖에서 들리는 자미부인의 목소리..
자미부인:(소리)정화 있느냐?
정화:(자리에서 일어나고)예..
자미부인이 방안으로 들어오는데..
정화가 예를 갖춘다.
자미부인이 자리에 앉으면 정화도 앉고..
자미부인:(미소를 띠면서)무주도독 자제가 너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
정화:...
자미부인:잘 됐어. 무주도독은 위화부령이 신임하는 사람이니
무진주에서의 소임을 다하고 나면..
황도로 올라가 높은 관직에 오를 것이다.
도독의 아들 또한..장래가 보장된 사람이야..
내 알아보니..인품도 훌륭하고 학식도 높다고 한다.
너에게 좋은 혼처야..
정화:저는... 그럴 뜻이 없습니다.
자미부인:아직도 장사를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 것이냐?
정화..자미부인 앞에 서너 권의 장부를 내미는데..
자미부인:무엇이냐?
정화:무진주 시전의 거래 장부를 다시 정리한 겁니다.
자미부인:(장부를 보는데)...
정화:지난 수년간의 거래를 정리한 것이니..
쌀과 비단의 값이 언제 오르고..내리는지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무진주 시전의 거래 기록으로..
귀족 집안의 대소사와 신상을 따로 정리했습니다.
자미부인:(장부를 넘겨보며 놀라는 기색이 스치는데)...
정화:...
자미부인:(정화를 보고)이것을 니가 했단 말이냐?
정화:...예...
자미부인:...
정화:저는 혼인할 마음이 없습니다.
장사를 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자미부인:.......
42 자미부인의 집 전경
43 자미부인의 집무실
십수명의 행수들이 있고..한쪽에 능창과 정화도 앉아있다.
상석에 앉아있는 자미부인..
자미부인:유행수.
유행수:예.
자미부인:비단전의 재고 얼마나 됩니까?
유행수:(당황)....
자미부인:능채 백필..면채..쉰네필 오색 능채가 스무 두필 쌓여 있소.
비단전을 책임지는 행수가 재고 물량도 파악하지 못하고
어찌 장사를 하겠단 거요?
유행수:(당혹스런)...
행수들..잔뜩 긴장한 얼굴인데..
차가운 얼굴로 행수들을 보는 자미부인..
행수들 앞에 장부를 놓고..
자미부인:정화가 새로 작성한 무진주 시전 거래 장부요.
이 장부를 보면..재고 물량이 얼만지..
한해에 누가 얼마의 물량을 구입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가 있소.
행수들:...
자미부인:오늘부터..정화를 무진주 시전 관장하는 본전 서기로
임명하겠소..
행수들:(놀라는데)...
자미부인:정화는 행수들께 인사 올리거라.
정화:(일어나서 예를 갖춘다)
44 무진주 시전
정화가 행수들을 대동하고
무진주 시전의 전포를 둘러보고 있다.
전포의 사환들이 정화에게 예를 갖추고..
정화가 물목을 살피면서
행수들에게..무언가 설명을 하는 모습..
45 염장의 전포
염장과 대치 판술이 있는데..
대치:지시 하신대로 황도 사대 시전에 전포를 개설하고..
호피와 어아주..서문금을 확보했습니다.
염장:사대 시전 상인들의 텃세가 심했을 텐데..어려움은 없었습니까?
대치:살주님 지시대로..황도 상인을 내세우고..
행수를 맡겼습니다.
염장:애썼어요. 확보한 물목을 선적하는대로
양주로 돌아갈것입니다. 준비하세요.
대치:예.
46 무진주 일각
인적 없는 곳에 염장과 정화가 있다.
정화:살주님..도움으로 무진주 시전을 관장하는
서기가 됐습니다.
염장:원하시던 대로 되어서..다행입니다.
감축드립니다.
정화:.....
염장:저는..이제 양주로 돌아갑니다.
가기전에 그동안 아가씨께 해온 장사 교육에
종지부를 찍어야 겠습니다.
타면자건이란 말을 아십니까?
정화:...
염장:남이 얼굴에 침을 뱉으면 스스로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뜻이지요.
앞으로 장사를 하시다 보면..
굴욕을 참고..견뎌야 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닐것입니다.
참고..견디면..원하시는 바를 이룰 것입니다.
저는 양주로 돌아가지만
조만간..다시..무진주로 돌아올것입니다.
제가 도울일이 있으면 언제든지..말씀하세요.
정화:(염장에게 예를 갖추고)도움 주신 은혜..잊지 않겠습니다.
염장이 그런 정화를 바라보는데...
47 양주 포구
상선이 정박해 있고..상선에서..내리는 염장과 대치,판술
포구엔..중달과 천태 그리고 십수명의 사내들이
포구에 대기하고 있다가 염장 일행을 향해 예를 갖춘다.
대치:(중달에게)신라에서 가져 온 물목을 하역하고
상단으로 옮기게..
중달:예..행수님.
염장과 대치..판술이 포구를 떠난다.
48 양주거리 일각
염장과 대치..판술이 양주 거리를 걸어서
이도형 상단으로 가는데..
49 이도형 상단
염장과 대치 판술이..이도형 상단 마당으로
들어서면.. 마당에 있던..노복들이 염장과 대치 일행에게
예를 갖추는데..
이때 한쪽에서 이도형과 서너명의 행수들이 나온다.
염장과 대치..판술이 도형에게 예를 갖춘다.
도형:예정보다 늦었구나.
염장:대인어른 지시대로 호피를 매입하느라
사나흘 출항이 늦어졌습니다.
도형:애썼다.
50 이도형 집무실
이도형과 염장 대치 그리고 상단의 각 행수들이 모여 있다.
대치와 판술도 있고 염장이 이도형의 오른쪽에 앉아있다.
도형:우리 상단은 양주를 기점으로 초주 장안,
참파국(베트남)이어 신라까지 거점을 두게 되었소.
신라와의 교역은 노예매매로
우리에게 큰 이문을 남기고 있소.
자미부인과의 거래를 성사시킨 공을 치하하는
뜻으로 염문이를 양주 상단의 행수로 명하겠소
도형의 말에 행수들 놀란 표정인데..
염장 역시 놀란다.
한행수:대인어른 양주는 상단의 중심이고
설평상단과 경합을 벌여야 되는 지역입니다.
염문이가 행수를 맡기에는 연륜과 경험이 부족합니다.
염장이 서늘한 시선으로 한행수를 바라본다.
도형:나도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니
내 뜻대로 따르시오.
한행수:(말이 없지만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고)
다른 행수들의 표정도 안좋은데..
염장이 그런 표정들을 의식한다.
51 이도형의 숙소(밤)
도형과 염장이 마주 앉아있고..
두사람 앞에 술상이 차려져 있다.
도형이 술병을 들고..염장에게 술을 따라준다.
도형:마셔라.
염장이 술잔을 들어 예를 갖추고 술잔을 비운다.
도형:양주의 상권은 이미 설평 상단이 장악하고 있다.
그 때문에 우리는 내륙으로 원행을 떠나 장사를 해야했다.
염장:......
도형:허나 이제는 그것도 쉽지 않게 됐다.
설평상단이 장안을 넘어 하동까지 세를 뻗칠 기세다.
염장:하면 대식국을 있는 비단길 까지...
도형:(고개를 끄덕이고)
해상은 물론이고 내륙 장삿길까지 모두 확보 하겠단 요량이지.
염장:......
도형:그 길을 내주면 장안은 물론이고 초주까지도 안심할 수 없다.
염장:......
도형:절대로 설평상단이 하동에 발을 딛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염장:......
도형:연륜도 없는 너한테 양주상방의 행수자리를 내준것에 대해
모든 행수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
그들의 불만을 니 힘으로 잠재워라.
52 이도형 상단 일각(밤)
마당 한켠에 염장이 혼자 상념에 잠겨 있다.
그 옆에 대치가 있는데...이때 한쪽에서..판술과 서너명의
사내들이...한행수를 끌고 온다.
한행수가 몸부림을 치면서
한행수:네 이놈들..이게 무슨 짓이냐!
당장 놓지 못하느냐!!
판술과 사내들이 한행수를 염장 앞으로 데려오면
한행수:(염장을 보고 흥분해서)너냐? 날 끌고 오라고 지시한게 염문이 너야?
염장:(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고)무례를 용서 하십시오
한행수:닥쳐라 이놈!
니놈이 감히 이런식으로 날 욕보일 수가 있는게냐?
내 대인어른께 이 사실을 고하겠다.
한행수가 한쪽으로 갈려고 하면
대치가 칼을 빼서..백행수의 목에 댄다.
한행수 겁먹은 얼굴로
한행수:자..자네 왜 이러는가?
대치:흥분을 가라 앉히고 가만 좀 계십시오.
한행수:아..알겠네...그만 칼을 거두게.
대치가 칼을 거두면..한행수 한풀 기가 꺽인 얼굴로
염장을 본다.
한행수:할 말이 뭔가?
염장:한행수님은 옛날부터 저를 보셨으니..
아직도 제가 어려 보이고 미덥지 못할것입니다.
허나...이젠...저도...상단 돌아가는 사정은 알만한 나이가 됐습니다.
한행수님이...대인어른 몰래 초주에 진대인 상단과 거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지난달엔 파식국에서 들여온 향료를
가지고 장안에 다녀온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한행수:(당혹스런 표정)..
염장:장사를 하다보면 그 정도 재량이야 얼마든지 발휘할 수 있지요.
대인어른께는 함구하겠으니 너무 심려하진 마십시오.
한행수:..고...고맙네.
염장:그리고...양주로 들어오는 모든 물목에 대해
한행수님 상단이 먼저 거래할 수 있는 우선권을 드리겠습니다.
한행수:.....
염장:..이만한 조건이면 저를 양주 상단 행수로 인정하셔도..
한행수님이 손해 보실 일은 없으실 겁니다.
한행수:알겠네.
염장..정중하게 고개 숙여..예를 갖추고..
염장:한행수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만 가보시지요.
한행수가 한쪽으로 간다.
그런 한행수를 보는 염장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르는데..
이때 한쪽에서..중달과 천태가 온다.
중달과 천태가 염장에게 예를 갖춘다.
중달:부르셨습니까?
염장:지난번..양주로 보낸 노예중에..궁복이와 정년이란 자가
포함 되어 있을텐데...아시오?
중달:(당혹스런)..
염장:(천태를 보면)..
천태:..아...압니다.
염장:하면 그 자들이 팔려간 곳도 알겠군.
(중달을 보고)어디요?
중달:..저...그게...
염장:어디요?
중달:하서에 있는 성곽 축조 현장입니다.
대치:(놀란)하서면...예서 수천리길 밖에 있는 변방 아니냐?
성곽 축조 현장엔...당나라에 중죄인들이 끌려 가는걸로 아는데..
어찌 된 일이냐?
중달:..(쩔쩔매고 말을 하지 못한다)..
대치:어찌 된 일이냐고 묻지 않느냐?
중달:시...실은...그놈들은...저와 악연이 있습니다요.
해서...제 임의대로 변방에 보냈습니다.
허...허나..다른 놈들 값을 비싸게 거래해서..
절대로 손해보는 일은 없었습니다.
믿어 주십시오.
순간..염장의 얼굴에 분노가 치미는데..
중달을 후려친다.
중달..쓰러지면...염장..쓰러진 중달을 닥치는대로
후려치는데..
중달:사..살려주십시오..행수님..
염장이 말없이..중달을 패고...중달..혼절하고 마는데..
대치:그만 하시지요..
염장..숨을 헐떡거리면서 흥분을 삭히는데..
착잡한 얼굴이다.
53 염장의 숙소(밤)
염장이 혼자서..술을 마시고 있다.
착잡한 얼굴인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판술의 목소리..
판술:(소리)행수님..판술입니다.
염장:들어오세요.
문이 열리고 판술이 들어오고.
판술:부르셨습니까?
염장:날이 밝는대로 하서로 갈겁니다.
판술:(놀란다)..행수님...하서는 수천리밖에 있는 변방입니다.
오가자면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
염장:(말자르며)준비하세요.
판술:..(난감한)..
54 초지일각
염장과 판술..그리고 두어명의 사내들이 말을 타고
초지를 가고 있다.
55 현장일각
힘겹게 돌을 나르는 궁복과 정년의 모습..
이때..돌을 나르던 죄수 하나가 맥없이 쓰러지면..
군사들이 다가와서..채찍을 휘두르는데..
쓰러진 죄수..미동도 없다.
군사들이 죄수를 살피면..이미 숨을 거두고 있는데.
56 현장일각
궁복과 정년이 죽은 죄수를 들고 간다. 그 옆으로
군사들이 따르고..
벼랑으로 온 궁복과 정년..벼랑밑으로 시체를 버리는데..
그런 궁복과 정년..늘상 해온 일인 듯 담담한 얼굴이다.
57 현장일각
배식을 받아서..정신없이 먹고 있는 궁복과 정년의 모습
이곳 생활에 많이 적응이 된 모습들인데..
이때 류사와 백안 그리고 두어명의 사내들이
앞으로 지나가면 궁복과 정년이 일어나서..
류사에게 예를 갖춘다.
58 막사안
막사 안 한켠에 궁복이 있는데.. 이때 정년이 들어오고..
정년:.성..잠깐 나와봐요.
정년이 궁복을 끌고 막사 밖으로 나가는데..
59 막사뒤
정년이 궁복을 막사 뒤쪽으로 데려온다.
궁복:무슨 일이야?
정년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한쪽에 나뭇가지를 치우면 고기덩어리가 있다.
정년이 고기덩어리를 들어서..궁복에게 준다.
정년:먹어요.
궁복:(의아한)..어디서 난거야?
정년:단원절(중추절)이라고 나온 고기를
막사 수장하고 백안이 놈이 다 빼돌렸어.
자기들끼리 처먹을려고 둔걸 내가 좀 가져왔지.
빨리 먹어요.
정년이 허겁지겁 고기를 먹는데..
궁복도..고기를 먹는다.
정년:이게 얼마만에 먹는 남에 살점인지 모르겠네.
궁복:먹기는 먹는다만 뒷 탈이 없을지 모르겠다.
정년:까짓거 탈이 있으면 어쩔거야.
여차하면 한판 붙는거지.
이때 막사 뒤쪽으로 백안과 너댓명의 사내들이
온다. 궁복과 정년..고기를 먹다 말고..
백안 일행을 보고 놀라는데..
백안..냉소를 띠고..
백안:이런 쥐새끼같은 놈들.
이때 뒤로 류사와 너댓명의 사내들이 더 나타나는데..
백안:(중국말 류사에게)저놈들 소행입니다.
류사와 사내들이 궁복과 정년 앞으로 다가오는데.
류사:(중국말)끌고 가..
죄수들이 궁복과 정년에게 달려들면..
정년이 사내들을 후려친다.
궁복:(놀라고)연아..
정년:말리지 마.
아무리 개돼지보다 못한 신세지만
이렇게 살고 싶진 않아.
사내가 달려들면..정년이 다시 사내를 후려치는데..
궁복.. 류사앞에 무릎을 끓는다.
정년:성!!
궁복:(백안을 보고)..잘못했다고 한번만 봐달라고 하시오.
정년:(참담한 얼굴로)성!!
정년이 그런 궁복을 보고 맥이 빠지는데..
서 있는데..그 사이에 사내들이 정년을 후려치고.
쓰러진 정년에게 뭇매를 가하고..
류사 앞으로 끌고 가는데..
류사가..단검을 빼들고.. 정년의 목에 칼을 들이댄다.
류사가..단검으로 정년의 목을 슬쩍 그으면..
정년의 목에서..피가..주르륵 흐르는데.
궁복:(류사에게)잘못했소..한번만 봐주시오!!
류사가..그런 궁복을 후려찬다..
궁복이 뒤로 자빠지는데..
류사가..다시 단검을 들고..정년을 목에..
칼을 대는 순간..
궁복의 눈에 분노가 치밀고..
궁복..더 이상 참지 못하고..
류사에게 몸을 날려 후려친다.
그리고 정년 앞에 나서는 궁복.
사내들이..그런 궁복에게 달려들려고 하면..
류사:(중국말)물러서!!
사내들 류사의 말에..뒤로 물러서면..
류사가..터진 입술을 손등으로 훔치고..
궁복 앞으로 단검을 들고 나선다.
이때 막사쪽으로 죄수들이 모여들고..
둘러 서서 궁복과 류사를 보는데..
류사가..입가에 냉소를 띠고..
단검을 든 채로..궁복에게 다가서면
궁복이 그런 류사에게 맞서서 경계 자세를 취한다.
그런 두사람을 보는 죄수들의 시선.
류사가 궁복을 공격하는데..
궁복이 날렵하게 류사의 공격을 피한다.
류사가 계속 단검을 들고 궁복을 공격하고..
궁복은 그런 류사의 공격을 피하는데..
그러다가..몰리는 궁복이..류사가 휘두르는 칼에
팔을 베인다.
정년:성!!
류사의 눈빛에 살기가 가득하고
류사가 계속 궁복을 공격하면
궁복이 류사에게 반격을 가한다.
궁복의 공격에 류사가 쓰러지고...궁복가 류사가
뒤엉켜서..싸우는데..
결국...궁복이..류사의 손에 든 칼을 뺏고..
류사의 복부를 칼로 찔러 죽인다.
류사가...죽는데.. 다들 의외에 결과에..
놀라고..궁복이..거친 호흡과 함께..단검을 든채로..
사내들을 보면..사내들 겁먹은 얼굴들..
이때 한쪽에서..군사들이 달려오고..
땅바닥에 쓰러져 죽어 있는 류사와..
칼을 든 채로 서 있는 궁복을 보고..놀라는데..
군사들..궁복에게 창과 칼을 겨눈다.
궁복..착잡한 얼굴로 손에 든 단검을 땅에 떨어뜨린다.
60 소장막사
소장이 막사 안에 있는데 이때 군관이 급하게 들어온다.
군관:(중국막)소장님..
소장:무슨 일이야?
군관:..류사가 죽었습니다.
소장:(놀라고)뭐야?
61 막사 앞
분노에 찬 소장 그 앞에 군사들이 서 있는데..
소장이 군사들의 뺨을 후려친다.
소장:(중)열흘 후란 말이다. 열흘 후..
군사들:.......
소장:(중)도데체 죄수 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군관:(중)..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미처 막지 못했습니다.
소장:(중)닥쳐라!!
류사같은 실력있는 놈이 왜 죽은거야?
군관:그 신라놈이..비겁하게 등뒤에서..찔렀다고 합니다.
소장:(중)그놈을...물 한모금 주지말고..굶겨 죽여라.
그리고..류사같은 놈을 찾아내지 못하면..
네 놈이 대신 나갈 줄 알아!!
소장이 한쪽으로 가면..군관 착잡한데..
62 현장 일각
강열한 태양이 비추는데..현장 일각에 서 나무 기둥에
궁복과 정년이 묶여 있다.
궁복과 정년 모두..입술이 바짝 말라있고..
두사람 모두 목이 타는 얼굴인데..
63 사막
염장과 판술 일행이 사막을 건너고 있다.
말을 타고 사막을 건너는 염장과 판술..그리고 사내들
찌는듯한 더위에..지치고 힘겨운 모습들인데..
64 초지일각
나무그늘에서 쉬고 있는 염장. 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는데.
이때 판술이 염장에게 물통을 건넨다.
염장..물을 마시는데..
판술: 나야..행수님이 시키면 뭐든 할 각오가 되있습니다만..
행수님은..뭐하러 이 고생을 하는겁니까?
염장:(입가에 희미한 미소띠고)힘들게 해서 미안해요.
판술:그놈들하곤...무슨 사입니까?
염장:옛날 청해에서 잠시 동무로 지냈어요.
판술:청해면 우리가 공격했던데 아닙니까?
거긴..중달이..고향인데..
염장:....(고개를 끄덕인다)..
판술:중달이하고 악연이 있다면
행수님하고도 편한 관계가 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염장:아직..내 신분을 몰라요.
판술:괜히 구해줬다가 화근을 만드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염장:(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띠고 상념에 잠기는데)..
65 현장일각
참담한 몰골로 나무 기둥에 묶여 있는 궁복과 정년..
의식을 잃었는지 고개를 떨구고 있다.
한쪽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백안의 시선.
이때..한쪽에서..군관과 군사들이 오는데..
궁복과 정년 앞에 선다.
군사:(중국말)죽은거 같습니다.
군관:내다 버려.
군사들이..나무기둥에 묶여 있는 궁복과 정년을 풀면..
궁복과 정년이 꼬꾸라 지는데..
궁복..희미하게 눈을 뜬다.
군사:.(놀라고)살았습니다.
군관 역시 놀란 얼굴로 궁복을 보는데..
66 막사안
의식을 잃은 궁복이 의식을 차리면
앞에 소장과 군관이 있다. 그뒤로 군사 두어명이 있고..
막사 한쪽으로는 백안과 죄수들이 도열해 앉아있는데..
군관:(중국말 소장을 보고)정신을 차렸습니다.
소장:(중국말)정말 이놈이 정당한 대결에서 류사를 죽였나?
군관:(중국말)..틀림없습니다.
소장:(중국말)그런데 왜 비겁하게 등뒤에서 비수를 꽂았다고 보고했나?
군관:(중국말)제가 저놈들 말에 속았습니다.진상을 파악해 보니
이놈의 무예 실력은 류사보다 출중했다고 들었습니다.
소장:(잠시 생각하더니)최대한 빨리 회복되도록
음식을 주고.. 쉬게 해라.
군관:예..!
소장과 군관 군사들이 막사 밖으로 나가면..
궁복이..힘겹게 일어난다. 옆에 정년이 누워 있는데..
궁복:연아..
정년:(힘겨운 얼굴로)성..
궁복이 자리에서 일어나면..막사안에..죄수들이..
그런 궁복을 주시는데..
이때 백안이 얼른 궁복 옆으로 와서 서면서..
백안:(죄수들에게 중국말)..오늘부터..우리 막사의 수장이시다.
받들어 모시지 않으면 가차없이 해치울테니 그리 알아라.
죄수들 긴장된 얼굴로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데..
백안:(궁복에게..다정한척)..괜찮은가?
궁복:뭐라고 한거요?
백안:..자네가...오늘부터..우리 막사에 수장이라고 했네.
자네만 괜찮다면..내가 자넬 대신해서..이놈들을..휘어 잡겠네..
궁복...(말없이 백안을 보는데)..
백안:자넨 당나라 말을 못하니..내가 필요할거야.
궁복:..
백안:..우린 동족 아닌가?
섭섭한게 있더라도 다 잊고...날 좀 봐주게.
날...자네 오른팔로 삼기만 하면 돼.
나머진 내가 다 알아서 할거야.
여기 있는 놈들 모두..자넬 받들어 모시게 하겠네.
궁복:.....
67 현장(낮)
죄수들이 일을 하고 있는데..
한쪽에...궁복과 정년..백안이 있다.
세사람 모두 일을 안하고..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궁복과 정년은 기력이 많이 회복한 듯 하고..
궁복:소장이 우리한테 호의를 베푸는 이유가 뭐요?
백안:아마 내일 쯤 두사람은..여길 떠나게 될거야?
정년:..(놀라고)떠나다니? 어딜 간단 거요?
백안:여기서..백리쯤 북쪽으로 가면..다른 성곽 축조 현장이 있지..
그리로 갈걸세. 소장은 벌써 거기 가 있을거야.
궁복:다른 현장으로 보낼려고..우릴 봐준단 말이요?
백안:거기서 부근 성곽 축조 현장의 소장들이 모여서
큰 내기를 벌인다네.
궁복정년:...?
백안:소장들은 자기 휘하에 있는 죄수를 선별해서 검투를 붙이고.
거기다 돈을 거는거지.
돈 많은 장사꾼들까지 모여들어서 큰 도박판이 벌어진다고 들었네.
궁복:...
백안: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이 나는 검투에서..자네들이 이기면..
우리 소장이 큰 돈을 버는거야..
백안의 말을 들은 궁복과 정년..놀라는 얼굴인데..
68 성곽축조 현장(밤)
곳곳에 횃불이 밝혀져 있고..경계를 서는 군사들의 모습.
69 막사안(밤)
불꺼진 막사안에...궁복이 누워 있고..궁복..잠들지 못하고
상념에 잠겨 있는데..
70 막사앞(아침)
궁복과 정년이 있는데...군사들이 두사람의 발에 족쇄를
채운다. 한쪽엔..말에 탄..군관이 있고..
군관:(중국말)준비 됐으면 가자.
말을 탄 군관이 앞장을 서고..너댓명의 군사들과..
족새를 찬..궁복과 정년이..뒤따른다.
71 사막일각
말을 탄..군관과 군사들이 궁복과 정년을
데리고 다른 성곽 축조 현장으로 간다.
궁복과 정년이..서로..의미심장한
시선을 교환하고..
72 초지일각
말을 탄 군관을 따라..가는 궁복과 정년.
궁복과 정년의 시선이 교차를 하고..
궁복과 정년이 동시에..
군사들을 덮치고 헤치운다.
놀란..군사들과 군관이..궁복과 정년을 공격하는데..
궁복과 정년..족쇄를 찬..불편한 몸에도..
군관과 군사들을 헤치운다.
정년이..쓰러진 군사한테서 열쇠를 빼내고
족쇄를 푸는데...궁복과 정년이 말에 오르고..
도주를 한다..
73 초지일각
말을 타고..초지일각을 달려가는 궁복..
74 사막일각
말을 타고 사막을 달려가는 궁복
말을 탔지만..뜨거운 태양아래..힘겨운 얼굴들인데..
말도 지친 듯..거품을 물고 쓰러지고 만다.
궁복과 정년..난감한 얼굴은데..
75 사막일각(밤)
궁복과 정년이 걸어서 사막을 걸어간다.
76 성곽축조 현장(밤)
수십명의 군사들이 있고..소장이 말을 타고 있다.
햇불을 든채 있는 말을 타고..현장을 빠져 나가는
소장과 군사들..
한쪽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백안의 시선.
77 사막일각(낮)
뜨거운 태양아래 사막을 걸어가는 궁복과 정년..
두사람 모두..힘겨운 얼굴들인데..
목이 타는 두사람..
정년이 주저 앉는다.
정년:더는 못가겠어.
궁복:어서 일어나.
정년:조금만..조금만 쉬었다 갑시다.
궁복:일어나!
정년:이렇게 헤매다 죽고 말거야..더 가봤자..기운만 빼는거야..
궁복:닥쳐!
난 살아야돼.
(정년을 일으켜 세우며)일어나!
정년..눈물이 핑도는데..
78 사막 일각
강렬한 햇살이 지쳐있는 궁복과 정년
한 걸음 한 걸음 악착같이 발을 옮겨보지만
조금 가다말고 푹 쓰러지는 정년.
궁복이 정년을 부축하려 하지만..그럴 힘조차 없고...
주위를 둘러보는 궁복.
황량한 모래벌판 뿐이다. 암담한
다시 정년을 재촉하지만 궁복마저 푹 쓰러진다.
그런 궁복과 정년의 모습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