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재거 勿忘在莒
[勿;말 물, 忘;잊을 망, 在;있을 재, 莒;나라이름 거]
거에 있었음을 잊지 말라는 말로,
즉 어려웠을 때를 잊지 말고 항상 경계하라는 뜻이다
[내용]
"물망재거"라 씌어진 장개석 총통의 친필로 된 돌비가 중국 대륙과
타이완[臺灣(대만)] 사이에 있는 진먼다오[金門島(금문도)] 요새 위에 있다.
"거에 있었음을 잊지 말라"란 무슨 뜻일까?
전국시대의 이야기다.
연(燕)나라의 소왕(昭王)은 전날 제(齊)나라에 패한 원한을 풀려고
제후들과 손잡고 제나라를 공격하였다.
제나라는 연나라 군사에게 수도를 점령당하고, 민왕(緡王)은 산둥성의 거로 피했으나,
초나라의 장군 도치(悼齒)에게 죽음을 당하였다.
거 사람들은 아들 법장(法章)을 세워 왕으로 삼았다.
그러나 제나라 내부의 결속이 무너져 버려 제나라의 성은 잇달아 함락되고,
오직 거와 즉묵(卽墨) 두 성만이 남게 되었다.
이 때 거로 피한 제나라 사람들이 모두 전단을 사령관으로 삼을 것을 추천하였다.
연나라가 침입할 때 전단은 자기 식구들에게 모든 수레바퀴의 굴대를 가죽으로 씌우게 하였다.
그래서 다른 이들이 패퇴의 혼란 속에서 수레가 망가져 낭패를 볼 때 안전하게
식구들을 보호할 수 있었다. 이를 알고 있던 사람들이 그의 식견을 높이 산 것이다.
제의 사령관이 된 전단은 먼저 계략으로 연나라 장군 악의(樂毅)를 실각시키고,
무속인을 동원해 자기의 등장이 하늘의 뜻이라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믿고 따르도록 만들었다.
그런 연후에 사졸들과 노고를 같이하고, 자기 아내와 첩도 대오에 끼워
함께 수고하게 하는 등 필사적인 노력으로 부하들과 백성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다.
이제 싸워 볼 만하다고 생각한 전단은 연나라 군막에 밀사를 파견하여 거짓으로 항복하였다.
거짓 항복 소식에 속은 연나라 군사가 승리에 취했을 때,
전단은 꼬리에 불을 붙인 소 500마리를 성 밖의 연나라 진영으로 몰아 나갔다.
이른바 화우지계(火牛之計)로, 당황한 연나라 군사는 지리멸렬하여 패퇴하고,
이후 제나라 군사는 도처에서 연나라 군사를 격파하여
순식간에 빼앗겼던 70여 성을 모조리 탈환하였다.
승리한 군사는 거에 있던 법장을 모셔다가 제나라를 다시 일으켰다.
이후 제나라에서는 국왕이나 지배층이 해이(解弛)할 때마다 물망재거의 교훈을 거론했다.
진먼다오에 세워진 돌비는 결국 다음과 같은 것을 호소하고 있다.
"국부(國府)는 이제 타이완과 그 주변의 작은 섬에 묶여 있지만,
결국 제나라가 그러했듯이 대륙을 회복해야만 한다.
꼭 그러할 것이다. 한시라도 대륙 회복의 염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중국에는 이런 고사(故事)들이 수 없이 많다.
그리고 이런 고사를 인용함으로써 간단하면서도 요령을 얻을 수 있는 설명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물망재거"도 그렇지만,자기 나라의 역사를 잘 아는 중국인에게는
그 뜻이 쉽게 와닿고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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