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시크릿가든 연구회에서 주최한 양슬기 시인의 《사회의 쓴맛》 낭독회가 있었다. 혼자 읽을 때 좋은 시들이 있지만 낭독회에서 내가 고르지 않았는데 다른 독자들의 목소리로 듣게 되며 좋아지는 동시들이 꼭 있다. 〈살구잼〉이 그러했다. ‘마트 알뜰코너에서 사온 상처투성이에 시기만 한 살구를 엄마는 깨끗한 물로 살구의 솜털까지 살금살금 닦아 하얀 설탕을 이불처럼 덮어 토닥토닥 냄비에서 살구잼이 타지 않게 맘도 졸이며 잼도 졸이며 주걱으로 살구잼을 쓰다듬고 쓰다듬고... 화자는 식빵 사이로 퍼지는 새콤달콤 살구잼을 발라먹으며 “먹고사는 게 뭐라고……/ 중얼거리던 엄마 목소리가 떠올랐다’ 맞다. 먹고 사는 게 녹록지 않다. 화자의 상황이 지금 아파서 몸에 열이 나고 자고 났더니 단무지처럼 온 몸이 축축한 상황에서 엄마가 시간 들여 정성껏 만든 새콤달콤 살구잼을 발라먹으며 엄마의 말이 떠오르는 상황이 잘 어우러진다. “먹고사는 게 뭐라고……”하는 엄마의 말이 묘하게 위로가 된다. 먹고사는 게 시기만 할 수도 달콤하기만 할 수 도 없기에 새콤달콤 살구잼의 맛이 우리네 삶의 맛을 대변하는 맛이라는 슬기샘의 말에 설득이 된다. 엄마가 살구잼을 만드는 그 고된 과정도 떠오르고 또 먹고사는 게 녹녹치 않은 엄마의 삶도 겹쳐진다.
이 동시는 이제는 뵐 수 없는 어머니가 생각나는 시이기도 했다.
“엄마가 오고 있겠지// 창밖으로 하나둘 켜지는 가로등에서/ 살구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첫댓글 살구쨈의 느낌과 동시가 잘 버무려집니다. 딸기쨈이라면 덜 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