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의 상황이 참으로 답답하고 우려스럽습니다. 정말 한국에 빙하기가 도래하는 모양입니다. 스스로 초래한 면도 있고 외부에서 밀려들어오는 측면도 존재합니다. 한국은 지금 정치 경제 사회전반에 걸쳐 먹구름이 아니라 폭풍우가 급습하는 형국입니다. 한국의 분열상은 비단 남북 분단뿐이 아닙니다. 정치적으로 한국은 단절상태를 겪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아주 험한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분열상은 선을 넘은 정도가 아니라 극심한 사태를 빚고 있습니다. 정말 나라 전체를 둘러보아도 편안한 곳 아니 괜찮은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얼마전 있었던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그나마 유일한 위안이라면 위안입니다.
가장 문제화되는 정치는 어떻습니까. 정치의 ㅈ자가 과연 존재하느냐는 원초적인 질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사전에 협치라는 단어는 사라진지 오래됐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야 공히 그렇습니다. 한국의 최고 권력자는 야당의 질책이 싫어 국정연설도 건너뛰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야 영수회담은 서슬퍼런 박정희 그리고 전두환 군사독재시절에도 존재했습니다만 지금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국정지지도는 20%아래에 머무는 상황입니다. 5사람중 4사람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당사자는 왜 그런지 아직 잘 모르는 듯한 대국민방송을 행하고 있습니다.
국가 외교 안보상황은 어떻습니까. 한국은 현정권들어 북한을 주적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으르렁거림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북한대로 같은 민족인 한국을 그냥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제 통일이란 단어도 사용금지시키는 형국입니다. 오물 폭탄에 드론 공격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한국과 그다지 관련이 없는 러우전쟁에 북한은 파병을 하고 한국 정부는 그것을 노려 전쟁불속에 뛰어들려 하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고물가에 고환율에 내수부진 그리고 강제퇴직에 기진맥진된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남북이 공히 일부로 그런 긴장을 획책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나토국들도 신중하게 여기는 판단과 행동을 나토회원국도 아닌 한국이 왜 이렇게 발벗고 나서는지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경제는 어떻습니까. 한국의 상징이고 자존심이라는 삼성전자의 부진이 끝을 보이지 않습니다.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과연 해결책은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자원이 부족한 나라라는 것을 감안해도 이렇게 고물가가 지속되어도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서민들의 삶이 어떨 것인가는 안보아도 비디오입니다. 식량의 무기화는 이미 진행되지만 정부에서 대책이라도 세우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그리고 재정적자도 천정부지상황인데 서울의 일부 아파트에서는 이른바 고공행진을 한다니 이게 도대체 무언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부채로 버티는 나라라는 오명은 이미 한국을 가득 덮고 있지만 지금 이시간에도 빚을 내 나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고 서울 강남 등지로 달려가는 무뇌스런 세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현상의 배후에는 정부의 정책 실패 내지 부동산 부양정책의 판단미스가 중요 원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사회적으로는 어떻습니까. 잘못 끼어진 첫단추의 여파는 도처에서 불협과 갈등의 목소리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의료대란은 이제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냥 재수없으면 죽어나가는 그런 사회가 됐습니다. 나만 안아프면 그만인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초저출산과 초고령화 현상은 이제 입이 아파 꺼내기도 싫은 상황입니다. 연금문제도 뉴스에서 사라졌습니다. 너무도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군대에서는 초급 장교들의 이탈이 두드러지지만 어떻게 되겠지로 일관하는 상황입니다. 젊은이들이 부족해 군대를 채울 인력이 태부족일 것이라는 지적에 국민들 상당수는 귀를 닫고 있습니다. 이 정도 상황만으로도 이미 한국에는 빙하기가 도래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 미국 대통령으로 트럼프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돌아온 장고라고도 하고 터미네이터의 귀환이라는 표현도 나옵니다. 와신상담하고 절치부심하던 흑영웅이 돌아온 OK 목장이란 표현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트럼프의 재집권은 한국에 분명히 악재임에 틀림없습니다. 중국과 다시 건곤일척의 무역전쟁을 벌일 태세인 트럼프는 이번에는 중국에만 그칠 것 같지 않습니다. 트럼프의 수첩에는 손봐줘야할 나라로 중국 다음에 한국이라는 글짜가 크게 써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미국에게 물건만 팔아먹지 미국 물건을 제대로 사주지 않는 나라로 한국을 꼽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도움으로 급성장한 한국이 미국을 상대로 돈장사를 한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그동안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로 미국이 힘들었다는 표현도 직접적으로 하는 인물이 바로 트럼프입니다.
지금 주한미군 분담금을 백억달러로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트럼프는 분담금 협상이 진전이 없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자에게 동맹국이란 개념이 없습니다. 자신과 미국에게 득이 되고 특히 경제적 이로움이 있으면 친한 나라이고 그렇지 않으면 적이라고 간주하는 사람이 바로 트럼프입니다. 그에게 설득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미 모든 것을 파악하고 내린 자신의 결정에 따르면 아군이고 거역하면 적군이 사람이 바로 트럼프입니다. 주한 미군 분담금은 빙산의 일각일 것입니다. 경제적 모든 측면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이득이 안될 경우 적으로 간주해 강력한 조치 즉 관세를 대거 부과할 것입니다. 얼마전까지 바이든의 친한 나라들이라는 한국과 일본에게 더욱 그런 몽니를 부릴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트럼프는 바이든을 향한 분노의 심정을 숨지지 않고 있습니다. 바이든이 해놓은 행적을 거의 모두 뒤집을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을 트럼프가 곱게 볼 이유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과 러시아 유럽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들이댈 것입니다. 트럼프에게는 이념이나 인권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미국과 자신에게 금전적인 면에서 도움이 되면 아군이고 도움이 되지 않으면 적군입니다. 중국도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에 대거 양보하고 잠시 무릎을 꿇어준다면 미중 무역전쟁 없을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와는 이미 친한 벗입니다. 러시아가 미국에 경제적으로 피곤함을 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패권을 둘러싼 러시아와 나토국과의 갈등은 트럼프에게 강건너 불입니다. 미국에 직접적인 영향도 없고 미국인을 피곤하지 않게 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전통의 동맹이라는 유럽 그리고 나토국들도 미국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면 이미 아군이 아닌 적군입니다. 환경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에서 환경파괴를 가장 많이 한 나라가 바로 미국이지만 당장 미국돈이 사용된다면 트럼프는 판을 엎고 회의장을 나설 사람이자 이미 전에 그런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핵이 미국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김정은이 자신의 생존시 결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충성서약을 하면 그때부터 북한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아군이지 결코 적군이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결코 해결하지 못했던 북핵문제를 스무드하게 해결하면 그야말로 역대급 노벨 평화상 후보자격을 얻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이 바로 트럼프입니다. 물론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무릎꿇고 형님이라고 할 지는 모르지만 미국과 종전선언하고 핵보유국가로 인정을 해준다면 김정은 아마 무릎을 수도없이 꿇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트럼프와 김정은은 아군이자 형제가 되는 것입니다. 미국과 북한이 평화무드로 가는 것이 한국에게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문제는 미국 트럼프와 북한 김정은이 한국의 정치적 리더를 협상테이블에서 제외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은 한국입장에는 매우 긍정적이지 못한 일일 것입니다.
역사상 한국이 빙하기를 맞았던 적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일제에 식민지가 됐을 때도, 한국전쟁때도, 군사독재시절에도, IMF 국가 부도때도 한국은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빙하기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나름 똘똘 뭉치고 단합하고 여기서 무너질 수 없다는 강한 의지로 서로를 보듬었기에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그당시는 일부 보혁 갈등은 존재했지만 그래도 국가적 대위기상황에서는 뭉치는 강한 결속력은 존재했기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한국에 결속력이 존재합니까. 세대갈등과 남녀갈등 그리고 빈부갈등 등은 어떠합니까. IMF때처럼 금모으기 운동이 다시 벌어진다면 금붙이를 솔선수범에서 가져 나올 국민이 어느정도 될 것이라고 판단하십니까.
빙하기는 대처하기 나름입니다. 가을을 거치지 않고 혹한의 겨울로 접어들어도, 현명한 어머니와 강인한 아버지가 존재하면 가족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으르고 자기밖에 모르는 어머니와 결단력과 정의롭지 못한 아버지 아래의 가족들은 우왕좌왕하다 얼어죽기 십상입니다. 나라와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정책을 세우고 국민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굳건하게 뭉치자고 호소하는 정부와, 상황파악도 못한 채 그냥 당하는 정부와 언론 그리고 국민들에게 나서서 자신들을 따르라고 할 용기도 자격도 없는 정부와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일 것입니다. 과연 한국은 어느쪽일까요. 그것은 각자가 생각하고 판단할 일입니다.
2024년 11월 8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