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맘때 생각하면 잘했다 싶을 거 같고 아마도
내년에도 분명히 올해 처럼 보낼거 같네요.
하지만 요즘 어떤 친구들에게는 기쁘고 다행스럽겠지만
어떤 친구들에게는 하루가 고통과 절망의 날인
친구들이 있을 거 같습니다.
아마도 입시준비를 해서 떨어진 친구들이 아니까 싶어요.
1분30초 노래를 만들어(굉장히문제있음) 몇 년을 준비해서
입시에 떨어진 친구들요.
실수를 했거나 혹은 컨디션이 안 좋은 친구들은
1분 30초 노래하고 나오는 순간 어땠을까 생각하면
저도 심장이 쫄깃해집니다.
하지만 떨어진 친구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은
길게 본 삶에서 실패는 굉장히 아주 꼭 필요하고
또 가수에게 이런 실패는
수 많은 오디션의 연습 같은 것 입니다.
가수로 산다는 것은 백번의 오디션이죠.
대학교 대학원 콩쿨 극장 메니지멘트 그리고
앞으로 다가 올 끝없는 삶을 제 자리에서
다시 바라보기에 한두번의 실패는 그래도
괜찮은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어린 친구들에게는 무척이나 힘들겠지만요.
나보다 더 실력이 좋은 가수가 많은 것 그리고
시험이나 오디션에 적합하게 준비 했는가라고 생각하면
지금 격는 아픔은 노래를 아무 이유 없이 사랑해서 시작한
마음에 비할 바가 아니죠.
가수로 살아가는 삶의 시작이라 볼 때 아주 작은 고난일 뿐 입니다.
앞으로도 백번의 오디션을 하게 될 텐데 실력만으로는 생각처럼 안될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가수로서 얻게 되는 특별한 행복을 갖게 되었을 때
아마 지금 힘든 것도 꽤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 입니다.
지금 노래를 못한 것 뿐이지 십년 후 이십년 후 노래를 못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이 작은 시련에 무너진다면 십년 후 이십년 후 아주 한심한 자신을 만날 것 입니다.
이제 일어나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맛난 구정음식들 먹고
영화 몇편보고 다시 노래를 시작하세요.
노래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징그럽게 오디션 보셨던 청년 띠로리~
글/ 함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