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체인질링’
며칠 전에 10년 전 감동적인 영화 ‘체인질링’을 다시 보았습니다. ‘체인질링’은 2008년 미국에서 만든 미스터리 영화 중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유명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 공동 제작, 음악을 맡았었지요. 마이클 스트러진스키가 각본을 맡았습니다. 이 영화는 아동 범죄, 여성 권한 제한, 정치적 부패, 정신병 환자들에 대한 학대, 폭력의 영향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1928년에 벌어진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것이지요.
또 하나의 유명한 배우 안젤리나 졸리 주연인 이 영화는 정말 눈부시게 만들었습니다. 주인공 안젤리나 졸리는 영화에서 아들과 만났지만 그녀가 찾던 아이가 바로 아니라는 걸 알았지요. 그녀는 경찰과 시 관계자들에 이것을 입증을 하려하나, 망상을 가지고 있고 그녀가 어머니로서 부적절하다고 비난을 받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졸리의 얼굴이 1920년대 배경에 적합할 것이라고 보고 그녀에게 의뢰합니다. 그 외 제프리 도너번, 제이슨 버틀러 하너, 존 말코비치 등이 등장합니다.
감동적인 영화에는 대개 두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영화이고 다른 하나는 눈물과 삶의 아픔, 분노 등으로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 주는 영화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영화를 본 후, 가슴이 따뜻해 온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본 후에는 쉽사리 그 평가를 하기 어렵습니다. 바로 그 영화 속에 담긴 삶의 모습이 너무도 아프고, 안타깝기에, 그리고 우리들 삶의 아픔이 있기에 영화를 보는 동안 수없이 많은 감정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이렇게 가슴을 자극하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입니다. 보기에도 휜칠한 키에 인상적으로 카리스마가 풍기는 강한 인상의 소유자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대개 서부 영화의 주인공으로 기억하겠지만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에 바로 하나입니다.
그에게 첫 번째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안겨준 ‘용서받지 못한 자’는 뛰어난 작품입니다. 2004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 및 감독상 후보에 오른 ‘미스틱 리버’는 앞서 말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만의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을 그야말로 냉정하고, 날카롭게 전달한 작품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인간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다시금 그의 진가를 확인시켜 주었고, 그야말로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깊이 있는 시선과 뜨거운 감동이 무엇인가를 실감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그러한 시선으로 관객에게 찾아 온 그의 영화 ‘체인질링’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가슴과 손길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어머니‘크리스틴 콜린스’. 그녀에게는 9살 난 아들만이 삶의 유일한 이유이자, 희망입니다. 하지만 바쁜 생활로 인해 그녀는 어린 아들과 함께 하지 못함을 항상 안타까워합니다. 아들과의 약속을 지켜주지 못하고, 일을 하러 나간 크리스틴. 일을 마치고 급하게 집으로 돌아 왔지만 아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영화 ‘체인질링’은 1928년, 미국 LA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정받는 직장까지 지닌, 지금으로 따지면 당당한 ‘싱글맘’인 크리스틴 콜린스라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체인질링’은 안젤리나 졸리가 극적인 연기를 한 작품입니다. 다시 한 번 졸리의 대단한 연기에 매료되었습니다.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한 한 어머니의 강한 의지와 세상과 맞서는 역할을 눈부시게 표현했지요.
영화 ‘체인질링’이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뜨겁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실화라는 점에 있습니다. 아들의 실종과 함께 경찰서로 달려 간 크리스틴은 실종 사건의 경우 24시간 후에야 신고가 가능하다는 황당한 답변만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고통과 악몽 속에 지내오던 크리스틴은 5개월 만에 경찰로부터 아들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그토록 간절하게 기다렸던 아들이었지만 크리스틴의 삶은 그로인해 더욱 큰 고통 속으로 빠지게 됩니다.
경찰이 데려온 아이는 바로 자신의 아들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아들을 찾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뿐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경찰의 태도와 상황의 변화는 관객들에게도 커다란 분노와 답답함을 느끼게 합니다. 크리스틴은 자신의 아들이 아님을 말하지만 경찰은 어느 누구도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녀에게 아들의 양육을 회피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심지어 정신병 환자로 몰아 병원에 강제수용하기에 이릅니다.
시장은 권력을 잡고 있었고 경찰은 공권력을 남용하기에 이르는 1928년의 LA는 지금의 모습과도 닮아 있기에 영화 ‘체인질링’이 보여주는 현실은 더욱 애타기만 합니다.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경찰은 끊임없이 터무니없는 설명과 이론들로 크리스틴을 설득하려고 합니다. 거기에 굴복하지 않는 그녀에게 가하는 공권력 역시 잔인하기까지 합니다. 어머니로서의 진심과 아픔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권위 세우기와 거짓을 덮으려고만 애쓰는 경찰의 모습은 어처구니조차 없습니다.
영화 ‘체인질링’은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한 어머니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이 영화는 이 순간부터 관객들 역시 극중 크리스틴과 함께 분노하게 하고, 아파하도록 만들어 줍니다. 자칫 무겁고, 딱딱해질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어머니로서, 여자로서, 나아가 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 영화 ‘체인질링’의 가장 큰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평소 LA 경찰의 부정과 비리를 고발하는데 앞장 서왔던 브리그랩 목사는 크리스틴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되고, 그녀를 돕는데 앞장서기로 합니다. 브리그랩 목사의 도움으로 기자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아들을 찾기 위해 하나씩 준비해가는 크리스틴은 더 이상 두려움과 슬픔에 아파하던 그 모습이 아닙니다.
누구보다 강한 어머니요, 진실을 위해 거짓된 사회와 맞서는 당당한 인간인 것입니다. 여기서 관객들은 안젤리나 졸리가 보여주는 진심어린 연기에 놀라게 됩니다. 영화 ‘체인질링’의 크리스틴 콜린스로 찾아 온 안젤리나 졸리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커다란 눈망울에 맺힌 눈물은 그녀를 뜨거운 모성애의 어머니로 만들어 주었고, 강렬하고 당당한 표정은 강인한 의지와 정의로 가득 찬 여성의 모습을 멋지게 표현해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 특유의 허스키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는 극중 크리스틴의 다급하고, 애타는 심정을 잘 드러내줍니다. 무엇보다 안젤리나 졸리의 표정과 눈빛만을 클로즈업 하여 극중 크리스틴의 심리를 보여주는 몇몇 장면은 그녀의 연기가 주는 힘과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특히, 실제로도 입양 등을 통해 아이들의 엄마로서도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안젤리나 졸리이기에 영화를 통해 전달되는 모성애가 더욱 뜨겁게 와 닿는지도 모릅니다.
나지막한 허스키 보이스와 차분하고 강한 눈빛 연기로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울려주는 안젤리나 졸리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연기야말로 영화 ‘체인질링’이 전해주는 가장 큰 감동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크리스틴과 브리그랩 목사의 노력을 강압적으로 무마시키려던 경찰은 의외의 사건이 등장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영화의 분위기 역시 이 사건과 더불어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자칫 무료하고 지루하게만 전개될 수 있는 이야기의 양상을 긴장감 넘치도록 해주는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제 수용된 정신병원 내에서 갖가지 인권유린과 협박에 시달리던 크리스틴은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또다시 어렵고도 험난한 싸움을 시작하게 됩니다.
한 여성의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한 노력은 일순간 부패한 사회에 대한 저항이 되고, 그것은 다시 세상을 변화 시키게 되는 도전으로 커지게 된 것이지요. ‘크리스틴 콜린스’ 사건은 일파만파로 LA시민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더 이상 그녀 개인의 문제가 아닌 LA 시민 전체의 문제가 되기에 이르는 것입니다. 짧은 법정 스릴러로서의 긴장감까지 더해주는 후반 30여분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흥미롭고, 통쾌하게 다가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작품들은 그가 배우로서 내뿜었던 카리스마보다 더욱 강렬하고, 진한 맛을 우려냅니다. 영화 ‘체인질링’ 역시도 그 깊은 맛을 관객들 스스로가 느끼고, 빠져들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안젤리나 졸리의 진심 어리고, 뜨거운 연기는 그 맛을 더욱 진하게 해줍니다. 사람들은 영화를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하고, 또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 역시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슴으로 느끼고, 얻는 것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법이지요. 뜨거운 진심이 담긴 영화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가슴의 힘은 더욱 그러합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안제리나 졸리의 영화 ‘체인질링’은 오랜만에 그것을 경험하게 해줄 것입니다.
첫댓글 신부님의 영화 감상~함께 즐겼습니다.
신부님은 영화를 참 좋아하시는것 같아요
물론 영화 싫어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겠지만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작품들은 그가 배우로서
내뿜었던 카리스마보다 더욱 강렬하고, 진한 맛을 우려냅니다"
저도 이 말씀에 동감~
'크린트 이스트우드' 참으로 좋아했던 배우였는데...특히 '마카로니 웨스턴' 시절...ㅋㅋ
감독으로써의 역량이 더욱 빛나는것 같습니다.
로버트 레트포드도 그렇고~~
언제 신부님과 같이 영화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ㅎㅎ
설명 잘 들었는데요.
어둡고 가난한 영화는 직면하는게 불편해서 못보는 사회복지사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너무 힘든 사람들이 많이 와서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