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하면 추억이 있죠.
전에 갔을 적에
쇤부른호텔(옛날, 합스부르크 왕가 시절, 왕궁을 방문한 외국 왕족들을 위해 지은 영빈관을 개조해 호텔로 만든)에서 잤고, 쇤부른 궁전을 보았고, 어른 다섯아름이 넘는 굵은 식물원의 나무를 보았고
슈테판 성당의 화려함과 동양의 음양사상의 접목과 파이프오르간에 놀란 기억이 있고
시청앞 도로(편도 중앙선부터 설명하면, 차선 1차로, 나무심은 잔디밭 1차로, 인도 1차로, 다시 잔디밭 1차로, 자전거도로 1차로, 그리고 건물에 붙은 인도 1차로)를 보았고,
차도를 넓히라는 시민들의 말에 시장이 "불편하면 차 끌고 나오지 말라. 우리는 자연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던 말이 기억나고
시청앞 나치독일의 기념물을 까부숴 없애는 대신 그 앞에 분수를 올려 가리는 지혜를 가져 후손들에게 교육의 자료를 남겨준 일이 기억나고,
광장의 조각물에 우리나라 당간지주 같은 두 석조기둥사이에 끼인 유태인 여인의 해산하는 조각과, 그 밑에 철조망 밑에 있는 유태인들이 걸레로 도로를 걸레질하고 있는 조각이 있어 역시 후손들에게 역사를 알려준 것이 기억나고
쓰레기 분리수거하는데 맑은 유리병과 갈색 유리병마저 분리 수거하던 그들이 생각나고
관광버스를 5분이상 공회전시키면 엄청난 벌금을 낸다던 그들의 자연사랑이 생각나고
국민들에게 무척 존경받던 수상의 무덤이 지름 1m 남짓하는 바둑돌같은 묘석 밑에 있어 우리의 장례문화를 되짚어 보게 했던 일이 생각나는데,
이번에는 쇤부른궁전과, 크리스탈을 파는 유명하다는 Swarovski 상점에 들른 기억과, 슈테판 성당에 들른 기억, 그리고 케른트너라는 화려하다는 거리와, 거리에서 집사람과 같이 아이스크림(옛날 우리나라 길거리에서 팔던 것과 같은 과자로 된 꼬갈모양의 그릇에 떠주던)을 먹은 기억만이 있으니,
전에는 교육시찰의 일환이었고, 이번엔 놀러간 차이가 확연히 납니다.
여하튼 슈테판 성당입니다.
한 가지,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지만, 저 철책 안으로는 들여보내지 않던 성당관계자의 행위가 동양인에 대한 편견때문이 아닌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노는것과 공부하는 것의 차이를 느끼고, 다시 4시간 정도 버스를 달려 헝가리로 가서 굴라쉬 스프(집사람이 유일하게 맛있게 먹은 서양음식입니다)가 포함된 현지식으로 저녁을 먹고 다뉴브강 야간 유람선 투어에 나섭니다.
헝거리 왕궁의 야경과
다뉴브강에 걸린 몇 개의 다리 중 하나의 야경과
그리고 내 사진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사실은 카메라가 좋은 겁니다. 돈 좀 들였거든요)
호텔에 들어가 자고, 다음날 아침 어부의 요새를 봅니다.
이건, 전에 갔을때 힘들어 가보지 못했던 곳인데, 이번엔 차가 가까이 까지 가기에 쉽게 봤습니다.
동양과 다른 모습이기에 신기해하기도 하고 멋있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게 그거일 뿐이겠죠.
여하튼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높은 겔레르트 언덕에 올라가 부다와 페스트를 본 경관입니다.
다뉴브강 이쪽이 부다고 저 건너편이 페스트, 그래서 부다페스트라네요.
이제 유럽 여행의 목적지 크로아티아로 가기 위해 6시간 30분 동안의 버스를 타야 합니다.
내일 또 쓰겠습니다.
첫댓글 좋은곳 잘 보았습니다....선생님의 자세한 설명도 감사 하면서....
버스로 이동하셨던 시간이 많았는데 힘드시진 않았나 모르겠네요. 저는 멀미가 있어서 버스 여행은 힘들거든요. 그래도 바깥 경치 구경이 괜찮았다면 좀 나았겠지요? 늘 보던 것들과 다르니 멋지고 신기하지만 그게 그거일 뿐이라는 말씀에 공감해요. 멋진 문화 유산은 감탄을 자아내지만 그 유산의 뒤에 숨겨진 많은 이들의 노고, 또 그 많은 이들을 휘둘렀던 엄청난 권력을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 씁쓸하기도 하고요.
참, 정말 사진 멋져요! 카메라만 좋다고 저런 사진들이 나올 것 같지는 않고요.
저도 아내랑 두달짜리 유럽 자동차 여행 준비중입니다.
가봤던 파리, 스위스, 이태리 빼고... 영국은 교육받던 기억이 있어 오히려 다시 가보고 싶구요...
자동차여행? 나도 해 보고 싶은 건데, 말이 짧아서 엄두가 잘 안나네
짧으면 짧은대로 즐거움과 추억이 많을 겁니다. ^^
완전 부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