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현대 사회는 초고속 유무선 인터넷, 스마트폰, 넷북 등 첨단 기술의 발달로 이제 더 이상 인터넷은 가상의 공간이 아닌 일상생활의 영역으로 확고히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물건을 사거나 은행 업무를 볼 때, 그리고 사람을 만나고 편지를 주고 받을 때면 항상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만큼 인터넷에 따른 부작용도 점점 커지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인터넷 중독(Internet addiction)입니다. ‘인터넷 중독’ 이라는 용어는 1996년 Goldberg가 처음으로 사용하였습니다.
학자들에 따라서는 인터넷 증독장애(Internet Addiction Disorder), 병적 인터넷 사용(Internet pathological use), 인터넷 의존(Internet dependency) 등으로 지칭하기도 합니다. 학자들마다 약간의 개인차는 있지만 지칭하는 현상은 대개 비슷합니다.
‘중독(addiction)’ 이라는 용어는 엄밀히 말하면 정식 의학용어는 아닙니다. 1964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 ‘중독’을 과학적 의미를 지닌 용어로 보기 어렵다며 ‘의존(dependence)’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권고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의학계에서 정식 진단을 내리는데 ‘중독’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알코올 중독’ 역시 정식 의학 명칭은 ‘알코올 의존 (alcohol dependence)’ 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학적인 용어 규정과는 별도로 언론을 비롯한 사회 각계에서는 여전히 중독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마약 중독, TV 중독, 섹스 중독, 일 중독, 쇼핑 중독 등등, 어느 특정한 활동에 지나치게 빠져서 자신의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들에 우리는 흔히 중독이라는 용어를 붙입니다.
일단 중독이 되면 (즉, 의존 상태가 되면)자신이 이전에 느꼈던 만족감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 점점 더 물질(예, 알코올, 담배, 마약 등)이나 행위(예, 쇼핑, 섹스, 인터넷 등)에 더 오래, 더 심하게 몰두하게 되는데 이를 내성(tolerance)이라고 합니다. 한편, 항상 자신이 탐닉해오던 물질이나 행위를 하지 못하게 되면 불안과 초조를 느끼며, 경우에 따라서는 식은땀이 나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 신체적인 증상까지 나타나는데 이를 금단 증상(withdrawal symptom)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증상> 부분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넷 중독 역시 이러한 일반적 정서를 반영한 용어로,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용어가 ‘인터넷 중독’이기 때문에, 여기서도 앞으로 이 용어를 사용하여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사용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감에 따라 미국 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에서도 향후 발간될 예정인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 제 5판> 에 인터넷 중독에 대한 진단 기준을 넣을지 여부를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신의학회의 잠정적인 분류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은 일반적으로 다음 4가지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Block, 2008)
- 과도한 사용: 이로 인하여 시간이 얼마나 가는지도 모르고 기본적인 볼일도 등한시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 금단: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 했을 때 분노, 긴장, 우울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경험합니다.
- 내성: 이전과 비슷한 만족감을 얻기 위해 더 나은 컴퓨터 사양, 소프트웨어를 추구하고,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됩니다.
- 부정적인 부수효과 (negative repercussion): 인터넷에 오래 몰두하게 되면서 잦은 언쟁과 거짓말, 성취도 저하, 사회적 고립, 피로감 등을 겪게 됩니다.
그외 여러 학자들에 의해 각각의 인터넷 중독 진단 지침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 진단> 참조) 이는 아직 인터넷 중독에 대한 연구가 과도기적 단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연구자들 간의 논의와 합의를 거쳐 체계적으로 확립된 진단 기준이 제시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는 일반인들의 인터넷 중독의 증상과 실태, 그리고 대처 방법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정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