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줄거리
(01)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4743
(02)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4745
(03)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4753
나, 만능 해결사 파스파르투는 괴짜 주인을 모시는 하인이다. 뭐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돈만 많은 포그 씨가 말도 안 되는 내기를 거는 바람에 팔자에도 없는 세계 일주를 하게 된 나는, 런던을 떠나 유럽 가운데를 가로지르다가 빈에서 베네치아까지 흘러오게 되었다. 베네치아! 정말 아름답구나! 황홀함에 빠져 밤거리를 걷던 나는 뜬금없이 한 여자가 물에 빠지는 걸 보고 구출했다가 좋은 소리는 듣지도 못하고 호텔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다음 날 도시를 탐색하려고 보니 내가 구출한 그 여자가 곤돌라를 몬다는 것을 알고 놀라지만 그는 나를 잊어버린 모양이다. 나는 그의 배를 타고 도시를 구경하다가 이탈리아의 이상한 발명가 조직인 ‘스쿠올라-학회’를 알게 된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조합이 배척당하더니, 여기서는 학회가 이탈리아를 지배하고 있다니? 발명가들이 진정 중립적인지 의심은 점점 더해진다. 이에 더불어 학회에 맞서 싸우는 교황청의 군대 주아브의 이야기까지 듣게 되지만, 우리와는 관련 없겠지? 그러거나 말거나 포그 씨는 빨리 도시를 벗어날 생각 밖에 없는 것 같은데…
......
“여비 때문에 고민이 되네요. 내일 아테네로 바로 가기는 힘들 것 같고…어디로 가실 생각이신지?”
“…….”
“아, 그리고 말씀 드릴 것이 있습니다만.”
“뭔가?”
“시장에서 안탈리야에서 팔면 여비를 많이 벌 수 있는 물건을 봐 두었는데요, 구입하는 게 어떨까요? 그리로 갈 수도 있으니까요.”
잠시 고민하던 포그 씨는, 이내 결론을 내렸다.
“내일 아테네 행 배를 타도록 하지. 그리고 그쪽 방면으로 간다면 안탈리야에 들를 확률이 높아. 구매해 두게.”
“그럼 오늘은 느긋하네요? 장에 들렀다가 구경도 하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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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까는 고민하느라 못 샀는데 기왕 사는 김에 빗도 사고 주인님 모자도 사야겠다!”
......
빗과 모자를 다 사도 50 파운드 정도밖에 쓰지 않습니다. 10 파운드를 주고 여행 가방도 하나 더 삽니다. 가랑비에 옷 젖을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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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여행 세트를 모았더니 여행도 편해지고 협상에도 유리해질 거라는 말이 나옵니다.
......
남는 시간에, 나는 다리 운동이나 할 겸 해서 나갔다가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매력적인 슬라브 아가씨를 보았다. 나는 그 아가씨를 도와 지갑을 찾아 주었고,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베오그라드에는 은행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장도 서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아가씨에게 어떻게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의 어머니의 가장 친한 친구의 육촌 형제에 관한 길고도 복잡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단히 까다로운 이야기였다. 잊어버리는 것이 낫겠어.
DAY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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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08:40
“아니, 뭐요!”
아침에 배를 확인하러 항구에 나간 우리는 분노를 금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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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떠난다던 배가 왜 갑자기 취소됐다는 말이오?”
우리는 한 시가 급하단 말이다! 그런데 이틀 뒤에나 출발한다니!
그러나 포그 씨는 예의 침착함으로,
“시간을 앞당기고 싶소. 어떻소?”
라며 협상을 제안했지만, 결과는 지독히도 불쾌했다. 오늘 출발하려면 2300 파운드를 더 내라고? 어제까지는 220 파운드라더니!
“무슈, 그냥 로마로 가십시다. 어차피 로마에서 아테네로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건 터무니없이 비싸요!”
포그 씨도 내 말에 수긍했는지,
“좋네.”
하고는 항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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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차를 물색합니다. 오? 가려는 도시의 평판이 같이 나오는군요.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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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주행하는데다 차도 불편한 모양이지만, 여행 세트 때문에 나쁜 효과가 상쇄됩니다. ‘At ...’ 이면 정시 출발이고 ‘Before ...’ 이면 마감 시간 전이라면 아무 때나 출발인 것도 알았네요.
......
오전 08:00
베네치아에서 로마로 사람들을 싣고 다니는 정기 왕복 차편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승차장에 가 보니, 실제로는 차편이 두 종류였다. 한쪽 줄은 개방되어 있는데 다른 쪽 줄은 가리개를 드리워 숨겨 놓은 것이다.
당연히 나는 그쪽을 훔쳐보았다. 그리고는, 그 안에서 차례대로 객차에 타려는 자동인형들이 정연하게 줄을 서 있는 모습에 망연자실해졌다. 어떤 것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팔다리가 있어야 할 위치에 기묘한 부속품이 달려 있었다.
나는 한참 뒤까지 내가 무슨 광경을 본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로마에 도착하고 나서야, 그 놀라운 ‘자동인형’들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곧 객차가 와서 우리를 실었고, 우리는 물과 산을 넘느라 차 안에서 마구 뒤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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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그라는 버튼이 생겼네요. 그렇지만 일단 마부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흠, 말이 없는데 마부라고 하는 게 맞나? 운전수가 맞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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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어떤 도시인가요?”
“글쎄, 이탈리아 발명가들이 대놓고 교황청과 싸운다는 이야기는 들었소!”
“혹시 로마에서 카이로로 갈 수는 없습니까?”
“글쎄올시다. 아, 그건 그렇고 카이로를 간다면 좋은 견직물을 사 두면 봄베이에서 쏠쏠한 값에 팔 수 있답디다.”
“아, 그렇군요. 카이로에 대해서 더 아는 건 없으신지?”
“흠? 작도용 도구를 높은 값에 구입하는 사람들이 있다던데? 그 이상은 모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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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02:30
여행 도중에 특별한 일은 없었고, 덕분에 나도 쉴 수 있었다.
로마 R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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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을 보고, 시장에 가 봅니다. 로마의 유명한 시장이라면 꽃의 들판, 캄포 데 피오리(Campo de’ Fiori)죠. 그런데 꽃은 팔지 않네요. 사막 횡단 차량 시각표를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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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마나마-리야드, 두바이-무스카트 도로가 있군요. 갈 일이 있을지?
......
베르사글리에리(Bersaglieri-사르데냐 보병대)들이 독특한 빠른 걸음으로 광장에서 사람들을 전부 모으는 동안, 나는 트레비(Trevi) 분수에 동전을 던져 넣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내게 다가오기 전에 피해 사라지려고 했다. 나의 오랜 직감이, 군인의 주의를 끌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죄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아, 이런, 피하기에는 너무 많았다.
이제 막 드문드문 콧수염이 나기 시작한 호리호리한 남자가 장총으로 나를 가리키며 까닥였다. 그래서 나는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참 나, 팔이 있어야 할 어깨에 장총이 달려 있다니, 저래서야 사람이 쏘듯이 쉽게 쏠 수 있겠어?
바로 그 때, 누군가 뒤에서 나를 떠밀었고, 나는 어떤 흐릿한 형체가 주머니 안에 손을 넣는 것을 보았다…그러더니 그것이 수류탄을 던졌다!
나는 바보가 아니다…목숨은 부지해야지! 나는 달렸다.
“주아브예요!” 나만큼이나 발이 빠른 한 여인이 말했다.
“주아브는 스쿠올라가 젊은이들에게 한 짓 때문에 그들을 증오해요.”
피아메타도 주아브에 대해 말했지…그리고 주아브가 스쿠올라에 맞서 싸운다는 것도.
그가 거친 사람인 것은 알았지만, 폭탄하고 친한 여자일 줄은 꿈에도 몰랐어! 분명히, 저들의 의도는 심각하게 위험하다. 그리고 내가 뒤를 돌아보았다가 수상한 개조가 되어 있는 군인들을 보았을 때, 그제야 나는 사태의 이유를 깨달았다.
점차 느리게 걸으며 호텔로 돌아오면서, 나는 스쿠올라의 영향력을 암시하는 많은 징후들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빛나는 외골격을 달고 있는 구두 수선공, 세라믹 손을 단 유리세공인, 심지어는 볼썽사나울 정도로 짧은 옷을 입고 ‘일’하는 여자들 옆에 서서 불을 삼키고 물 위를 걷는, 자기제(磁器製) 얼굴을 가진 호객 자동인형까지.
로마가 미래인가? 솔직히 말해,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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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잖은 성격이 되었다는 건가요. 왜지…?
......
DAY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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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이 있을지도 모르니 조사합니다.
......
오전 10:00
탐색에 여러 시간을 쓴 결과, 앞으로 여행할 방향을 몇 가지 더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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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아테네 간 비행선 이카루스 호를 탈 수 있네요. 정오에 출발하면 내일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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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테살로니케 간 지중해 횡단 비행선 편이 있습니다. 내일 출발하면 모레 도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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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 파운드를 얹어 주면 오늘 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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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로 갈 수도 있군요. 테살로니케 행 비행선이 경유합니다. 내일 도착이네요. 고도계도 협상에 영향을 주나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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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파운드를 더 주면 오늘 떠날 수 있습니다.
......
“아테네만 갈 수 있는 건 아니었네요.”
“좋군.”
다음 이야기 : http://cafe.daum.net/Europa/2oQs/14768
첫댓글 저렇게 출발시간 리셋도 되는군요 ㄷㄷ..
아 정말 처음엔 너무 어이가 없어서 게임을 꺼 버렸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ㅋㅋ
주아브 얘기가 나왔을 때 뭐 당연히 그냥 바티칸에 틀어박힌 교황 얘긴가 했는데, ‘싸운다’길래 정치투쟁인가 했지 문자 그대로 진짜 지하혁명조직일 줄이야... 뭐 하지만 평범한 러다이트에 불과하겠죠.
그보다는 너무 자연스럽게 인체개조를 한다는 것이 더 걸리네요. 인체공학적 도구, 아니면 완전 로봇, 이렇게 두 가지 방향으로 기술이 진보하는 게 맞는데 팔을 떼어내고 도구를 단다는 식은 정신나간 발상이죠. 가령 총구로 박격포를 다룰 수 있겠습니까? 전쟁터에서의 유연성이 극히 떨어집니다.
게다가 구두닦이처럼 근력이 필요치 않는 직종이 외골격을 달고, 길거리의 유리세공인처럼 자본규모가 작은 상공인이 세라믹 손을 달고, 심지어 매춘 호객용 자동인형까지 존재할 정도면 로봇공학이 사회가 감당할 수 없을 지경으로 비효율적이고 무분별하게 보편화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스쿠올라가 뛰어난 기술자들일지는 몰라도, 뛰어난 정치인도 경제학자도 아니라는 뜻이죠. (물론 그런 작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기술력 자체가 스팀펑크의 묘미이기는 한데, 이렇게 회의적인 관점이 주로 서술된다면 분명 작가가 의도하는 세계관도 그러하다는 근거이죠)
암튼 소포스를 만나려면 아테네행 비행선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을 듯한데 말이죠...
@인생의별빛 저도 이탈리아와 교황청이 정치적, 군사적으로 대립한다고 생각했지 저런 노상 테러를 예상하진 못했네요. (베네치아 사람이 자기 나라를 왕국이라고 한 걸로 봐서는 이미 통일이 거의 완수되지 않았나 합니다. 하긴 연도를 보더라도...) 이태리에서 불쾌감을 많이 느끼고 갑니다. 인체 개조라니...
@koringenieur 베르사글리에리는 사르데냐 왕국 소속 경보병이기 때문에, 이들이 로마에서 치안활동을 한다는 건 이미 정치적 주체로서의 교황령은 붕괴하고 리소르지멘토가 끝났다는 뜻이죠.
그래도 일단 시기에 딱 맞게 교황이 바티칸의 포로가 되고 이탈리아 통일이 완수되었다는 건, 기술력만 발전하고 국제정세는 거의 그대로라는 의미라고 봐도 무방할 테니 여행계획에 참고할 여지가 되겠습니다. 빈 체제 하에서 기술진보만 이뤄지면 지하저항조직 탄압이 더 용이하기 때문에 다민족제국의 국력이 더 강해질 수 있고, 실제로 군사적 수요가 높은 중앙유럽~동유럽에서 기술력이 더 발전한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어 약간 걱정이 되긴 했으니까요.
@koringenieur 그나저나 기술자들을 적극 포섭해도 이상하지 않을 꿈과 희망의 19세기에 왜 합스부르크는 발명가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자살행위 꼰대짓을 하는가 했는데, 발명가라는 작자들이 이탈리아에서 저지르는 꼴을 보니 짐작이 가네요. 북이탈리아에서 축출당하는 것만으로도 이탈리아와의 관계가 심히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데, 하물며 근대화에 눈이 멀어 권력을 무분별하게 휘두르고 민족주의를 자극하여 신세계질서를 구현하려는 흑막으로 자본가가 아니라 발명가들이 있다면...
그러면 부르주아가 귀족과 적극 결탁하기 시작하며 다시 정치지형이 안정되는 19세기 후반 시점에, 발명가라는 또다른 경쟁조직이
등장해버렸으니 우려할만하네요.
@koringenieur 곤돌라 운전에도, 매춘부 호객용으로도 자동인형이 하나씩 보급되는 시대이니, 이미 로봇공학이 거대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자본가가 생산수단의 독점을 통해 귀족들과의 정치적 타협을 거쳐 보수화되는 것에 비하면(그래서 자유주의 혁명이 소강기를 맞이하고 대신 군사엘리트가 주도하는 민족주의 혁명에 불이 붙게 되지요), 발명가들은 ‘학회’라는 이름의 자율적 조합을 결성하여 생산기술을 독점하려 시도할 것이니, 자본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고전적 자유주의보다는 국민개병제를 요구하는 군부와 유착하려 할 가능성이 크겠는데요...
@인생의별빛 아! 베르사글리에리를 보고 뭐라고 설명할까 엄청 고민하다 그냥 말았는데. 맥락을 다시 생각하니 정말 이 말이 맞네요! 사르데냐 보병을 콕 집어서 말한 게 맞군요. 아예 수정해서 글에 언급하겠습니다.
@koringenieur 근데 지금은 통일 이탈리아 왕국이 성립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이탈리아군 경보병이 맞긴 하지만 말이죠...
@인생의별빛 뭐 그렇긴 한데...유래를 설명할 수 있으니까요. 어차피 유로파 카페 분들은 해박하시니까 상관 없겠죠 ㅎㅎ
주아브가 테러리스트 같은 거였다니... 로마가 교황령이자 주아브로 방어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잘못 짚었네요.
이대로 아테네로 가면 소포스를 만나야 할텐데,이러면 메달이 아쉬워지네요. 피아메타 그 이름을 대면 오히려 싫어할 수도 있지 않나 싶은데..
그러니 아테네로 가죠!
저도 로마가 온전히 교황령인줄 알았는데, 바티칸 정도만 가지고 있거나 이미 로마에서 권위가 많이 실추된 것 같아요. 정규전을 치르는 게 아니었다니.
메달 팔은게 아쉽네요
음 생각해 보니 그렇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