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너무 덥다.
낮기온이 34-5도를 오르내리니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른다.
이른 아침에 하룻동안 해야할 일을 서둘러 마치고 에어컨,선풍
기 앞에서 그냥 지낼수밖에 없다.
100년 이내에 한반도가 아열대지방 기후로 바뀐다는 과학자들
의 예견이 별로 틀리지 않을것 같다.
어릴때 사과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함께 사과밭에서 살았는데
이제 사과는 북쪽지방으로 다 올라가고 현재는 없어졌다.
작물이 기후변화 때문에 그 경작지가 바뀐다는 사실을 확실하
게 알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대체로 열대지방 사람들이 게으르다고 한다.
게으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열대지방을 여행할때 햇볕이 따가운 한낮에는 자칫 잘못하면
피부가 화상을 입는 경우가 있다.
열대지방에는 새카만 사람들이 많은데 그 피부색깔이 디엔에
이로 굳어져서 흰 피부색을 가질수 없는것이 아닌가 여겨졌다.
각설하고, 몇년전에 중국의 연길지방을 여행한적이 있었는데
평소에 민족, 조국, 애국심이니 이런 관념적인 용어들에 대해
실체적 경험이 없었던 나에게 그런 말들이 지닌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실감한적이 있다.
저녁에 호텔에서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가이드가 자꾸 밤거
리 산책을 나가자고 꼬드기는 바람에 함께 연길시 광장에 갔다.
굉장히 넓은 광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주로 조선족들이 많았고 중국인들도 함께 있었다.
광장 중앙에 공연무대가 꾸며져 있었고 흘러간 옛노래가 구성지
게 흘러 나왔다.그리고 온갖 놀이기구들이 있었고 적은 금액으로
그 놀이기구들을 빌려서 즐길수 있었다.
세 사람이 함께 타는 자전거를 한대 빌려서 그 넓은 광장을 여러
바퀴 돌았다. 그런데 갑자기 중앙무대가 조용해지더니 아리랑이
흘러 나왔다. 광장의 수많은 조선족들이 함께 그 아리랑을 따라
불렀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나는 광장 가장자리에서 그 합창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아리랑 노래가 끝나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이어졌다.
그 노래 역시 광장 사람들의 합창이 되었다.
나는 조선족들이 합창으로 부르는 그 노래를 들으며 한민족이 비록
외국땅에 살지언정 그들의 정신세계에 자리잡은 민족의식 하나만은
살아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리고 남녀노소 구분없이 손을 맞잡고 광장을 빙글 빙글 돌면서
아리랑도 부르고 유행가도 합창했다.
콧날이 자꾸 시끈 거렸다.
그날 호텔로 되돌아와서 나는 밤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민족이니 조국이니에 대한 그들의 의식세계를 엿본 충격 때문이다.
접경지역 조선족들의 경우 북의 정권쪽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 많다
고 한다. 그리고 일제강점기때 남쪽에서 이주해갔던 사람들도 다수
를 점하고 있다고 했다.
남 북으로 갈라진 민족이 언젠가는 통일을 꼭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조선족들에게 통일은 이념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백두산 가는 초입마을중에 이도백화(梨道白花)라는 조그만 소도시
가 있는데 거기에서도 조선족들이 집단으로 살고 있었다.
고향이 경상도 어디라는 조선족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조선족 이세였다.
민족은 영원하다 는 말이 떠올랐다.
더러 중국인들과 혼인해서 국적이 희미해진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그들이 구사하는 말도 북쪽 억양이라서 다소 어색했지만 그래도
한민족의 피는 속일수 없었다.
중국땅 연길시 광장에 울려퍼진 아리랑 노래가 아직도 귀에 생생
하게 들려온다.
어서 한민족이 통일되어 함께 살아갈 날이 도래하기를 기도한다.
첫댓글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날이 너무 덥죠.. 건강유의하시고
오늘은 많이 웃는날 되세요 ^^
안녕 하세요?
올해 더위가 유난한것 같습니다.
걷기도 조금 중단 하시고 이 유난한 더위를 슬기롭게
극복해야할것 같습니다.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