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소녀가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이루고, 또 이루기 위해 서 있는 걸그룹 시장에 여섯 명의 당당한 소녀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런데 뭔가 특이하다. '걸그룹' 하면 생각나는 최신 트렌드 혹은 메르헨 프린세스를 연상케 하는 의상이 아닌 군복이다. 머리에는 베레모를 쓰고, 목에는 보석 박힌 목걸이 대신 군번줄이 걸려있다. 국내 최초, 여군 콘셉트의 걸그룹 '바바'다.
리더인 병장 푸름를 중심으로 병장 소미, 상병 별하, 상병 서해, 일병 다율, 이병 효아로 구성된 바바는 지난 3월 가요계에 출사표를 내던지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나라를 위해 고생하는 군 장병들을 응원하는 활동을 중점적으로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바바'라는 그룹명은 회사 이사님께서 지어주셨어요. '바라봐주세요'를 줄인 말이에요. '국가를 바라봐주세요'라는 의미도 되고, '저희 바바를 바라봐주세요'라는 의미도 됩니다"(푸름)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의 멤버로 구성된 바바에게 국가적인 콘셉트는 낯설 수도,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반응은 달랐다. 한목소리로 '신기하고 재밌다'를 외친다.
"처음에는 되게 어색했어요. 저희는 아직 어리고, 국가에 대한 지식도 그렇게 많이 있는 게 아니었고요. 하지만 독특한 점이 있어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저는 직업군인으로 30년 넘게 복무하신 큰아버지가 계시는데, 사실 큰아버지가 제가 가수 활동하시는 거 모르세요. 하하하. 저희가 잘 되고 나서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저희 그룹을 군인 콘셉트로 잡았습니다' 큰아버지께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계획입니다."(서애)
"걱정반 설렘 반이었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까 더 와 닿고 좋은 것 같더라고요. 참신하고 저희 이미지와 잘 어울리기도 해서 거부감은 없었어요."(별하)
"생각지도 못한, 처음 시도하는 콘셉트잖아요? 요즘 걸그룹이 굉장히 많은데, 그중에서도 저희가 특별한 것 같아서 좋았어요"(소미)
"저희는 국가를 많이 알아야 하는 걸그룹이잖아요. 애국심도 더 가져야 하고요. 저희가 그런 애국심을 배우러 다녔어요. 사실 저희 콘셉트가 어려웠어요. '나도 다른 걸그룹처럼 예쁘고, 섹시하고 귀여운 거 하고 싶다'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지금은 더 좋고 편해졌어요. 오히려 사람들이 저희를 보고 다른 새로운 콘셉트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걸그룹이 되도록 노력하게습니다."(푸름)
이들의 데뷔곡은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한국 대중음악의 대부 신중현이 작사작곡하고 전설적인 가수 김추자가 부른 바로 그 곡을 '바바'의 색에 맞게 리메이크했다.
여섯 멤버는 최소 1년에서 7년의 연습생 생활을 거치고 '바바'로 데뷔하게 되었다. 소감이 남다를 터. 특히, 7년간의 연습생 생활은 물론 과거 솔로 가수로 활동한 적이 있던 푸름은 "진짜 성공하자, 이런 마음이다"라며 웃으며 각오를 전했다.
바바의 더욱 독특한 점은 멤버들 각각 '계급'이 있다는 것이다. 큰언니인 푸름과 소미는 병장, 가운데인 별하와 서애는 상병, 막내 다율과 효아는 각각 일병과 이병이다. 그 때문일까. 이들은 자신의 계급과 같은 국군장병 '오빠들'에게 애착이 가서 더욱 응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혹시나 제대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6인조 체제로, 이 멤버들과 함께 끝까지 활동한다"라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아직 데뷔한 게 실감 나지 않지만, 무대에 올라가기 위해 준비할 때 자신을 알아봐 주는 관객들을 볼 때 데뷔한 게 조금씩 실감 난다는 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가수의 꿈을 조금씩 키워왔다.
리더 푸름은 "부모님이 모두 음악을 했던 분들이에요. 아버지는 대학가요제 출신이고, 어머니는 유명하지는 않으셨지만 트로트 가수셨고요. 저를 임신하신 채 3개월 정도 노래를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또 제가 3살 때 엄마가 서던 무대에 그냥 올라가 노래를 했대요. 엄마는 그때 '애가 무대를 좋아하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하셨대요"라는 말로 가수로써 타고난 '끼'를 설명했다. "제가 어릴 때 가요제에 정말 나가고 싶었어요. 부모님은 무시하셨어요. 엄마는 '너 같은 애는 무대 못 올라간다, 아무리 엄마 자식이지만 너에게 자신이 없다'라고까지 하셨어요. 하지만 초등학교 2학년 때 혼자 가요제 예심에 나갔고, 통과했어요. 부모님 몰래 방에서 엄청 연습했고, 무대 올라가기 하루 전 '내일 가요제 무대 올라간다'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부모님이 카메라로 제 모습을 찍으시면서 우시더라고요. 빨리 도와줄걸, 엄마아빠가 무시해서 미안하다 하시면서요." 푸름은 이 무대가 언론에 소개되면서 '아침마당', '전국노래자랑', '스타킹'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수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텔레비전을 보면서 춤추는 걸 좋아했던 소미는 조금씩 가수의 꿈을 키웠지만, 연습생 생활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가수의 꿈을 포기했다. 그러나 꿈은 포기한다고 잊을 수 있는 게 아닌 것. "다른 일을 하고 있었는데 자꾸 아쉬웠어요. 미련이 남고, 후회가 되고. 한 번 사는 건데 하고 싶은 거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결국 서울에 올라와 이 회사와 인연을 맺었죠."
별하 역시 꿈은 있었지만, 쉽게 도전하지 못 했다. 그러나 소미처럼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어릴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지만, 성장하면서 생각이라는 게 늘어나자 '내가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구나'라고 깨닫게 되었어요. 그렇게 가수 꿈을 포기했는데 공부를 하다가도 음악이 나오면 리듬을 타고 있고, 노래가 나오면 흥얼거리고 있는 저를 어느 순간 발견했어요. 부모님께 정말 진지하게 한 번만 도전해보고 싶다 하니 '그래 해봐라' 해주셨어요. 그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더 꿈을 키운 것 같아요. 아무 말없이 믿어주신 것에 보답해드리고 싶어서요."
어릴 적부터 여러 차례 기획사에 캐스팅되었지만, 주변의 만류로 꿈을 접은 서애에게는 오빠가 '데뷔'의 은인이다. "어릴 때 캐스팅이 들어왔지만, 연습생 생활하면서 상처받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정말 하고 싶었고, 왜 하지 말라는지 이해가 안 갔지만 미련을 접었어요. 그런데 중학교 때 또 한 회사에서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어요. 그걸 오빠에게 털어놨는데 오빠는 미술 쪽 아니면 승무원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입학할 때쯤 오빠가 아쉬웠는지 여러 군데 알아보더니 이 소속사를 소개해줬어요. '너는 너가 하고 싶은 거 했으면 좋겠다'라고 하면서요. 저 대신 어른들을 설득했죠."
다율과 효아는 가족들을 향한 사랑이 가수를 향한 꿈과 데뷔의 원동력이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무대 서는 걸 좋아했어요. 부모님 앞에서도 많이 춤추고요. 사실, 저희 어머니가 눈이 많이 안 좋으셨어요. 병원에 갔는데 안 좋은 소리를 들으셨나 봐요. 엄마가 '네가 춤추는 걸 보면 다 낫는 기분이야. 방송에 나오는 거 보고 싶어, 네가 무대에 계속 서서 즐거워하는 걸 보고싶어'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도 좋아하고, 엄마도 밀어주시니까 더 힘이 나더라고요."(다율)
"저도 다율이와 똑같은 마음이었어요. 사실 제가 집안 사정이 안 좋은데 전에는 더 좋지 않았어요. 동생도 몸이 좀 불편했고요. 동생에 대한 고민을 춤추고 노래 부르는 걸로 풀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가수를 꿈꿨는데 집안 사정을 아니까 엄마아빠에게 제 꿈을 말하는 게 어려웠어요. 하지만 저는 장녀였고, 그래서 이 길에 대해서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부모님 몰래 사무실 오디션을 봤고, 합격했고, 엄마에게 이야기했어요. 엄마가 '알았다'며 우시는 거예요. 엄마 때문에도 그렇고, 동생 때문이라도 더 잘하고 싶어요."(효아)
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선배는 '신화'다. 데뷔한지 17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하며 정말 가요계 신화가 되어가는 '신화'는 이들에게 꿈과 같은 존재다. 그렇기에 함께 무대에 서서 공연을 하고 싶은 게 이들의 꿈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목표는 뭘까. 바바로써, 그리고 개인으로써의 목표를 살짝 물어봤다.
"항상 멤버들끼리 으쌰 으쌰 하면서 이야기하는 게 신인상이에요. 신인상을 목표로 열심히 할 거예요. 제 개인적인 목표는 제가 직접 번 돈으로 부모님 선물을 사드리고 싶어요."(별하)
"항상 겸손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고 싶고요, 정말 잘 되어 성공한다면 가족과 함께 살 집을 사고 싶어요. 그리고 할머니를 해외여행 보내드리고 싶어요. 물 좋은 곳으로. 하하하."(서애)
"바바 멤버들과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함께 찍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저도 가족과 떨어져 있어서 가족들이 저를 걱정 많이 하시고 궁금해하세요. 이 일로 잘 되어 어머님 가게 차려드리고 싶어요."(소미)
"신인상 받는 게 당연한 목표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는…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세요. 나이도 어린데 꿈을 키워나가고 있으니까요. 부모님께 제가 어려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다율)
"이 멤버가 끝까지 갔으면 좋겠어요. 누구도 아프지 않고, 모두 밝게 끝까지 갔으면 해요. 제 개인적인 목표는 가족들, 동생과 놀러 갔으면 좋겠어요. 놀이공원 같은 곳이요. 사실 가족들과 한 번도 놀러 가본 적이 없어서요. 동생하고 안 놀아준 게 후회가 되더라고요."(효아)
"저도 2015년 신인상이 목표고요, 제가 리더다보니까 저희 바바가 지금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볼 수 있게 제가 더 노력하고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도록 노력할 거예요. 그리고 개인 목표는 이번에 꼭 성공하지 않더라고 뒤로 물러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해서 지금 떨어져 사시는 아버지와 함께, 가족들 다 같이 사는 거예요"(푸름)
사진제공 : PR엔터테인먼트
한수경 innuendo@dcinside.com
베레모도 좀 똑바로쓰고;;; 저 옷입고 추모갔었잖아;;; 뭐 다 회사에서 시켰겠지만..;;;;;
유투브 댓글보니까 활동 조금만 하다 이름값(바바)하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
그냥 옷맞추고 이미지 찍은거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