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님달, 초열흘, 믈날.
오늘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국민투표일입니다.
이날은 ‘그냥 쉬는 날’이 아니라
나라의 살림꾼을 뽑는 귀하고도 소중한 ‘일을 하는 날’,
‘달랑’ 투표를 했다고 할 일이 끝나는 게 아니라,
투표하지 않은 사람이 주변에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면 투표를 왜 해야 하는지를 알리기도 하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독려도 하며
할 수 있다면 투표장까지 같이 가 주는 것도
남은 할 일일 것입니다.
선거일을 앞두고 참으로 여러 가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가 가라앉고
가라앉았다가는 또 다른 것들이 떠올랐는데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이 정권이 나올 때
“아무래도 이 정부는 ‘미친 정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일관성이라고는 전혀 없고
그저 내키는 대로 아무 짓이나 막 벌이고 저지르고 보는
그런 가운데 국가의 운명이나 국민의 삶은 온데 간데 없고
오직 정권을 잡은 자들끼리
신이 나서 잔치를 벌이는 것으로만 보였습니다.
두어 해가 지나는 동안
그래도 저 정권에 일관성도 있다는 것이 보였는데
국가와 국민, 국민의 삶, 특히 민생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고
야당에 대해서는 행패에 가까운 횡포를 벌이는 것에는
끊임없이 일관적이었다는 것이
곳곳에서 드러났고 보인 나날이었습니다.
더욱이 이제는 다시 써먹을 일이 없을 것 같았던
해묵은 색깔론을 들고 나와
좌파 운동권을 청산해야 한다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럼 너희들 속에 있는 학생운동 출신들은 어떻게 할 거냐는 말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는 것을 수도 없이 지켜보았고,
끊임없이 제기되는 망발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여자의
말도 안 되는 과거와, 그것을 덮기 위해 벌이는
앞도 뒤도 맞지 않는 엉터리없는 논리의 해괴함이며,
심지어는 대파까지도 제재의 대상이 되고
투표소의 끈 색깔까지도 바꾼다는 말을 듣고는
다시 소환되는 과거의 미신적 망령,
투표도구인 붓뚜껑 안에 ‘시옷’을 써 놓고
그것을 ‘사람 인(人)’자라고 우기는 데도
아무도 대놓고 그것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 이 답답함,
그게 붓뚜껑 동그라미의 ‘이응’과 그 안에 ‘시옷’을 써서
‘영삼의 자음 묶음’으로 제가 대통령 되어야 한다는 정치탐욕을 드러냈던
교회 장로라는 김영삼의 미신과 그것을 아직까지도 쓰고 있다는 것,
검찰과 정부가 철저하게 서로 뒤엉켜 돌아가는 분리 안 된 삼권,
말도 안 되는 야당 탄압,
심지어는 명분도 실리도 없는 대통령실 이전이며,
국권을 헌신짝처럼 팽개쳐버린 외교,
범죄자를 사면해서 외교관으로 임명하지를 않나,
뭐 하나씩 들춘다면
그 두 해 동안 한 짓만 가지고도
종일 쓰고, 다음 날 또 써도 모자랄 정도인데
말하는 동안 속이 시커매지고, 입안에 구린내가 괴는 것을 어쩔 수 없으니
이쯤에서 그만두더라도,
오늘 투표가 저것에 대한 응징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오늘 나는 투표를 할 것입니다.
내 한 표가 힘으로, 심판으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
그리고 저 정권과 직접 마주 서 있는 민주당 또한
국민의 심판과 응징이 무엇인지를 똑바로 보고
국가와 국민을 고려한 정치를 배울 수 있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
되잖은 말장난은 끝내고
실제로 나라 살림을 할 줄 아는 일꾼들,
할 줄 모른다면 가르칠 때 들을 줄이라도 아는 일꾼들이
많이 뽑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것이 소용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두 손 모으는 투푯날, 막 날이 밝아오려고 하는 새벽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