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길호가 긴 잠에서 깨어났다.
22인승 10톤짜리 750마력 볼보엔진을 장착한
새로 건조한 (뉴)부길호를 3월달에 처음 타보고
그 후 날씨가 받쳐 주지 않아 4월 1번 출조 후 3주만이
지난주 5월 13일 사리때 출조. 사리라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부길호 한선장의 능력을 믿고 출조길에 올랐다.
사리에는 어초 공략을 잘 하지 않는 한선장이라 어초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 한선장 왈 "내파수도에서 마리수는 나올텐데
씨알이 글세? 글쩍글쩍, 내파수도 거쳐서 길산도, 외연도에서
어초낚시나 해보지. 길산도에서 씨알 좋은 놈이 나올까? 글쩍글쩍"
전날 부산에서 올라와서 피로가 영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라 준비한
와인으로 NFC 회원분과 피싱매니아 회원, 동심회원과 부길호 토요멤버와
한잔씩 하고 선실에 누우려니 한선장 왈 "자면 어떻해? 조금가면 도착할 텐디"
"이런 제길" 할 수 없이 앞선실에서 풍기문란행위(일명 고스톱)를 관람하면서
쓰리고에 피박을 기원하고 있을 즈음 엔진 소리가 잦아들고 낚시 준비하란다.
채비 준비하는 사이 다른 꾼들이 우럭을 올리면 초장 기분 별론데 다행히(?)
채비준비가 끝날 때까지 두번의 입수에서 전혀 조과가 없다. 후 안심.....(죄 받어)
조금 지나 여기저기에 마리수가 올라오는데 씨알이 영...... 귀신같은 한선장!!!
나도 2수 한다. 왼쪽에 계신 조사님(성함을 잘 몰라 죄송) "다른 사람은 몇마리씩
올리는데 나는 한마리도 못 잡네" 꿍시렁 꿍시렁(죄송 again) 옆에서 보니
어초낚시가 좀 서툴어 보여 "어초 낚시 몇 번 해보셨죠" "2번 정도 했어요"
좀 아는체 한다 "어초 낚시요 생각보다 쉽습니다. 옆에 잡은 사람에게 얼마큼
올렸는지 물어보고 그냥 그 높이만 유지하세요. 그렇게 하면 잡힙니다. 여기서는
3바퀴만 감으세요" 이후 이분 아이스박스 채울 정도로 잡았다. 씨알도 좋은 놈으로...
근데 나는 계속 채비 뜯기고 최종 조과는 10수. 별볼일 없는 키로짜리 놀래미 2수포함하여.
제대로 된 우럭 횟감이 없어 할 수 없이 오늘의 장원이신
(오늘 뿐만 아니라 항상(?) 장원하시지만) 수원 김사장님께 4짜 1마리 구걸하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오늘의 낚시를 접는다. 한선장 왈 "박형 오늘 영 아니야"
"입질하면 삑, 포인트 도착하면 삑 하는데 어떻게 잡나요" 투덜투덜... 조과를 선장 탓으로 돌리고...
토요 멤버인 황고문 왈 "어째 가려쳐준 사람이 배운 사람보다 훨씬 못 잡어" 약만 올리고...
5월 20일 조금.
예보상 바람과 파고가 있는 걸로 나와 출조 여부가 불투명한데
내 경험으로 볼 때 기상대에서 보수적인 예보를 한 것으로 판단. 대전에 있는데
황고문으로부터 전화 "내일 출조 할끼여" "아무럼요" "파고가 높게 나오는데"
"걱정 마세요, 보수적인 예보 같아요" 출조 결정.
오늘은 F-TV에서 촬영나온다는데 지난 주 치욕을 보기 좋게 되갚아(?) 주리라 속으로
다짐하면서
대전에서 돌아와 낚시바늘과 채비를 준비하는데 연이틀 폭음에다 대전에서 돌아온 피로감에
준비도 다 못하고 곯아 덜어졌다 깨어나니 비봉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 45분전.
시속 160키로로 돌진... 황고문 전화에 "10분후 도착하겠음" 이도 2분 단축. 약속시간
2분전 도착.
후! 한숨짓고 출발... 서해대교 풍속 측정장치가 축 늘어 떨어진 것이 오늘의 기상을
대변해 준다.
기상대에 취직이나 할까? 적어도 꾼들에게는 환영받을 터인디...
신진도 도착하니 F-TV 박PD 먼저 도착해 있고... 우럭낚시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부길호에 승선하니 이번에는 안개가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7시에야 출항허가가 나고 한선장왈 나가면서 어초낚시나 한잔다. 30분쯤 나갔을까?
입수하란다. 채비준비도 못하고 있는데 오른쪽 수원 김사장 첫 입수에 우럭 3짜 중반
1마리를 올린다.
축하해주면서도 초장 기분 별로다. 초장 글빨 XXX이라던가 무엇이라던가 쭝얼쭝얼하면서....
나도 바로 한마리 올린다. 올리면서 애구 소리가 절로 나온다.
두번째 입수. 내리자 조금 있으니 바늘을 통해 예리한 무엇인가에 걸린 듯한 느낌이다.
어초의 시멘트 부분에 바늘이 걸린 느낌이다. XX 소리와 함께 낚시대를 설쩍 올리는데
묵직한 느낌과 동시에 무엇인가 끌려오는 느낌이다. 순간 개우럭이다 속으로 외치며 2차
챔질 후 느긋하게 릴링한다.
'아니지 오늘 F-TV에서 촬영왔지. 사람 시선을 끌어모아 이 장면을 촬영토록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자 조용히 릴링하다가 소리 지르기 시작한다. "와 왔다 왔어, 와 왔다 왔어
우~~우~~우~~"
옆에 일행들 별 관심이 없다. "자식 맨날 5짜, 5짜하면서 5짜도 못 잡는 놈이 오늘은
TV 촬영왔다니까 실성을 했나" 하는 표정이다.
'두고보자 잡은 우럭을 보면 저 표정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이윽고 모습을 드러낸 우럭을 보고는 다들 축하해준다. 속으로는 속상해 있는지 모르지만
(속인중 속인?)
박 PD 가 카메라를 들이대고 촬영한다, 인터뷰한다고 부산한 움직임 속에 마치 영화속의
주인공 마냥 으슥해진다. 5짜에 조금 모자라는 것으로 밝혀지자 조금 있으면 5짜를 잡을
것이라고 거들먹거리면서
인터뷰를 하는데, 별로 할 말이 궁해지니 순간 속으로 '이거 콘티가 있어야 하는 것 아냐' 하는 거만함까지 나오는 내 자신을 보고 인간의 속물 근성을 보게 되어 씁쓸해진다.
그러나 기분이 좋다.
이 기록은 나중에 깨어지고 결국 3~4짜 7수에 배속에 들어간 놈까지 합하고 방생한 2놈까지
합하니 20수에 이르렀다. 다들 만족하게 잡았는지 일찍 입항하니 오후 4시다.
한선장이 새배를 건조하고부터는 토요멤버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들이 재미있다.
"한선장 그사이 산에 들어가서 도 닦고 나왔어 그 무뚝뚝하고 거친 사림이 상냥해 졌어"
"배 선장이 산에서 왜 도 닦아, 바다에서 도 닦았겠지 ㅋㅋㅋㅋ"
"가이드도 있고 매운탕도 끓여주네"
"요새 가이드 없고 매운탕 안 끓여 주는 낚시배가 어디 있어"
"야 그래도 예전에서 안 그랬어"
"하여간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선실도 넓고 좌우측면과 뒤쪽 공간이 특히 넓어 낚시하기에는 엄청 편해졌어"
"저 한선장 그래도 낚시밥을 오래 먹더니 이제는 꾼들 생각도 많이 하네"
제가 보기에 부길호의 큰 장점은 FRP 로 설계, 건조된 배 치고는 스티칭과 롤링에 매우
강해서 안전성이 뛰어나고 멀미하시는 꾼들에게는 매우 편안한 낚시배 같습니다.
5짜를 다음에 기약하면서..........................................
첫댓글neck 님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혹시 5/20 낚시중에 경신호 보지 못 했나요? 제가 그곳에..얼핏 보니 뉴 부길호라고 써 있는것을 보았는데요..선상에서 멀리나마 보았기에 반가운 마음에 이렇게 올립니다, (얼굴은 모르지만..) 채비준비도 못했는데 옆에서 막 끌어올리면 기분이 별로긴 하지요..ㅋㅋㅋ
첫댓글 neck 님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혹시 5/20 낚시중에 경신호 보지 못 했나요? 제가 그곳에..얼핏 보니 뉴 부길호라고 써 있는것을 보았는데요..선상에서 멀리나마 보았기에 반가운 마음에 이렇게 올립니다, (얼굴은 모르지만..) 채비준비도 못했는데 옆에서 막 끌어올리면 기분이 별로긴 하지요..ㅋㅋㅋ
경신호를 보고 손을 흔든 사람이 바로 접니다. 선상에서 뵙고 즐거운 시간 보냈으면 합니다. 저는 별일 없으면 토요일 부길호로 출조합니다.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다음에는 5짜 쌍거리 하시길....^.^
neck님.. 기분좋은 조황을 올리셨네요...ㅎㅎㅎ.. 모자라도 쓰고계셨더라면,, 알아봤을텐데요.. 저도 그날 경신호타고 낚시하면서,, 안개를 헤치면서.. 움직이는 뉴부길호 봤습니다..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neck님께.. 5짜의행운을~~기원합니다.ㅎㅎ
즐낚을 축하 합니다 그리고 TV에도 나오고,,, 담에는 5짜 아니 6짜 포획하여 당당하게 TV에 나오는 모습을 뵙고 싶내요
neck 님 조행기 잼나고 즐겁게 봤습니다...5짜의 행운을 기원합장드리면서 언제 선상에서 뵈면 이슬이 한꼬프 올리겠습니다.....꾸뻑~
정말 TV에 나오셨다니 부럽습니다. 전 언제 출연하려나? 어초에서의 낚시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해 주신 조행기 보니 저도 어초낚시가 무지 하고 싶습니다.
즐낚을 축하드립니다. 오짜 그거 별거 아니드라구요 먼저 갈매기 정출에서 분명히 3짜로 사진 찍었는데 조황사진 보니 엄청큰 오짜로 나오더군요.요즘 선사들 사진 예술 되단 하더군요.다음엔 꼭 오짜의 행운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소설속에 한 일부를 읽는듯한 착각이..... 잘 읽었습니다. 5짜 잡는 그날까지 쭉~~~~ 대박하시길..... ^^*
항시 어복 충만 하시길...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즐낚을 축하드리고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
즐낚하신 모습을 보는것 같군요....잘보고 갑니다.
즐낚 축하드리며 다음에는 6짜로 명예의전당에 등극하시길 바랍니다.^^*
방송 했죠? 방생 하시는거 본거같은데요 ^^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
예 26,27일 이틀간 방영되었습니다. 방생하는 것도 보셨네요.
한선장 얼굴본지도 참 오래 되었네요.재미있는글 잘읽고 갑니다.^^
현장 생중계 본 기분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