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랜만에 ‘당정 원팀’ 기류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더불어민주당의 '장외 집회'를 겨냥해 "판사 겁박 무력시위"라고 직격했고, 친윤석열계는 '대통령 친인척 비위 조사를 위한 특별감찰관 임명'이라는 한 대표 요구안을 수용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15일 1심 선고를 앞둔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일단 집중해야 한다는, 일종의 '전략적 휴전'인가 봅니다.
한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야당이) 민생은 못 챙겨도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 한다"라며 "대입 논술 시험 날 (야당의 장외 집회로) 차 막히고 시끄럽게 하는 것, 최악의 민폐"라고 했습니다. 이어 "하고 싶은 판사 겁박 다 알겠고, 민주당 기대와 달리 인원 동원이 잘 안 되는 것도 국민들이 다 안다"며 "대입 시험 날에는 출근 시간도 뒤로 미루며 배려하는 게 동료 시민의 동료 의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은 16일 3차 장외집회를 조국혁신당·진보당 등 4개 야당과 공동 주최할 예정입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도 ‘이재명 때리기’에 가세했는데, 이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불법 대선자금 6억 원, 뇌물 7,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돼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되고 법정 구속됐다”라며 “이 대표가 (입장을 밝히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공범임을 자인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지금 트럼프 때문에 대한민국에 어두운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는지 궁금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전방위 압박을 하던 ‘그 한동훈’이 맞나 싶다.
윤 대통령 기자회견 바로 다음 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제 중요한 건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 했다. ‘김건희 여사 두둔만 하다 끝난 140분 회견’이라는 게 대체적 관전평인데,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약속을 한 게 없는데, 무엇을 어떻게 민심에 맞게 실천하라는 건지 어리둥절하다. 1월 서천 화재 현장에서 90도 폴더 인사를 하던 장면의 오버랩이다.
비장했던 태도와 달리 김 여사 관련 3대 조치(대외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의혹 규명 협조)와 특별감찰관 임명 요구 자체가 타협적이긴 했다. 윤 대통령의 실천이 얼핏 속도감 있어 보이지만 알맹이를 찾기 어려운 건 그래서다. 손에 잡히는 건 대통령 부부 휴대폰을 바꿨다는 것과 제2부속실을 출범시켰다는 것뿐. ‘김건희 라인’ 쇄신은 할 듯 말 듯 애매하고, 내각 인사는 예산안 처리 뒤에야 하겠단다.
“김 여사가 연말까지 대외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내년 이후엔 재개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만약 국민의힘 의원총회(14일)에서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하기로 한다면 윤 대통령은 통 큰 결단인 양 수용할 것이다. 약속대련 느낌이 물씬 난다.
민심은 ‘특감이 아니라 특검이 본질’이라고 줄기차게 말해왔다. 숱한 의혹을 그대로 둔 채 향후 발생할 일만 감시하겠다는 걸 국민들은 수긍 못한다. “여론조사에서 찬성 70% 이상이면 만장일치에 가깝다”(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는데 특검 찬성률이 그에 육박한다. 그런데도 “국민 눈높이”를 말하던 한 대표는 모르는 척 특감만 외친다. 윤 대통령은 아예 특검의 위헌성을 주장한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던 이의 심각한 자기 부정이다.
두 사람이 기적 같은 화해로 단일대오를 구축한 게 아니란 건 삼척동자도 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 생명이 달린 법원 선고가 코앞이다. 당장 15일 공직선거법 1심에서 당선 무효형(벌금 100만 원 이상)이 나올 것에 대비한 보수 결집 ‘빌드업’일 것이다. 지지율이 다시 반등하고, 특검 동력도 시들해질 거라는 판단일 것이다.
‘상대평가’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낙제점을 맞고 있는데 경쟁자가 타격을 입는다고 큰 반전을 기대하는 건 대단한 오판이다. 김 여사 의혹을 말끔히 털어내고 화끈한 국정 쇄신을 하지 않고는 반사효과는 잠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한시적 제휴가 다시 끊어지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 대표도 다르지 않다. 설령 11월 사법 리스크를 돌파한다 해도 대장동 비리, 불법 대북송금 등 더 큰 리스크가 첩첩산중이다. 대통령 부부를 때리고 정부 정책에 태클만 걸었지 제1야당 대표로서 국민들에게 책임 있는 정책 비전을 보여준 건 기억에 없다. 국민 생명이 달린 의정갈등에 발을 빼고, 미래세대 노후가 달린 연금개혁도 남의 일 보듯 한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먹사니즘’도 헬리콥터에서 돈을 흩뿌리는 기본소득 외에 딱히 국민들이 감동할 만한 내용은 없다. 본인 한 사람을 위해 공당을 총알받이로 내세우고 지지층 결집에만 골몰하니 당연하다. 민심이 윤석열 정권에 회초리를 들었다고 본인의 결격사항을 끝까지 덮어줄 거라 믿는가.
차악이라도 뽑아야 할 선거철이 아니다. 국민은 윤 대통령은 윤 대통령대로, 이 대표는 이 대표대로 평가한다. 두 사람은 ‘이재명 리스크’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집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시라.
축구팬들도 골을 먹을 땐 먹더라도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을 응원한다. 90분 내내 무기력하다 상대 실수로 승패가 갈리는 경기가 되풀이되면 두 팀 모두에 등을 돌리는 법이다.>한국일보. 이영태 논설위원 ytlee@hankookilbo.com
출처 : 한국일보. 오피니언 메아리, 尹은 尹이고, 李는 李다
지금 대통령이나 야당 대표는 자기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는 전혀 도외시하고 오르지 자기 살길만 찾느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일하라고 대통령으로 뽑아주고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것인데 자기 앞가림에만 전전긍긍하니 지금 나라가 산으로 가는지 바다로 가는지 국민들 걱정만 태산입니다.
이런 꼴을 매 번 보고도 또 그런 사람들을 뽑아주는 국민의 책임도 큽니다. 물론 저도 그런 국민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다 제 탓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