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저 아득히 먼 하늘로 가자.
그대는 별이 되어 오라.
나는 이편, 도도히 흐르는 강둑에서
무른 지반 짓밟고 서서
검게 가리운 황혼을 헤아리고 있으리.
그대는 남쪽 푸른 그곳에 도달하였는가?
문득 귓가에 속살대는 소리.
그날의 어두운 회랑에서 너와 함께 본
푸르른 먼지 덮인 십자가.
함께 그리운 고향으로 떠나자던 네 혀.
나는 홀로 절벽에 그 위에 임하였다.
자그마한 구슬 속에 일렁이는 불씨는
푸르딩딩 창백하게도 앞 비추는데
길 인도받아 떠나갈 사람들은
이미 검푸른 바닷물 저 아래로.
절망에 자조에 한탄에 권태에 체념에
익사하여 떠내려간 끝에
마침내 다다라야 할 그 목적지에
푸르게 휘몰아치는 별메아리 벌판에서
그것은 묵묵히 구슬등 흔들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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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하)
푸른 별 되어 오라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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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9 18:1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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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초혼이 생각납니다.
내 고향일지도 모르는 안드로메다에 가고 싶어요.
푸르게 휘몰아치는 별메아리 벌판.
푸른 별이 돌아오기 쉽지 않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