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려는가
가을 하늘 마냥 높아
구름 얼굴 해맑은데
고개 젖혀 바라보는
그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
예전에 좋아하던 팝송 중에 "철새는 날아가고" 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싸이먼과 가펑클이 불렀던 이 노래를 가끔 흥얼거리며 옛추억에 젖어들곤 하는데
얼마 전 철새들에 관한 글을 읽고 많은 것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가을, 맥켄지 레이크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바로 머리 위에서 날아가는 철새 떼들이 얼마나 크게 울던지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지만 V 자 모양으로 날아가는 그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
단지 새들도 추위를 피하느라 따뜻한 남쪽으로 가는 것이겠지
얼마전 철새에 관한 책을 보았다.
특히 구스의 생활을 과학적 접근으로 해석하고 우리네 인간들의 삶을 비교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우선 V자 형태에 대하여
철새들이 V자로 날아가게 되면 혼자 날 때보다 적어도 71%의 상승된 힘을 얻는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하는 시체말로 머리가 나쁘면 "새대가리"라고 놀리는데
이런 사실을 안다면 감히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도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목적지를 향하여 간다면 이 철새들처럼 좀 더 빠르고 쉽게 도달하지 않을까?
철새(구스)들이 V자 형태에서 이탈하게 되면 바로 그 순간 홀로 가야하는 엄청난 저항과 장애를 느끼게 되어 가능한 빨리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와 앞서 가는 동료로부터 상승되는 힘을 얻는다고 한다.
철새들에게도 정말 따뜻한 정이 있을까?
이 부분에서 인간미 못지않은 "철새미" 를 발견하게 되었다.
제일 앞에서 날아가는 대장철새가 피로해지면 다른 철새가 교대로 돌아가면서 방향지시를 한다고 한다.
더더욱 그들이 울음소리를 내는 것은 제 속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뒤에 오는 동료를 격려하는 것이라는데
우리는 누군가 옆에서, 뒤에서 우리에게 조언을 해줄때 정말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가 되어있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돌아본다.
그럼 그 때 맥켄지 레이크로 갈 때 그 구스들도 서로에게 힘을 내라는 싸인이었구나!
글을 읽어가며 "아하" 하며 깊은 탄성을 내곤 하였는데 마지막 부분에서는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철새들이 날아가다가 아프거나, 총에 맞아 부상당하는 일이 생기면 다른 두 마리의 철새가 그 새를 보호하기 위하여 같이 내려 앉는다고 한다.
그 새가 완전히 회복하든지, 아니면 죽을 때 까지
보호를 위하여 남았던 새는 다른 그룹에 끼여 날다가 원래의 자기 팀을 만나면 합류한다고 한다.
엊그제도 날아가는 철새 떼를 보았다.
예전처럼 무심히 보아지지않고, 저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질서와 사연이 있으려니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정감을 느끼게 된다.
더도 덜도말고 우리도 저 구스처럼 살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