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제가 게시판에서 <확률>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오늘 정우람 등판도 '확률' 문제로 봅니다.
제가 여기서 생각하는 확률은
정우람이 막을 확률 vs 다른 투수가 막을 확률
이런 관점이 아닙니다.
마무리의 운용에 대해 제가 따지고 드는 확률은 사실 좀 넓은 범위의 것인데요
클로져가 가능하면 이기는 상황에서만 등판할때 팀에 미치는 영향
vs
비기는 경우에도 종종 등판할 그 등판이 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의 문제입니다
3일 쉰 마무리가 내일도 쉬는 날이면 동점 상황에 등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은 분명 아니죠.
다만 저는 이렇게 봅니다.
비기고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마무리가 등판하는 경기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팀의 성적이나 투수진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확률 역시 점점 더 늘어난다고 말입니다.
물론, 정우람은 비교적 연투에 능한 스타일이고
올 시즌 정우람은 (다른팀 마무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관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정우람은 커리어 내내 KBO 그 어떤 불펜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만큼 많은 공을 던져왔고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35세가 되는, 그러니까 경험뿐만 아니라 나이로만 따져도 충분히 노장이죠
올해 구위가 무너진 손승락 정도를 제외하면 주전 마무리투수 중에 정우람보다 베테랑은 별로 없고
정우람이 올해 투수 WAR 26위인데, 앞선 25명 중에서 정우람보다 나이가 많은 투수는 딱 1명 뿐입니다
김태균 정근우 송광민이 베테랑 야수여서 이제는 체력관리가 절실하다면
커리어 내내 연투를 밥먹듯이 해온 30대 중반의 정우람 역시 반드시 그래야 합니다
사실, 오늘 한 경기만 뚝 떼어서 보면 등판을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팀 사정상 그리고 상황상 그런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지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투수의 부상이나 부진은 팀 사정이나 상황을 가려가며 찾아와주지 않죠
정우람의 커리어와 팀 한화이글스의 성적은
그렇게 앞뒤 상황 잘라서 오늘 한 경기만 볼 수는 없는 문제고요
덧붙여, 정우람의 오늘 등판을 우려스런 시선으로 보는 좀 더 근본적인 이유는
오늘의 등판 자체가 정우람 개인에게 아주 무리스러운 등판이어서 그런게 아닙니다.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은 시점에서
한용덕 감독이 점점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처럼 보여서입니다.
물론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 있고, 승패표의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할 시점도 있습니다.
AG휴식기가 있는 시즌이고 상위권 순위다툼이 치열하므로 일반적인 경우 그런 승부수가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화는 상위권인 상태로 등수를 유지하며 시즌을 마쳐 본 경험이 너무 오래전이죠
그라운드에서 뛰는 사람들 중에서 그런 경험을 몸에 쌓아 둔 선수가 별로 없습니다.
한용덕 역시 감독으로서 팀 전체를 주관하며 그런 경험을 치뤄본 적은 없고요
두산 코치로 KS우승까지 해봤지만,
그건 분명 다른 역할을 맡은 상태로, 우리와 다른 선수단 구성원으로 치른 경험이니까요
우리는 절묘한 승부수 같은 것을 시도할만한 경험이나 노련미가
감독과 팀 모두에게 아직 갖춰져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더욱, 기본적인 확률에 충실한 전법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입니다
가을야구가 눈앞에 아른거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한화이글스에게는
답답할 만큼의 원리원칙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뼈대와 뿌리가 튼튼한 팀이 아직은 아니니까요.
첫댓글 기본적으로는, 원칙적으로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다만, 문제는 그 관리가 정우람에게만 국한된다는 거고 그렇게 관리받은 정우람이 오늘 보여 준
맞습니다. 그 관리가 정우람에게만 국한되는 건 아주 나쁜 일입니다.
그러므로 송은범도 이태양도 등판을 좀 졸이고 정우람처럼 관리 받아야 합니다.
매우 어려운 일이고, 다른 구단들도 잘 못하는 일이긴 합니다
그걸 해내면서 순위까지 유지하는 건 더 어렵죠
하지만 그걸 반드시 해야 우리가 다시 강해질 수 있습니다.
@1번선발 글이 쓰다가 끊겼네요. 결국은 그런 관리가 되려면 솔리드한 토종 선발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불펜을 여유있게 운영할 수 있는 강한 타선도 있어야 겠구요. 사실 한단계 한단계 밟아서 내년 혹은 계약 마지막 년차에 성적이 나왔으면 괜찮았을 텐데 지금 시점에선 이길 경기는 무조건 잡고 가야 하고 이길 수 있는 상황이 나오면 그 역시 잡아야 합니다. 지금 최선은 2위 최악은 4 혹은5위로 시즌 끝내는 건데, 구단에서 헤일을 영입한 건 최선을 바라는 게 아닐까요? 저도 감독이 조급해 졌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오늘 선택은 나쁘지 않았어요. 당장 화 수 두산입니다. 세이브 상황이 올 확률이 얼마라고 보세요?
@담덕 만약 온다해도 내일 휴식일이었고, 안온다 해도 분위기 상 오늘은 잡아야 되는 경기였다 봅니다. 그걸 놓친 게 아쉬울 뿐이지 오늘에 한해서 정우람 9회 투입은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담덕 저도 본문에 썼죠 오늘 한 경기만 뚝 떼어서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다만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건
이길 경기는 당연히 잡아야 하는데, 오늘은 이기고 있지를 않았죠.
정우람이 거기서 막으면 이기는(또는 그럴 확률이 높은) 시합이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1번선발 그럼 결국 다른 투수가 나와서 점수를 허용하더라도 정우람은 9회 동점상황에서 나오면 안되는걸까요? 오늘 한경기로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시즌 전체로 봤을때에도 큰 무리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1이닝 플러스가 되었다면 그건 비판받을테지만 오늘 정우람 투입이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네요.
@1번선발 정우람의 최근 등판 간격입니다. 전체 구단 마무리투수 중에는 엄청난 관리를 받고 있어 보입니다.
@1번선발 정우람이 거기서 막으면 이기는 시합이 아니었다는 확신은 어떤 근거인지 궁금하네요...
@요택 <안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정우람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관리 받은것도 팩트고요
본문에 써 놨잖아요.
그리고, 막으면 이기는건 <이기고 있을때> 얘기죠
오늘은 막고 '점수도 내야' 이기는 경기였고요
엄연한 차이 있습니다
@1번선발 아... 그건 동점상황에 대한 당연한 이야기인거죠... 동점에서 서로 이길 확률은 반반 아닌가요? 그럼 일단 막아보고 점수를 내야죠~ 게다가 이번주에 한번 등판한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가 있는데 아꼈어야 하는 상황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요택 저는 반반에서는 마무리를 안 꺼내는게 옳다고 생각하는거고
회원님은 반반이니까 충분히 꺼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거네요.
그런거 맞죠?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죠.
회원님은 제 의견이 이해가 안 가실 수 있습니다만
저는 회원님이랑 그 부분에 대한 의견이 굉장히 다릅니다.
서로 그렇게 인정하고 끝내죠.
@1번선발 네~ 알겠습니다!
밑에 어느분 댓글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성적이 좋다보니 리빌딩중에 이런저런 실험등을 못하는것이 아닌가하는(대충 이런뜻),,저도 공감합니다
성적과 리빌딩 모두를 잡는다는게 이만큼 힘들구나 하는걸 또한번 느끼는것 같구요,,
감독의 조급증에 대해선 이해한다기보단,,그럴수도 있지않겠냐는 생각이 들구요,,
감독의 자리라는게 상상못할만큼의 스트레스가 동반된다는데,,
정우람이 안나왔다면 다른 누군가 나왔겠지만 그래도 졌다면,,,
감독의 무사안일이 도마위에 올랐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번시즌 정규시즌 3위정도로 마무리된다면,,
선수구성으로 보면 정말 역대급 성적이라 생각합니다,,
1번선발님의 주장대로라면,
30세이브투수 정우람은.
대전 홈경기가 8회말까지 동점이면.
시즌 길게봤을때, 정우람은 쉬어야 되는날이라고 이해를 해야하겠네요.
의견은 존중하나, 제 생각과는 많이 다릅니다.
저는. 설사, 어제 던졌더라도. 3연투만 아니라면. 오늘 같은 경우에는 9회에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틀린게 아니라 다른거라고 밑에 제 글에 언급하셨으니,
그렇게 이해하겠습니다.
심지어 오늘 2연투도 아니고 이번주 두번째 등판입니다... 내일 경기도 없어서 연투 걱정도 없고... 마무리투수가 9회초 동점 상황에 올라오는게 이렇게 논란될 상황이라니... 참 놀랍네요...
네 저는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연히 모든 경기를 다 그렇게 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그런 선택을 최대한 적게 해야 팀이 더 많이 이긴다고 믿습니다.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건 잘 알고 있습니다
반대로, 저랑 비슷하게 생각하시는 분도 많겠죠.
@요택 전 마무리 투수를 따로 관리해야 한다는 말도 이해가 안갑니다.
정우람이 1이닝 투수라면 연투하지 않는다면 중요할때 1이닝을 막아주면 되는거지 이기고 있을때만 마지막에서 등장하는 투수여야 한다는게 이해가 안갑니다.
연투하지 않고 무리하지도 않았는데도 이런 논란이 이해가 안갑니다.
100년이 넘은 메이저리그에서 도 9회 동점상황에 마무리 투수가 나옵니다.
@요택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더구나 홈구장이구요. 마무리투수는 꼭 이기고 있을때만 나와야된다면 지나친 관리( ?)아닌가요?
선발은 4 일휴식후에 등판은 화요일 등판일때만 하는것이고요
중간계투진 중 필승조 추격조 좌완원포인트 언더 이렇게 나누고요 그리고 마무리입니다.
아무리 홈경기고 요 몇경기 승률이 나쁘다고 야병처럼 투수를 소모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진짜 리드할때 마무리가 없죠.
모든 부분은 원칙이란게 있습니다.
여기 한화이글스 팬클럽도 회칙이 있구요
18년 이글스를 이끌고 가는 감독이 원칙도 없이 기준도 없이 작년과 비슷한 멤버들을 데리고 3위에 랭크 될수 있다고 봅시니까?
그건 정말 어불성설입니다. 원칙이 있고 그걸 선수단이 이해하고 따라가니까
지금의 성적이 나오는겁니다.
저는 정우람이 안나왔으면 정우람보다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누군가가 그 1이닝을 감당했어야 하기 때문에 어제 정우람 등판을 지지하는 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