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떠도는
지친 바람을 안쳐놓고
아니 불러도 이미 찾아온
어둠과 함께 욕쟁이 할매는
술잔을 바라보고 앉았습니다.
"오늘은 눈도 오고 하니까네
손님들 발길도 빨리 끊어졌뿐네"
술 한 잔이
약이 되고 지우개가 된다며
지난 세월을 꼴꼴꼴..
술잔에 띄워 마시고 있을 때
"할매요.지 모르겠심미꺼?"
"늙으니 인자 사람 얼굴도
잘 모르겠다"
"자세히 봐 보이소"
바람에 길을 물어 찾아온
중년의 남자를 가까이 다가가
이리저리 마음의 붓까지 그려가며
살펴보던 할매는
"하도 토끼는 놈들이 많아가
그 놈이 그 놈 같고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 밥 처먹고 토끼던 그놈 맞심더"
"오늘도 토낄라꼬 왔나?"
"언지예...
그동안 밥값 안 내고 토낀거
갚으러 왔심더"
"아이고 살다보니 별일이 다 있네
몇십 년이 지나서 떼먹어도 될낀데
온거 보이까네 닌 돈 벌기는
틀렸데이"
"그라고 할매국밥도 그립고예"
"인자 공소시효 다 지났뿌서
안 갚아도 되이까네 온 김에 오랜만에 할매국밥 한 그릇 먹고 가거라 "
"네 할매요"
" 오늘은 돈 내고 물끼제?"
"하모예"
중년의 남자는 알고 있습니다.
밥값을 안 내고 도망쳤다 며칠 뒤
잊을만하면 또 찾아가도
다시 핀 꽃처럼 모른 척 국밥을
내어주시던 할머니였다는 걸요..
"할매요..
궁금한 게 있어서 할매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은기 있었는데예"
"씨불을 놈 뭐가 그리
궁금한기 많노?"
"할매는 그때 밥 먹고 도망가는
저를 와 쳐다보기만 했심미꺼?"
"거기 지금껏 궁금했던 가베"
"빨간 노을 진 항구를 향해 한참을
도망치다 뒤돌아 볼때면 할매는
처다만 보고 계셨심미더"
"와 도둑이야 하고 소리쳤으야
하는데 왜 안쳤는지 거기
궁금했디나?"
"내는 태양을 품으려 뛰어가는
젊은이는 봤어도 밥 먹고 토끼는
사람은 본 적이 없데이"
새벽이 피어난 부엌에서
구부러진 달을 밑천 삼아 장사를
해 오신 할머니가 내어준 국밥을
달 위에 구름 가듯 먹고 난 남자는
할머니에게 두툼한 봉투 하나를
건넵니다.
"이기 뭐꼬?"
"공짜로 먹은 밥값이랑
그동안 이잠미더"
"그래 주는 기이까네 내 받으꾸마"
"지는 할머니가 안 받으면 우야꼬
오면서 걱정했심더"
"내가 이걸 받는 대신에
니 내 심부름 하나만 해도고"
"뭔데예 ?"
"가게 문 열고 오른쪽으로 쭉 가다 보면 큰길가에 자선냄비 하나 있을끼다
거기다 좀 넣어주고 가도가"
남자는 절름거리는
세상을 살아왔으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물을
자신에게 준 욕쟁이 할매와
멀어지며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할매가 저를 신고했다면
도둑이 되었을 건데
저를 용서해 주신 덕분에
경찰이 될 수 있었다며...
바람속에서 이별을 전하며
멀어지던 남자에게
오가는 건 말이 아니라
마음이라며 욕쟁이 할매는
말하고 있었습니다.
꿈을 향해 달리는 젊은이를
응원한 것 뿐이라고...
[노자규의골목이야기]
첫댓글
감사합니다.
멋진친구님
한주 또 잘보내시고요
감사드립니다
ㅎㅎ
클로이님 ~
방가방가 ~
욕쟁이 할머니
멋쟁이 할머니시네요
감동입니다
산뜻한 음악도 굿입니다
해피 ^^
비밀님
반가워요
잘주무셨죠?
네 그러네요
오늘도 건강한 활기찬
하루 열어가시길요
고맙습니다 ^^
@클로이2
ㅎㅎ
네에.. 덕분에 잘요
클로이님은 잘
지내셨지요 ~ㅎㅎ
계속 해피 🎁💌
@비밀7
네 저도 할거하면서
글좀 올렸죠 모
무튼 재밌게 틈틈이
잘지냈어요
응원 덕분입니다
올려주신 노자규의골목이야기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올려주신 재미있는 노자규의골목이야기에 추천드립니다.
좋은글 잘보며
다녀 갑니다
새로운 한주도 건🍀행으로
🎵즐겁고 활기차게 출발 하세요
..*(😃)*
┗┫ ┣┓
....┏┛
....┛\
감사드립니다
제비꽃 ()님
재미있는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
동트는아침님
클로이2님 잘 지내고 계시죠~
욕쟁이 할매가 너무나 존경스럽습니다
욕을 하면서 쑥스러운 마음을 숨기려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 세상에 욕을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요
하지만 이 할머니처럼 좋은 일을 하면서 살아 가신다면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욕을 하면서 살아도 좋을것 같아요~ㅎ
사투리를 더듬거리며 이해하면서 읽어 봤습니다
클로이2님 멋진 할매의 정이 그립네요
감동받고 답글을 달고 갑니다
클로이2님 건강하세요 행복하시구여!~^^
멋진 글에 추천 드리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
향뜰작가님
이렇게 댓글 쓰시지
마시고요
눈 건강을 위해서요
빨리 쾌유되시기만 바래요
@향뜰 늘 고맙고 감사드려요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