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기도 승부

[smamets]

어제 경기는 한마디로 '같기도' 승부였습니다.

처음에는 NC가 못하는 것 같다가, 나중에는 잘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한화는 잘 하는 것 같다가, 결국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도저히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NC의 노진혁과 한화의 하주석이 번갈아가며 게임의 향방에 관여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먼저 2회말 1사 1루에서 최재훈이 손목에 공을 맞아 쓰러졌습니다.

모두들 걱정했는데, 의료진이 나와서 한참 걸려 테이핑을 하고 1루로 걸어나갔습니다.

이때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NC 수비진의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진 것 같더라구요.

3루수 노진혁이 하주석의 파울 플라이를 어이없이 놓치더니, 결국 하주석에게 3루수 옆을 지나가는 안타를 맞아 만루가 되었습니다.

이어진 김태연의 큰 타구가 NC 좌익수 이우성이 잡을 뻔 했지만 펜스에 부딪히며 2루타가 되었습니다.

2점이 들어오고, 좌익수-유격수-포수로 중계된 공이 빠지고, 백업간 투수가 이걸 잡아 1루에 던진게 또 빠지고, 결국 하주석까지 들어와 3점을 벌었습니다.

여기까지 NC의 행복수비를 보면서, 오늘은 쉽게 이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근우가 투런까지 쳐 주어서 5:0 !!!

기쁜 마음으로 아내에게 채널을 양보하는 호기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다시 채널을 돌려보니 5회인데 5:5 동점이 되어 있더라구요! @o@;;

네이버를 보니까 NC가 3회에 노진혁의 솔로홈런, 4회에 홈런 1개, 2루타 3개, 안타 1개를 가지고 5점을 따라온 것이었습니다.

특히 4회에는 윤규진이 연속 5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후, 송은범이 이어 던지고 있었습니다.

차라리 안 본게 마음 편했습니다.

5회부터 다시 보는데 경기는 나름 균형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6회가 되니 하주석이 또 안타를 치더라구요.

이게 3안타째였습니다.

드디어 하주석이 살아나는구나! 하는 순간 견제사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잘 한것 같기도 하고, 못 한것 같기도 하고..

악몽의 7회입니다.

이태양이 나오면서 필승의 의지를 보였습니다만, 2루타와 노진혁의 안타를 맞고 1실점을 했습니다.

여기까진 괜찮았는데, 다음 타자의 번트가 떴을 때 이태양이 병살을 노리고 원바운드로 잡아 1루로 던진 것이 화근이 되어, 1루주자였던 노진혁이 2루에서 살아버린 것입니다.

만일 병살이 되었으면 1실점으로 7회가 종료되었을 것입니다.

악몽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하주석이 나성범의 플라이를 놓치면서 1사 2,3루가 되고, 스크럭스를 거르고, 박석민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이우성, 김성욱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2점을 더 실점하였습니다.

다만, 하주석은 이우성의 깊은 타구를 다이빙으로 막아 실점을 1개 막고, 김성욱의 안타때 백창수와 좋은 중계플레이로 스크럭스를 홈에서 잡아내는 등 좋은 수비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이건 사후 약방문이 되었습니다.

나성범의 플라이를 놓치지 않았으면 주지 않았을 점수였으니까요..

이게 잘 한것 같기도 하고 못 한것 같기도 하고.. 참 애매합니다.

이후 한화는 7회 2점, 8회 1점을 내면서 동점까지 따라갔는데, 하주석은 8회에 4번째 안타를 치고, 정근우의 안타에 홈에 들어와 동점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건 잘 한거지요.

근데 보니까, 하주석과 노진혁은 똑같이 2점 주는 실책을 저지르더니, 공격에서는 2점에 공헌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같기도 라이벌이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하주석의 타격이 살아나는 것 같아 고무적입니다.

2012년 지명동기 나성범, 구자욱은 몰라도 최소한 박민우 보다는 잘 해주어야지요~

하주석 화이팅!!!

이글스 화이팅!!!

<P.S>

어제 정우람이 9회에 나와 홈런 맞고 패배했는데, 이 이야기는 길어서 다른 글로 올리겠습니다

정우람도 화이팅!!!

[황금날개~☆]

박석민 나왔을때 고의사구로 거르길 바랬습니다.
와인드 업 하는데...아차차차~~ 뒷골이 뜨끔했는데...역쉬나..2점 홈런~
그래도 더이상 술은 자제했습니다. 딱 1병만....마님은 맥주 2캔~

[쫑이2]

승패를 좌우하는건 안타도 중요하고, 실책도 중요한데.... 실책이 더 뼈아프게 느껴지긴합니다....

[taeko14]

웃긴 거 같기도 하고 슬픈 거 같기도 한 글이네요 ㅋㅋㅠㅠ

[smamets]

ㅋㅋㅠㅠ ^^

[쫑이2]

상당히 철학적인 글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