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눈사람은 텅 빈 욕조 위에 누워있었다 그는 뜨거운 물을 틀기 전에 더 살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사는 이유 또한 될 수 없었다 죽어야 할 이유도 없었고 더 살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텅 빈 욕조 속에 누워 있을 때 뜨거운 물과 찬 물 중에서 어떤 물을 틀어야 하는 것일까 눈사람은 그 결과는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뜨거운 물에는 빨리 녹고 찬 물에는 좀 천천히 녹겠지만 녹아 사라진다는 점에서는 다를 게 없었다 나는 따뜻한 물에 녹고 싶다 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 눈사람은 온수를 틀고 자신의 몸이 점점 녹아 물이 되는 것을 지켜보다 잠이 들었다 욕조에서는 무럭무럭 김이 피어올랐다
첫댓글 DST가 시작되니 햇살이 더 밝아진 것 같아요.
바람은 차갑지만 ...
잘 지내시죠??
일착으로 보내셨네요. ^^
예 4월말에 캘거리로 이사하게 될 것같아요.
아파트 매니지먼트가 하도 괴롭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