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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행지 추천 스크랩 을숙도의 봄과 사라진 일웅도
무념무상 추천 0 조회 164 19.07.26 09:5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간만에 을숙도를 찾았다. 한 때는 살다시피 했다. 현장에 대한 이해, 예컨데 어디에 어느 계절에 어떤 생물이 깃들고 어떤 그림들이 만들어지는지는 횡횡한 개발주의나 그 세력에 맞서 을숙도를 비롯한 하구보전에 필요한 무기로 작용했다.  여기에 해외 주요 습지의 탐방과 네트워크화 된 다양한 정보의 선점은 개발주의자 보다 우위의 지위를 가지게 했다.  현장으로부터 비켜난지 4~5년이 경과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역전됐다.  오히려 이제는 정보를 얻기 위해 부산발전연구원이나 관련기관 방문이 잦아 졌다.  현장 상황도 너무나 변해버렸다.  

부산시는 예전에 환경단체가 요구했던 폐기물 관리동이며 분뇨처리장 등을 리모델링하여 직접 운영하는 체제로 만들고 있다.  하구가 좋아, 새가 좋아 현장에 머물다  안내원이 된 사람들은 아직 부산시가 구상하는 그림의 주인이 되지 못한다.  안타깝다. 가만 있으면 누가 준다든가. 조성을 노래를 불렀던 아미산 철새전망대 운영도 부산시가 직영한다.  민간이 운영하는  세계적 추세와는 거리가 멀다.  아직 넘겨줄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을숙도 역시 MB정권이 들어 선 이후  얼굴을 달리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이 등장한 뒤론 처참한 상황이 되었다.   

을숙도 남단 철새전망대 주변도 변화가 있다. 차폐용으로  식재한 나무는 아왜나무를 비롯하여 꽃댕강나무가 주류를 이룬다.   아왜나무는 흔히 방화수 조경목으로 많이 심는다. 그리고 비교적 바닷바람이나 건조지역에도  버티는 힘이 강해 방풍을 목적으로 식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고를  고려할 대 최소 6~9m까지 키를 자랑하는 이 나무가 이곳의 용도와 맞는가라고 묻는다면 의아해진다.  

실제 전망대에 들어가 전방을 조망해봤다. 제대로 성장한다면 그야말로 차폐막이 될 공산이 크다.   어떻게 저 나무가 선정이 되었을까.

남단 곡각지점을 돌아서면 만나게 되는  장면, 대마등의 변화도 눈에 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모래땅인 저곳에 키를 높이한 관목류가 저렇듯 자람은 상당한 육화를 의미한다.  현재 일반인들이 출입할 수 있는 지점은 여기까지다.  현재 공사가 벌어지고 있어 그 출입은 다소 느긋하다.

서쪽을 조망하자 명지 신도시기 가득찬다.

그리고 남단에서 약 600m 지점 두개의 물길이 갈라지는 지점 앞에 을숙도대교가 지난다. 2009년 10월 개통됐다.  개통의 효과를 얼마나 누리는지 궁금하다.  다만 부산시는 건설 당시 민간사업자와 맺은 실시협약에 의하면  완공 이후 계획통행량에  미달할 경우 따른 손실을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MRG, Minimum Revenue Guarantee)를 체결한 바 있다. 따라서 부산시는 을숙도대교 개통 1∼5년 사이 계획통행량의 80% (3만5천 대)이하가 될  경우, 6∼10년 사이는 70% 이하, 11∼15년 사이는 60% 이하의 적자손실분을 부산시가 보전해줘야 한다.  50% 이하일 경우는 운영사가 통행량 수요 예측을 부실하게 한 책임을 물어 적자부분을 부산시에서 보전해주지 않아도 된다. 이 사업은 민자와 국.시비 등 총사업비 4천200억원이 들어갔다.  이후 2010년 5월 유로화 100일 시점을 기준으로 볼 때 하루 평균 1만 4천 여대로서 계획량 대비 33%에 불과했다.  그랬던 성적이 거가대교 개통으로 이용이 늘었다고 했는데 그 이후는 현재 알 수 없다.  시민단체의 참관 아래 모니터가 필요한 시점이다.
부산시가 (주)을숙도대교와 맺은 실시협약에는 하루 평균 계획통행량을 2010년 4만 4천894대, 2011년 4만 9천125대, 2012년 5만 3천356대, 2013년 5만 7천587대, 2014년 6만 1천813대로 해마다 높여 잡았다.

인기척에 누룩뱀 한 마리  급히 수로 아래로 숨었다.  참 평화롭다.  평화는 아름다움인데 그 진실은 두고 볼 일이다. 을숙도가 아직 안정화에 들었다고는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폐기물 관리동 앞 을숙교 까지는 400m, 관리도로가 우회전 하는 너머 승학산이 새롭게 다가 선다.  

이날 을숙도 탐방은 을숙교를 넘어 아래 그림처럼 동선이 이루어졌고 오후에는 일웅도로 향했다.

그림들은 2002년을 전후하여 나왔던 조감도들이다.  죄측 조감도 상에는 야생조류치료센터가 폐기물관리동으로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는데 실제는 에코센터 서쪽에 입지했다.  부산시는 을숙도 복원 비용을 4대강 사업에 엎어 가고 있다.   그런데 복원이라함은 원래 상태로 되돌림 아니든가.  그런점에서 본다면 이 계획들이 복원의 이름을 가질 수 있는가. 오히려 정비라고 해야한다.   

2차 매립지 왼쪽 관리용 도로를 따라 들어와 서쪽 수로 안쪽으로 들어 가 보았다.

고라니들의 다니는 길이다.

그리고

을숙도 다리는 지울 수 없는 을숙도의 또 다른 상처가 되었다. 언제 아물것인가. 그나마 남단 직선 코스는 피했다고 위로하지만 글쎄다. 

수로 건너편 흰뺨 검둥오리들이 나의 등장에 목을 세워 긴장한다. 텃새로서 사람과의 접촉이 많은 새지만 야생은 저렇다.  그 하늘에 황조롱이 한 마리 떳다.

저질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수변으로 이동하여 바닥을 살펴 보았다.

어쩌다 한 두개체의 콩게류 집과 칠게의 집이 더러 보였다.  

가장 많은 것은 말똥개의 집이다.  옛날 을숙도에 들어서면 길 바닥에 바글거리던 게들이 사람의 둔탁한 발걸음이 들릴라 치면 정말 게는 감추듯 했다.  요산 김정한 샘은 단편소설 '모래톱'에서 그 장면을 정확히 묘사했다. 그 게들은 갈게라 불리던 방게와 말똥게들이었다.

마도요류가 게를 잡아 먹은 흔적이 남아 있다. 집게발은 떼내고 ... 눈에 선하다.

다시 북쪽으로 이동한다.  솔개 4마리가 맴을 돈다.

반가운 친구들이다.  이날 수로에서는 물총새와 쇠제비갈매기, 흑로를 비롯하여 댕기물떼새 등의 도요무리를 보았다.  쌍안경 조차도 준비하지 못한 걸음이었기에 동정이 어려웠다.

예컨데 물가에 쉬고 있는 저 친구들 처럼

한 세월을 30년 쯤으로 되돌린다면 이런 풍경은 어디쯤에 적용할 수 있을까. 새롭다.  을숙도  낙동강변에서 강변 늘어선 아파트단지 대신 버들과 소나무, 갈대가 주인이어야 할  이유가 이런 데 있다.

남동쪽 수로 넘어  다대포의 아미산과 롯데케슬이 보인다.

그리고 겅 건너 중리, 전등 방향에 입지한 모텔들 

방향을 바꾸어 이동하는 중에 만난 이대( Pseudosasa japonica), 80년대와 90년대 초 이곳에 오면 농가가 몇 집 있었고 이대들이 길을 따라 서식하고 있었다.  그 시절 풍경을 떠올려 현장에 맞추어 보지만 쉽지 않다. 

을숙도 북쪽 정경이다.

야생동물치료센터 앞 대문에서 녹산 봉화산 쪽 전경이다. 예전에는 이식된 나무들  대신 갈대밭이었을 것이다.

전면부는 에코센터로 나가는 길이다. 야생동물치료센터는  2008년 10월 개관했다.  에코센터가 2007년 6월 개관했으니 벌써 5년이 흘렀다. 철새공원은 2005년12월 쯤 개장했든가. 암무튼 개관 후 지난해 11월까지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조류 및 포유류 1707개체를 치료한 후 야생에 돌려 보냈다고 한다.

에코센터에 들려 이용주 센터장을 만났다.  센터장이 삼락동장하던  시절부터 알게 되었으니 꽤나 오래됐다.  그의 방에 붙어 있는 도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의 말로는 을숙도의 경우  폰드(작은 호수)가 많아지면 도래하는 조류의 서식환경도 좋아지지 않겠냐고 했다. 그림대로라면 걸었던 길의 상당수 면적이 물로 바뀐다는 것이다.   

에코센터를 나와 일웅도로 향한다.

이동파출소 옆 컨테이너 박스가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생태해설사들이 탐방객들과 만나 현장가이드 하는 안내소다. 이곳외 일웅도 쪽에 을숙도 자연학교 '갈대둥지'가 있다. 그동안 해마다 5월이면 인근 준설토 적치장에서 물떼새와 쇠제비갈매기들의 알을 구해와 인공부화를시킨 다음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해 왔다.  

수자원 공사를 지나 일웅도 둘레길에 들어서니 너무도 바뀐 환경에 할 말을 잊는다. 부산시는 2010년 여름 147억원을 투입하여 3만9855평에 이르는 일웅도를 모두 세 구역을 나누어 정비할 것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작년 봄 낙동강살리기시민운동본부가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부산시의 조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 골자는  국비 653억원을 들여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생태공원의 부당성을 성토한 내용이었다. 기존의 버들군락과 초지를 제거하고 역부러 2만 여 그루의 나무와 식물류 170만 포기를 식재하는  한편습지와 호수 산책로를 조상함이 부당하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국토해양부와 부산시 모두가 일웅도의 생태적 가치를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공사를 하기전 일웅도 둘레길 들머리 풍경이다. 2009년 가을과 2008년 늦여름과 확연히 비교된다.   

여기서도 MB식 물길을 냈다.

파낸 물길이 있던 곳의 예전 풍경은 이랬다.  일부 부지가 준설토 적치장으로 이용되기도 하였으나,  수달과 삵,  맹꽁이가 서식하는 생태보존 1급지였다. 경관 또한 부산에서는 만나기 힘들 정도로 빼어난 곳이었다. 그래서 아주 특별한 손님에 한해서만 이곳을 소개시켜 주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이곳을 울진 소광리 처럼 하루 출입 인원에 제한을 두고 예약방문제로 명소화 시켜 보고자 했다.  하지만 그런 구상은 지난해 봄 날아가버렸다.  이후 변해가는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몇 번을 방문했으나 굳게 닫힌 출입문으로 인해 뒤돌아 서야 했다.

1년 남짓한 시간 일웅도는 철저히 짓밟히면서 형체조차 바뀌어 버렸다. 아, 어쩌자는 것일까.  에코센터장이 공사중이니 가지말라고 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주변을 둘러보며 변해버린 일대의 풍광에 어처구니 없어 할 때, 차량 한대가 먼지를 일으키며 차를 몰고 왔다.  그리곤 소속과 방문목적을 물으며 되돌아 나갈 것을 요구했다.  달리 더 볼일도 없어 수긍하고 나서는 길. 한마다로 일웅도는 사라졌다.   

계획에 의하면 철새 휴식지인 생태호수가 들어서는 것을 비롯, ▲전망·탐방데크 ▲산책로 ▲해수·담수 습지 ▲뱃길 생태 탐방로 ▲생태숲 ▲생태통로 ▲메모리얼 파크(시민광장) 등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향후 청소년생태수련원 건립도 계획돼 있다고 한다. 어처구니 없다. 어떤 바보같은 새가 간도 크게 북적이는 사람 사이에서 자유로운 휴식과 나래를 펼칠 것인가.   생태호수란 말도 여전한 기만이다.

한때 국시비 180억원을 들여 일웅도에 전세계 오리기러기류를 볼 수 있는 '오대양육대주 오리생태공원'을 조성한다고 법석을 떨더니 결국에는 이따위로 만들어 버렸다. 어쩌면 그때 박살난 허망한 계획을 작금의 4대강 공사에 편성하여 약간의 내용을 바꾸어 재시도 한 것인지도 모른다.  

 

 

 

Poetry In Motion - Johnny Tillotson 올드 팝 매니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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