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피는 꽃은 같지만,
꽃을 바라보는 사람은 다르구나.’
이 구절에서
‘사람은 다르구나’가 의미가 깊다.
우선 사람이 늙어 간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몸의 컨디션이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때
인간은 서글퍼진다.
그 서글픈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꽃은 왜 작년이나 올해나
그 빛깔과 이파리가 똑같다는 말인가’
하는 탄식이 나오게 되어 있다.
꽃의 아름다움과 육신의 늙어감이 대비된다.
이 대비에서 인간은 종교적 순응의
마음을 터득하는 것 같다.
순응해야지 어쩌겠는가.
춘하추동의 순환과 생로병사의 변화를 어떻게 거역한단 말인가.
운명에 거역하면 질질 끌려가지만
순응하면 업혀간다는 말도 있다.
기왕 갈 바에는 질질 끌려가는
것보다는 업혀서 가는 게 좋다.
순응과 받아들임.
이것이 나이 들어 가는 미덕이고
사람이 익어간다는 징표라고 생각된다.
나는 주름살이 늘어 가는데
꽃 너는 왜 그렇게 해마다 싱싱한 것이냐
하는 물음도 결국 인간의 욕심이다.
대자연의 섭리가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을 가지고
인간의 주관적 관점으로
철리(哲理)를 비틀어 보는 셈이다.
도법자연(道法自然)이다.”
-조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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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자연道法自然 / 조용헌
상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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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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