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만들어진 영화 딥 임팩트를 다시 보았습니다. 한국이 지금 처한 상황과 너무도 닯아 있습니다. 영화 딥 임팩트는 우주에서 거대한 혜성이 지구로 돌진해 오면서 시작됩니다. 최초 발견자와 그 주변인들의 움직임 그리고 해당국가의 대응책 그리고 그속에서 벌어지는 국민들의 행동들을 현실감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다시 찾아본 것은 지금 한국이 처한 현실과 영화속 내용이 너무도 비슷하다는 것 때문입니다. 예전 핼리 혜성 소동이라는 것이 존재했습니다. 1910년 76년만에 찾아온 핼리혜성으로 인해 지구인들은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면서 난리법석을 떨었습니다. 사실 그때의 과학적 판단으로는 핼리혜성이 지구를 강타하면 그야말로 지구는 멸망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지구종말을 앞두고 각국의 상황은 그야말로 세기말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지구촌에 공포심이 가득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속출했고 재산을 흥청망청 낭비하는 층도 많았습니다. 언론도 가세해서 지구촌 사람들에게 인류 마지막 모습을 연출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핼리혜성은 지구를 비켜갔고 그 이후 76년만인 1986년에는 그다지 혼란스럽지 않게 핼리 혜성은 지나갔습니다. 지구를 위협하는 혜성가운데 최고로 피곤함을 준 것이 바로 핼리혜성입니다.
지금 지구를 위협하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 멸망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이 비교적 길게 잡혀 있어 인류는 그다지 공포스럽지 않습니다. 마치 냄비속의 개구리 같은 것이죠. 따뜻한 물속에 있는 개구리는 그다지 초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생명을 잃게 됩니다. 갑자기 냄비가 끓으면 난리법석을 치겠지만 서서히 올라가는 온도에는 적응력이 생겨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이지요. 그 다음은 핵무기가 사용되는 그야말로 세계 열전입니다. 핵무기는 1945년에 만들어져 당시 일본에서 성능을 테스트한 이후로 사용된 적이 없습니다. 거의 80년동안 창고속에 들어박혀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핵무기의 사용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한번 터져서 30만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정도가 아닌 소형 핵무기의 개발입니다. 한방에 10만정도 없애는 그런 소형 핵무기가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지금 사용되는 재래식 미사일이 한방에 수천명 희생이 가능하다고 보면 10만정도의 소형 핵무기 사용이 조만간 등장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소형 핵무기는 대형핵무기를 부르게 마련입니다. 소형 핵무기가 등장하면 대형 핵무기는 자동적으로 동원될 것입니다. 그러면 지구는 파괴되고 인류는 멸망하게 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입니다. 인간이 자신들이 개발한 무기를 그냥 창고에 넣어둘 존재가 아니지 않습니까. 얻어터지면서 죽어가는데 무슨 인류애가 작용하겠습니까 지구 멸망이 생각나겠습니까. 그냥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식이지요. 여기에 지진과 쓰나미의 공포도 빠질 수가 없습니다. 핵무기 사용은 인간이 조절이나 가능하지 지진과 쓰나미는 예고도 없습니다. 그냥 당하는 것입니다. 지구는 정말 어떤 방법일지 모르지만 지구를 파괴하는 인간들에게 보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때 지구 종말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발생한 미국 대선 결과는 각국이 비상사태속에 들어가기에 충분한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혜성같은 존재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다시 돌아온 것입니다.바로 트럼프 당선자입니다. 인간 트럼프도 조금만 들여다보면 나름 인간애가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예쁜 것도 좋아하고 분위기도 즐기는 그런 사람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의 특징은 그 모든 것을 다 포기해도 미국의 백인들의 우수성을 높이고 세계 최고의 세력으로 만들겠다는데는 양보가 없다는 생각으로 가득찬 사람입니다. 그래서 미국 백인들은 몰표를 던졌습니다. 미국의 백인이 67%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상당수가 트럼프후보에게 표를 던졌으니 사실상 이번 미국 대선은 하나 마나한 선거였습니다. 그런 상황을 모르고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사로잡힌 언론 다시말해 폭스 뉴스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미국 주류 언론은 트럼프의 패배를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들의 기대감속에 담긴 의미를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실상을 도외시하고 미국 민주당에서 오판을 하게 만든 것은 언론으로서 해서는 안될 짓을 한 것으로 저는 판단합니다.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미국인들에게는 트럼프는 새로운 기회이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지지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백인들의 권익과 일자리를 다시 찾아주는 그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 지금 미국 백인을 포함한 트럼프 지지자들입니다. 마약과 동성애 그리고 무작정 난민들이 밀려들어와 대도시 주변을 어지럽게 해도 그것이 미국이 감내해야 할 어느정도 의무라고 판단하는 미국 민주당에게 등을 돌리는 행위는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으로서도 충분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요. 한국은 지금 트럼프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결정되고 나서 이렇게 분위기 뒤숭숭한 것은 제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현상입니다. 그냥 국제 외교적으로 당연히 영향은 있을 것이고 경제적으로도 어느정도 파고는 있겠지만 그래도 미국 대통령으로 인해 한국에는 엄청난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본 것이 지금까지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외교적 경제적 면에서 난리가 난 것처럼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마치 거대한 혜성이 한국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상황처럼 판단하고 있는 듯 합니다. 경제측면에서는 이제 정말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이고 외교적으로도 럭비공같은 트럼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짜기에 정신이 없는 양상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는 결코 럭비공이 아닙니다. 그는 그가 밝힌 대로 행동할 뿐입니다.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나라의 언론들이 만든 용어일 뿐입니다.
한국은 1960~70년대 박정희 독재정권만 벗어나면 봄이 찾아오고 멋진 미래가 제공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발생한 전두환 일당의 쿠데타로 10년이상 독재경험을 했습니다. 6.10항쟁으로 민주화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도 이제는 정말 정치적 봄이 오는구나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어지러운 정치현상은 한국 곳곳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고 결국 촛불혁명이란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런 힘을 바탕으로 한 정권도 검찰개혁과 부동산개혁 등 설익은 개혁으로 다시 한 번 이 나라 이 사회에 먹구름이 아닌 폭풍우를 가져 오고 말았습니다. 한국에 이런 저런 혜성이 날아 들어왔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지금 이 나라는 이래저래 비웃음과 자조감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 그런 분위기속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부정적 늪속에 깊이 함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 지 그 누구도 해법을 제시하고 못한 채 그냥 세월을 소진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원로라는 층도 해법은 커녕 갈등을 더욱 키우는 데 역량을 발휘하는 양상입니다. 여도 야도 무능하기 마찬가지고 지금 국민이 처한 이 혜성에 대한 타격을 치유할 근본책도 제시못하고 있습니다. 여당이 못하면 야당이라도 해결해야 하지만 야당도 했던 소리만 되풀이 하는 축음기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조그만 혜성을 맞고 휘청거리는 한국에 이번에 정말 거대한 혜성이 날아오고 있습니다. 미국발 트럼프 혜성입니다. 파고 100미터이상의 사상최대의 쓰나미가 점점 한국을 향해 접근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상당했지만 한국 언론들은 애써 그런 소식에 눈을 감았습니다. 영화 <돈룩업>처럼 현실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이지요. 미국 민주당에게 현혹당한 그런 상황속에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데로 미국사회는 지금 새로운 방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냥 대충 좋은게 좋은 것이지라는 평범한 태도에 질린 것입니다.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뭔가 시원하게 해결해줄 인물을 바라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한미일 동맹국의 포장에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움직임에는 큰 형 미국이 다 해결해 줄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기대감에 심취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거대한 혜성은 살아서 지금 지구를 강타할 직전에 와 있고 그런 와중에 가장 취약한 경제와 정치 외교에 침잠해 있었던 동방의 고요한 나라 한국은 호떡집 불난듯이 지금에야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미 자신이 패배한 2020년부터 2024년 대선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집요한 성격과 지기싫어하는 성향이 만들어낸 전략입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반대파 민주당의 바이든 대통령의 패착을 메모하고 그와 만나는 세계 각국 정상들의 태도와 성향을 기록했습니다. 그의 방 책상위에는 각국 정상들의 행적과 성격 그리고 그나라에서의 국민들 평가가 자세히 기록된 메모가 즐비할 것입니다. 이미 4년동안 미국을 통치한 경험이 있는 트럼프후보이기에 그 모든 것이 쪽집게처럼 마음과 뇌리에 파고 들었을 것입니다. 평소 술도 마시지 않고 맨정신으로 무장된 트럼프후보는 이미 세계를 요리할 레시피가 완비되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 후보에게 고령리스크 바이든에서 갑자기 해리스로 바뀌는 그런 상황으로 어떻게 트럼프를 이길 수 있었겠습니까.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갑자기 러우전쟁의 핵심 국가로 참여하는 그런 이해하기 힘든 판단입니다. 트럼프 후보의 정책을 조금이라도 파악했다면 나오기 어려운 판단 아니겠습니까. 트럼프 당선자는 이제 발을 빼려는데 갑자기 달려들어 우크라의 핵심적 방어역할을 하겠다는 정책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한국은 그동안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딥 임팩트 영화에서 보듯 거대한 혜성이 날아오면 특공팀이 구성돼 혜성을 핵파괴한다는 정도로 준비 아닌 생각도 못했을 것입니다. 거대한 혜성에 대비해 100만명을 수용할 지하 벙크를 만들 계획을 생각조차 했겠습니까. 거기에 몸을 희생하면서 핵무장된 기구를 이용해 혜성으로 돌진해 자신들의 조국을 살리겠다는 각오로 충만한 특수요원들도 한국은 준비하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비록 영화 딥 임팩트를 보고 글을 작성하지만 한국이 지금 처한 현실은 영화 딥 임팩트에 못지 않은 상황입니다. 거대한 혜성이라 해도 존재를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면 충격을 최소화하고 희생을 최대한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대 혜성의 접근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내부 싸움에 몰입한다면 영화 딥임팩트가 아닌 1592년 임진왜란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영화 딥 임팩트는 거대 혜성의 충돌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미래를 향한 인간들의 노력을 다루고 있습니다. 비록 혜성이라는 인간의 힘으로 감내하지 못할 고난이 닥치더라도 내부적으로 단합해 인류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그런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지만 견디고 이겨내 새로운 시작을 알리게 됩니다.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발표합니다. "국민여러분. 이제 다시 시작합시다." 이 짧은 말속에 얼마나 큰 희망과 생존에 대한 기대감이 담겨 있습니까. 한국에서 과연 누가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준비하고 대비하지 않는 시스템속에서는 나오기 거의 불가능한 말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트럼프라는 혜성의 돌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까요. 요즘 일부 언론에서 해법으로 내놓는 일본 아베처럼 트럼프에게 예쁜 노릇을 많이 하라던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속성 골프를 배워 골프광인 트럼프의 골프 상대가 되라는 방법은 정말 나라와 국민을 위해 너무도 가소로운 생각입니다. 미국 트럼프당선자가 어린아이입니까 바보입니까 세상물정 모르는 기자같은 정신상태일까요. 정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표현을 한 기자는 영화 딥 임팩트를 꼭 한 번 볼 것을 제안합니다. 각설하고 지금 한국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트럼프 혜성이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한국내에서 벌어지는 한국 건국이래 가장 혼잡스럽고 어지러운 정국이 더 큰 혜성이고 쓰나미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됩니다. 트럼프 혜성은 4년이 지나면 지나가지만 지금 한국을 뒤덮고 있는 갈등과 자기고집 그리고 자기 역할과 비전을 잊은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한국을 파괴시킬 그야말로 거대 혜성이자 지진 그리고 쓰나미라는 사실을 결코 잊으면 안될 것입니다.
2024년 11월 10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