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아이따 사람들의 집과 주방의 모습
아마 지구상에서 독일 사람들의 집이나 주방시설보다 더 잘 되어 있는 곳은 없을 듯합니다. 집도 잘 지어졌지만 특히 주방의 여러 설비는 대단히 편리하고 또 훌륭한 자재들로 지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독일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 들어가 볼 때마다, 그리고 그들의 주방을 볼 때마다 이보다 더 훌륭하게 잘 지어진 집과 주방은 더 없겠다 싶은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물론 독일 사람들뿐만 아니라 북유럽의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그리고 덴마크와 특히 핀란드의 집과 주방도 무척이나 훌륭하고 벨기에와 스위스, 오스트리아 사람들도 독일인들과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곳에서 지내다가 필리핀 민도로섬의 저희 사역지에 가서 그곳의 원시 부족인 아이따나 망얀 부족들을 찾아가 보면 독일 사람들의 삶과 비교해보면 하늘과 땅의 차이보다도 더 많이, 엄청나게 차이 나는 삶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얼기설기 얽힌 대나무 몇 개로 바람을 막은, 시커먼 연기에 그을린 움막 같은 곳에 돌맹이 서너 개 위에 다 타버려 금방이라도 바닥에 구멍이 날듯한 까만 냄비 하나 달랑 얹어둔 것이 그들의 주방의 전부입니다. 정말 우리가 말하듯이 하늘땅만큼의 차이가, 아니 그보다 더 말로 할 수 없으리만치 차이가 나는 삶입니다.
독일의 멋진 집에다, 한국의 깨끗한 아파트에다 어떻게 대나무를 엮어 그 위에다 지푸라기 같은 바나나 잎사귀를 얹은 집을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독일의 깔끔하고 빛나는 스테인레스 최고급 냄비에다 저들의 찌그러지고 시커멓게 그을은 냄비를 비교하겠습니까. 겨우 플라스틱 그릇과 휘어진 숫가락 몇 개가 전부인 그들의 주방을 독일의 멋진 주방에다 견주겠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잘 살게 보이는 독일인들보다도 민도로섬의 산기슭에 움막을 치고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그들이 더 따뜻하고 행복해 보이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