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의 지형도는 한양대 선후배 투수들의 어깨에 달렸다.’
한양대 4년 터울의 선후배 사이인 구대성(36ㆍ뉴욕 메츠)과 박찬호(32ㆍ텍사스)가 올시즌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들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웹사이트 ESPN은 제이슨 스타크의 칼럼을 통해 “올시즌 뉴욕 메츠의 성공 여부는 불펜 투수진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성공한 뉴욕 메츠가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중간 투수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
칼럼니스트 제이슨 스타크는 “카를로스 벨트란과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과연 메츠를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으로 이끌 수 있겠느냐”고 질문한 뒤 “해답은 중간투수진에 있다”고 언급했다. 올시즌 메츠는 마르티네스-톰 글래빈-크리스 벤슨-빅터 잠브라노-스티븐 트랙슬 등 탄탄한 선발진을 갖췄지만 스타크는 이들 모두를 ‘6이닝 투수’라고 평가했다.
마르티네스는 최근 2년간 체력이 떨어져 투구수 100개를 넘으면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지는 점을 우려했다. 벤슨과 잠브라노는 부상 경력이 있어 걱정스럽고, 노장 톰 글래빈도 나이를 고려할 때 완투형과는 거리가 멀다. 결국 “6회까지는 최고의 선발투수들이 막아주겠지만 7, 8회를 책임질 셋업맨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
메츠의 불펜진엔 양키스에서 데려온 왼손투수 펠릭스 에레디아가 있지만 지난해 활약했던 마이크 스탠튼에 비하면 중량감이 떨어진다. 때문에 이 공백을 메워야 할 선수로 구대성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왼손투수로 각광받은 구대성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팀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짊어지고 나가야 할 상황이다. 구대성에겐 다소 부담스러운 역할이지만 동시에 ‘7회의 사나이’로 자신의 가치를 한껏 높일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
박찬호는 ‘몸값 만큼의 활약여부’가 텍사스의 미래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박찬호는 올시즌 메이저리그의 투수 가운데 6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로 나타났다.
텍사스의 지역신문인 ‘스타 텔레그램’은 23일(한국시각) 올시즌 ‘8명의 고액연봉 투수’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1위는 휴스턴과 1,800만달러에 재계약한 로저 클레멘스. 올해 1,400만달러를 받게 되는 박찬호는 뉴욕 양키스의 선발 3인방 랜디 존슨, 마이크 무시나(이상 1,600만달러), 케빈 브라운(1,570만달러)과 애틀랜타의 마이크 햄튼(1,460만달러)에 이어 6위에 랭크됐다.
박찬호는 지난해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인 커트 실링(1,200만달러ㆍ보스턴), 페드로 마르티네스(1,325만달러ㆍ뉴욕 메츠)보다도 많은 연봉을 받는 셈이다. 언론이 박찬호의 높은 연봉을 새삼 거론한 것은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해주길 기대하기 때문. 지난 시즌 중반까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렸던 텍사스는 막판 뒷심부족으로 포스트시즌 티켓을 놓친 바 있다.
부상 등으로 4승밖에 거두지 못한 박찬호가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줬다면 충분히 ‘가을잔치’에 참가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2009년까지 계약이 연장된 텍사스의 벅 쇼월터 감독은 “올시즌 박찬호를 3선발로 활용할 것”이라며 신뢰를 보이고 있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6대 황금팔’ 다운 활약을 보여줘야 텍사스의 올시즌 전망이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