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2월27일(월)■
(누가복음 23장)
26 그들이 예수를 끌고 갈 때에 시몬이라는 구레네 사람이 시골에서 오는 것을 붙들어 그에게 십자가를 지워 예수를 따르게 하더라
27 또 백성과 및 그를 위하여 가슴을 치며 슬피 우는 여자의 큰 무리가 따라오는지라
28 예수께서 돌이켜 그들을 향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
29 보라 날이 이르면 사람이 말하기를 잉태하지 못하는 이와 해산하지 못한 배와 먹이지 못한 젖이 복이 있다 하리라
30 그 때에 사람이 산들을 대하여 우리 위에 무너지라 하며 작은 산들을 대하여 우리를 덮으라 하리라
31 푸른 나무에도 이같이 하거든 마른 나무에는 어떻게 되리요 하시니라
32 또 다른 두 행악자도 사형을 받게 되어 예수와 함께 끌려 가니라
33 해골이라 하는 곳에 이르러 거기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두 행악자도 그렇게 하니 하나는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있더라
34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그들이 그의 옷을 나눠 제비 뽑을새
35 백성은 서서 구경하는데 관리들은 비웃어 이르되 저가 남을 구원하였으니 만일 하나님이 택하신 자 그리스도이면 자신도 구원할지어다 하고
36 군인들도 희롱하면서 나아와 신 포도주를 주며
37 이르되 네가 만일 유대인의 왕이면 네가 너를 구원하라 하더라
38 그의 위에 이는 유대인의 왕이라 쓴 패가 있더라
(묵상/눅 23:26-38)
◆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
(28) 예수께서 돌이켜 그들을 향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
예수님께서 골고다를 걸어가신 시각은 오전 8시와 9시 사이일 것이다. 비교적 이른 시간임에도 이미 많은 무리가 나타났다는 것은 밤사이에 그만큼 급박하게 소문이 퍼진 것이 분명하다. 남자들은 자신도 연루된 자로 간주되어 잡히게 될까 숨죽이고 있었고, 여자들만 드러내놓고 슬피 울었던 듯하다. 종종 어떤 상황에서는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더 용감하고, 더 당당하다.
예수님은 이들에게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해 울라고 하셨다. 이들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아셨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사건 이후 37년이 지나서 이스라엘은 로마에 의해서 멸망했다(AD 70). 이들 자신과 자녀와 손주가 그 멸망 속에 처했다. 멸망할 때의 그 비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어야 할 정도의 굶주림과 무수한 학살이 벌어졌고, 나라가 없어졌으며, 그나마 살아남은 자들은 전 세계에 흩어졌다. 그 이후의 유대인의 역사는 비극의 역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산들을 대하여 우리 위에 무너지라 하며 작은 산들을 대하여 우리를 덮으라.''(30)는 부르짖음은 너무나 무섭고 비극적인 상황에서 차라리 죽기를 바라는 자들의 한탄이다. 이 말씀은 AD 70년, 로마의 침공으로 이스라엘이 멸망할 때 이루어졌지만, 요한계시록에서 다시 예언된다.
마지막 때가 되면, 화산 폭발과 큰 지진으로 산과 섬이 제 자리에서 옮겨지고, 재난 때문에 일어난 매연과 먼지로 하늘이 어두워져서 해가 검게 보이고, 달이 핏빛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하늘의 별들이 떨어지며, 바다와 파도가 엄청난 기세로 몰아닥칠 때(눅 21:25), 사람들은 너무나 무서운 나머지 기절하거나(눅 21:26), 두려워 떨면서 산과 바위틈에 숨어서 차라리 자기들에게 무너져 죽게 해달라고 빌 게 될 것이다(계 6:12-17).
지금은 인간들이 하나님을 함부로 대적하면서, 불의를 두고 보시는 하나님이시니 정의롭지 못하시다느니, 인생의 고난을 돌아보지 않으시니 자비하지 않다느니, 세상의 여러 악을 척결 못 하시니 무능하다느니 트집 잡고 있지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바로 세우시는 그날이 되면, 엄청난 권능과 압도하는 힘 앞에서 할 말을 잃을 것이다. 그리고 트집 잡던 자신도 정리 대상에서 예외가 아님을 알고 깜짝 놀랄 것이다. 그날은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이 끝나는 날이다.
푸른 나무에도 이같이 하거든 마른 나무에는 어떻게 되리요라고 하셨는데, 푸른 나무는 예수님을 위해서 우는 사람들이다. 마른 나무는 예수님을 대적했던 사람들이다. 푸른 나무도 재난을 피하지 못할 수 있음을 암시하신다.
이 말씀은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이스라엘이 멸망할 때, 선인과 악인을 가리지 않고 굶주림과 학살이 이루어졌으며, 수많은 죄 없는 어린애들이 죽었다. 비록 재난을 유발한 것은 악인이지만, 그 결과는 모든 사람이 당한다.
주님께서 재림하시기 직전에 일어나는 세상의 각종 재난에서도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서 수많은 성도가 죽었음을 잘 알고 있다. 지진이나 쓰나미에서도 많은 성도가 죽는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처럼 어떤 재난은 하나님으로부터 오지만, 모든 재난이 다 하나님에게서 왔다는 식의 해석은 동의할 수 없다. 예수님께서 배에서 주무실 때, 광풍이 불어서 배가 깨지게 되었을 때, 제자들이 깨우자 예수님은 일어나서 그 파도와 광풍을 꾸짖으셨다(마 8:26). 하나님께서 바람과 파도를 일으키셨다면 꾸짖으실 리가 있겠는가?
이 세상은 인간의 죄 때문에 저주받았다(창 3:17).
그래서 성도들조차 단지 죄악된 세상에서 산다는 사실 때문에 재난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의인 아벨이 악인 가인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 인류 역사의 시초다. 그렇게 왜곡된 세상이다. 그러나 성도들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므로 죽음을 하나님께 버림 받았다거나, 불행이라고 해석하면 안 된다.
주님께서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는 말씀은 미래에 닥칠 재난때문에 슬퍼하라는 말씀으로만 해석하면 안된다. 오히려 지금 준비해야 함을 경고하신 것이다.
지금 죄 때문에 애통하며 회개하는 자는 어떤 식으로도 위로를 받겠지만, 막상 재난이 닥쳐서 울부짖는 자는 진정으로 불행한 자가 될 것이다.
◆ 십자가에 못 박히시다.
(33) 해골이라 하는 곳에 이르러 거기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두 행악자도 그렇게 하니 하나는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있더라
'해골'은 히브리어로 '굴고렛' 또는 아람어 '굴구타'로서 우리 성경에는 골고다로 발음했다. 라틴어로는 '갈보리'라고 한다. 당시 멀리서 이 언덕을 보면 해골모양으로 생겨서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빌라도 법정에서 골고다 언덕까지 걸어가는 길의 거리가 대략 1.5km 정도 된다고 한다. 나무 십자가의 무게는 상당했을 것이다. 웬만큼 건장한 사람도 그것을 끌고 가기란 어렵다. 그런데 예수님은 무수히 채찍에 맞으셔서 이미 기력이 다 빠진 상태였으니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도저히 어려울 것 같자, 로마 군병들은 구레네 시몬에게 대신 지웠다.
구레네는 아프리카 애굽 서쪽에 위치한 곳이지만, 시몬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으로 보아 이 사람은 이방에서 살았던 유대인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졸지에 로마군병에 의해서 십자가를 지게된 자의 이름이 '시몬'이라고 알려진 것을 보면, 당시에 이미 그리스도인이었거나 후에 그리스도인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바람과 파도를 잔잔케 하시고, 군대 귀신을 쩔쩔매게 하신 그 강력한 분은 어디로 가고 이제 십자가 질 힘마저 없어서 자꾸 쓰러지는 초라한 분만 남았는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는 그의 옷까지 벗겨졌다.
그토록 자기를 존경하는 사람들 앞에서 벗겨져서 온몸에 채찍 자국이 있는 너덜너덜한 피부를 내보이며 높이 달렸다. 어떤 화가도 그 수치를 차마 그대로 그릴 수가 없어서 모두 옷을 입혀서 그렸다.
예수님의 인생을 겉으로만 보면, 불우하고 비참한 인생이다. 태어날 곳이 없어서 마구간에서 태어났고, 헤롯에게 쫓겨 애굽에서 지내다가 나사렛이란 시골 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살았고, 가난한 가정에 살면서 아버지를 일찍 여의어서 가족을 위해 일해야 했고, 서른이 넘어서는 세상에 착한 일 좀 해보려다가 3년도 안 되어서 반대 세력에 잡혀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십자가에 못 박혔다. 육체의 아픔보다 더 상처가 되는 것은 원수들의 조롱이다.
참으로 불행한 인생이다. 세상 사람들은 종종 이런 사람들은 박복하다, 또는 지지리도 복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누가 알았을까?
그분의 희생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모두 비참한 인생이 될 뻔했다는 사실을. 그분만이 나의 깊은 상처를 치료하시고, 나의 부끄러움을 씻으실 수 있는 분이심을.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사 53:4,5)
주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주님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