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수필>
- 마음 나눌 수 있는 사람 -
권다품(영철)
나는 사람들이 하는 말과 행동에 대해서 내 느낌을 글로 써보는 편이다.
대화를 나누다가 생각이 멋진 사람의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서 내 느낀 점을 글로도 쓰보는 편이다.
그러면, 내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되고, 내 잘못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많지는 않지만, 말이나 행동에서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기는 있다.
이것도 나이라고 젊었을 때와는 달리 나한테 직접 대놓고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이 아니면, 옳다 그르다 말은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편이다.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나는 저 사람처럼은 살지 말아야지'하며 나를 돌아보기도 하고.....
"타산지석"이라는 말이겠다.
나는 그 쓴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기도 한다.
'이런 사람도 있습디다. 우리도 한 번쯤은 자신을 돌아봅시다'라는 뜻도 담겼겠다.
혹시 모르겠다.
그 글을 읽고 '지도 잘못하면서 말이야 번듯하게 한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지는 모르겠다.
또, '과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돌아서 돌아서라도 내게 그런 말이 들려도, 나한테 직접 말을 하지 않으면, 그냥 '그런 사람인가 보다' 생각하고 만다.
자신의 수준만큼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겠다.
그런 사람이라면, 아무리 좋은 글을 보내주고, 또, 아무리 좋은 말을 듣는다고 해도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사람도 아닐 것 같다.
또, 어떤 사람 중에는, '나는 이미 읽어서 다 알고 있는데 나를 지 수준으로 판단하다니.... ' 또는 '어디 건방지게 감히 나한테....'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면, 나는 그 사람에게는 아무리 좋은 글귀가 있어도 같이 나누지 않는다.
나는 내 행동이 과시할 만한 수준도 아니고, 또, 내 글도 자랑할 만한 수준이 아니란 것을 너무 잘 안다.
내가 생각해서 글을 잘 쓴다 싶고, 글에 대한 과시욕이 있었다면, 벌써 시집도 내고 수필집을 냈을 지도 모른다.
그냥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정도다.
"사람은 자신의 수준만큼만 생각한다."고 한다.
사람 중에는 다른 사람의 글에다 대고 자기가 마치 어떤 평론가인 것처럼 어설픈 평론을 하는 사람도 있다.
혹시, '당신들은 나처럼 이런 생각을 못하지? 나는 이런 생각까지 할 수 있어' 라는 자신의 예리함을 과시하고픈 사람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나는 별로다.
요즘은 책읽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나도 사실은 책을 읽기가 싫다.
그래도 억지로라도 읽으려 노력은 해 본다.
이 책 저 책 읽다보면,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글들도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글을 읽으면서 '그럼 나는 어떤가'라고 생각할 수 있어서, 일부러 억지로라도 글을 읽는다.
느낌이 오면 글로도 쓰면서 나를 반성도 해보고....
아무 생각없이 그냥 사는 것보다는 생각이라도 해보고, 본받을 것이 있다면 본받고, 반성할 것이 있으면 반성도 해 보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다.
그 느낌이나 반성들을 쓴 글이 내 "손바닥 수필"이다.
'손바닥에다 쓸 수 있을 정도로 짧은 수필'이란 말이다.
산행을 갈 때도 책 한 권쯤은 넣어간다.
잊어버리고 책을 못 챙길 때도 있다.
그러면, 귀찮지만 다시 집으로 되돌아 가서, 벗고 신기 불편한 등산화를 다시 벗고 들어가서 책을 두어권 챙겨나오기도 한다.
책을 가지고 간다고 해도, 어떨 때는 못 읽을 때도 있다.
그래도 등산용 가방에다가 책을 한두 권씩은 넣어가야 마음이 편하다.
산에서 나무 그늘 아래다 자리를 깔고, 타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다가 한숨 자다가 오기도 하고, 책에서 느낌이 오는 구절이 있으면 휴대폰으로 글을 쓰기도 하고 ....
친구중에는 '어이, 니 그 친구 만나서 한 번 풀어라'라며 친구 사이를 풀어보려는 고마운 친구도 있겠다.
그런데, 나는 그냥 실수라는 걸 알면 마음에 담지도 않고, 그냥 웃고 마는 편이다.
그런데, 자세히도 모르면서 '걔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지'라거나, 또, "나도 걔에 대해서 말은 좀 들었는데.... " 하면서, 말을 부풀리거나 꾸며서 하는 인간이라면, 말을 섞을 필요가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애써 이해시키려는 것이 구차한 인간이겠다.
이해시킨다고 변할 수 있는 인간도 아닐 것 같다.
또, 나와 나눈 말을 다른 사람에게 가서 '그 새끼 그런 말 하더라' 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이라면, 뭐하러 내 기력을 낭비한단 말인가?
그냥 무시가 답이겠다.
그런 인간 때문에 꼭 참석해야 할 자리에 참석 안하는 것도 그렇겠다.
또, 오다가다 부딪히는 거야 우짜겠노 그자?
문제는 그런 인간을 대하는 내 마음이겠다.
어이, 나는 인자 마 편하게 살라꼬.
2024년 9월 29일 오후 2시 42분